█ 행정부 바뀌어도 ‘재미한인이산가족상봉법’ 계속 유지
█ 미국 북한 어떠한 대화에서도 이산가족상봉을 의제로
█ 대면상봉·화상상봉 대비 ‘국가등록명부(Registry)’비치
█ 국내외 이산가족상봉 기다림에 지처 사망자만 10만명
2025년 크리스마스를 1주여 앞 둔 12월 18일 미의회 상하원은 역사적인 ‘재미한인이산가족 상봉 법안을 통과시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법안에 서명해 즉각 발효되어 70여년간 소외 됐던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에 한가닥 희망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1차례나 실시됐지만, 미주의 한인 이산가족들은 철저히 소외되어, 재미이산 가족들이 미국 정부에 호소하여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운동을 벌여 지난 바이든 정부 때 법제화에 이르렀으나,이어 회기말로 폐기되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시 연방하원에서 한인 영 김 의원(공화)과 민주당의 수하스 수브라만냠 의원의 공동발의, 연방상원에서 민주당의 팀 케인과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등 상원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초당파적인 결속으로 70여년의 ‘한’을 풀어주는 쾌거를 이룩했다. 문제는 북한과의 교섭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 연방의회가 2025년 12월 18일,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북미 대화 시 재미한인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의무화하는 ‘재미한인이산가족등록 법안’을 국방수권법 (NDAA)에 포함해 최종 통과시켰다. 이는 70여년간 소외됐던 미주 한인들의 숙원을 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DFUSA)를 포함, 풀뿌리 시민운동의 힘으로 정책에 반영시킨 역사적 쾌거로 평가 받는다. 지난 12월 18일, 미 상·하원은 본회의를 열고 ‘재미한인이산가족 등록법안(H.R. 1273/ S. 555 Korean American Divided Families National Registry Act)’이 포함된 2025년 국방수권법(NDAA)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번 법안 통과는 단순히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미 국무부가 한국계 이산가족의 명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북한과의 대화 테이블에 이 문제를 반드시 올리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법안이 본회의 상하원 문턱을 넘기까지의 과정은 한인 사회의 집요한 노력이 만든 드라마였다. 해당 법안은 지난 118대 의회에서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올해 119회기가 시작되자 마자 수하스 수브라만냠 의원이 주발의자로, 한인 영 김 의원이 공동 리드 발의자로 나서며 동력을 되살렸다. 연방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팀 케인과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등 상원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초당적으로 손을 잡은 것도 결정적이었다.
그동안 남북한 간에는 총 21차례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지만, 미국 시민권자인 한인 이산가족 들은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 이에 따라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미국 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지난 117대 의회에서는 2022년 국방수권법에 ‘이산가족상봉 법안(Divided Families Reunification Act, H.R.1771)’ 조항이 포함돼 법제화됐다. 해당 조항은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에게 반기별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화상 상봉 등 비대면 상봉 방식 검토를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 다. 이후 후속 조치로 118대 의회에서는 ‘재미한인이산가족 등록법’이 발의돼 국무부가 이산가족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회기 종료로 최종 통과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119대 의회가 시작되며 법안은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 연방하원 버지니아 10지역구 수하스 수브라만냠 연방하원 의원(Hon. Suhas Subramanyam, Democratic U.S. Representative for Virginia’s 10th Congressional District, 민주, 버지니아 10지역구)이 주발의자로 나섰고, 유일한 한국계 공화당 연방의원인 영 김(Hon. Young Kim, Republican U.S. Congresswoman representing California’s 40th District,공화, 캘리포니아 40지역) 의원이 공동 주발의자로 합류했다. 연방 상원에서는 팀 케인(Hon. Tim Kaine, U.S. Senator, Virginia, Democrat, 민주·버지니아) 의원과 테드 크루즈(Hon. Ted Cruz, U.S. Senator, Republican, Texas 공화·텍사스) 의원이 초당적으로 참여하며 상·하원 모두에서 강력한 입법 동력이 형성됐다.
미 국무부, 이산가족의 명부 체계적 관리
일반적으로 커뮤니티·인권 관련 법안이 단독 법안 형태로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역시 국방수권법에 포함시키는 전략이 채택됐다. 그 결과 2025년 NDAA가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산가족 등록법 역시 부수 조항으로 최종 입법에 성공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국무부 장관의 지휘 아래 북한인권특사, 영사국 차관보 또는 국무장관이 지정한 인사가 주도하여, 북한에 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향후 상봉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대면 상봉과 비대면(화상) 상봉 모두를 대비하며, 이를 위해 비공개·내부용 ‘국가 등록명부(Registry)’를 구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둘째, 미국과 북한 간 직접 대화가 이루어질 경우 국무부 장관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반드시 의제로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그 진행 상황을 기존 북한인권법에 따른 정기 보고서에 포함하여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법안이 아니라, 의회가 지속적으로 감독하는 구조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행정부가 교체되더라도 등록 명부는 유지되며, 미·북 대화 시마다 이산가족 문제가 반복 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역사상 최초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1985년 9월 20일-23일까지, 한반도에서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 교환 행사로 이루어졌으며, 분단 40년 만에 서울과 평양에서 약 100명의 이산가족이 3박 4일간 짧지만 감격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는 남북 적십자 회담을 통해 성사되었으며, 이후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본격적인 상봉의 물꼬를 튼 계기가 되었다. 첫 상봉에서 남측 50명, 북측 50명으로 구성된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이 상호 방문하여,평양에서 고려 호텔 그리고 서울에서는 워커힐 호텔 등에서 개별 및 단체 상봉 진행됐다. 실제로는 총 35 가족(남측 35명, 북측 35명)이 만났으며, 이산가족 중 극소수만 상봉이 가능했다. 처음 상봉은 40년 만의 만남이었으나, 짧은 시간과 제약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통곡과 감격의 눈물바다가 되었다. 한편 국내에서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을 찾고 싶다며 한국 정부에 신청한 한국 국민 13만 4천여 명 중 사망자가 1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봉 신청자중 72%는 고령 등으로 사망
한국 통일부가 최근 공개한 2024 년도 이산가족 신청자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북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로 등록한 한국 국민 13만 4천 291명 중 약 72%인 9만 7천 35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재미한인이산가족상봉법 성과는 한인사회의 풀뿌리 정치 참여가 만들어낸 결실로 평가된다. 특히 ‘DFUSA(Divided Families USA’,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등 관련 단체와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없이는 법안 통과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Divided Families USA’와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 위원회’ 등 관련 단체들은 이념과 세대를 넘어 오직 ‘가족의 만남’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 아래 결집했다.
