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한국 파이롯트 법인 부동산 등기 확인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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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파이롯트 1997년에 부도 위기 2010년부터 연이어 적자
█ 법인은 망했지만 오너는 일본 파일로트 등 5천억 주식 보유
█ 고홍명회장 1918년생인데 82세 때 1925년생으로 경정 ‘왜’
█ 대표 김진표가 외손자…부정맥으로 병역면제 받고 MC 활동

2016년 별세 당시 일본 상장사 주식 5천억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고홍명 회장은 1918년생으로 살아오다가 82세 때인 2000년에 느닷없이 출생 생년월일을 1925년생, 75세로 정정한 것으로 확인돼, 일본 5천억 주식 보유 경위와 함께 왜 7년이나 빠른 생일로 75년간을 살아왔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또 현재 한국파이롯트의 공동대표이사는 장녀인 고석주 씨와 고 씨의 아들인 가수 겸 레이싱 감독 김진표 씨로 밝혀졌다. 쇼미더머니 MC로 유명한 김 씨는 부정맥으로 병역을 면제받았지만, 28세부터 레이싱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의 랜드 마크인 파이롯트건물은 자녀 등 6명에게 상속된 뒤, 고 회장의 장남의 자녀들이 고모들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 등 고홍명회장이 세운 한국의 대표적 필기구 회사는 이제 그야말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자체 생산은 이미 중단했고, 일본 파이롯트의 만년필 등을 수입, 판매하고, 이에 대한 서비스, 그리고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입수한 한국 파이롯트 관련회사의 사업보고서 등 공시, 법인 등기부등본, 파이롯트 건물의 부동산등기부 등본 등은 많은 비밀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등기부에 담긴 놀라운 비밀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문구사들이 줄도산하면서 부도 위기를 맞았고, 2000년 이후 사실상 생산을 줄였고, 2013년 한국파이롯트의 매출액은 11억 원, 당기순손실을 13억 원을 기록했다, 2009년 매출