이번 법안 통과에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DFUSA전국의장 김왕기)의 이차희(70) 공동의장 겸 사무총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이차희 사무총장은 올해 1월에 전국 지역회장과 회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지난 14년 동안 커크(Kirk) 전의원과 이산가족상봉 사업을 한지 14년이 흘렀다며 “올해는 꼭 이산가족 상봉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도합니다.”라고 했는데, 그 기도가 통했다. 그는 그동안 미주 언론 150여 곳에 상봉법안 통과를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이차희 총장은 지난 18일 연방 상·하원에서 이산가족 상봉법안이 본회의를 모두 통과하자 영 김 의원이 이 소식을 직접 이메일로 알려왔다고 이차희 DFUSA사무총장은 관계 임원들에게 알렸다.
또 이차희 총장은 상,하원에서 통과된 재미이산가족 등록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했다는 소식 은 이 법안 주발의자인 수하스 수브라만냠 의원 보좌관인 매튜 피셔(Matthew “Matt” Fisher)가 직접 알려왔다며 고마움을 표명했다. 이차희 총장은 법안 통과에 기쁨을 회원 카톡방을 통해 전국 회원들에게 보냈다. “특히 이방에 계시는 회장님들, 김왕기 DFUSA회장님은 1990년도 부터 저를 도와 주신 분이고 LA의 최창준 회장님은 2006년 2007년 샘소리 프로잭트를 함께 하신 분이고, 김진국씨도 샘소리 때 부터 한결같이 저와 저희들과 일을 해 오셨고 박상익 회장님은 2008년 제가 전국추진위원회를 조직할때 부터 저희 일을 해 오셨고 김선금 회장님도 제가 도서관에서 일할때 부터 아는 분으로 샘소리 이전부터 샘소리때 등록을 받아 주시고 저를 만나 주신 분입니다.”라고 지역 회장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차희 총장은 “무엇보다 이번 법안은 줄리 터너 전대사가 표면에 나설 수는 없지만 뒤에서 발판을 만들어 준 것으로 추측합니다.”면서 “이 방의 김윤선 회장님, 백행기 회장님, 저희 시카고 김주진 이사장님, 그리고 moral support를 해 주시는 김수명 회장, 김민수 회장님, 노덕성 회장, 김광석 회장, 우리 Julie! 저희 복덩어리 에스터 김(Esther Kim)님 등 모두 모두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KAGC(미주한인유권자연대)는 법안 발의 과정에서 수브라만냠 의원실과 영 김 의원실을 연결 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으며, 다수 의원실을 직접 접촉해 공동발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한 대학 생 대표자들이 연방의회 의원실을 직접 방문해 법안 지지를 요청하는 활동도 전개됐다.
송원석 KAGC대표는 “이번 입법은 풀뿌리 단체와 시민 참여가 커뮤니티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그는 “긴 기다림을 견뎌온 모든 한미 이산가족들에게 이번 법안 통과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언젠가 그리움이 재회의 눈물로 바뀌는 날이 오기를 마음 깊이 기원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입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가장 고귀한 실현이다.”라고 강조한 송원석 대표는 이번 법안 통과 성과를 한인 풀뿌리 정치 참여의 결실로 정의했다. 실제 법안 발의 과정에서 KAGC는 수브라만냠 의원실과 영 김 의원실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며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대학생 대표자 회의에 참여한 젊은 세대들이 노년층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의원실 문턱을 닳도록 드나든 현장의 목소리가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70년의 기다림과 실질적 만남
이번 입법은 특히 뉴욕과 워싱턴의 교계 및 한인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소외된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는 영적 에너지가 지성적인 정치 참여와 결합할 때, 세상의 견고한 벽이 어떻게 허물어질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70년의 기다림은 이제 국가의 기록부 위에서 실질적인 만남을 향한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70년은 한 평생이지만, 북녘에 혈육을 둔 미주 한인들에게 그 시간은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마주하는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의 무게였다. 남북 간 21차례의 상봉이 이어지는 동안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문밖에서 서성여야 했던 이들에게, 마침내 미국 국가가 그들의 이름을 기록 하겠다고 응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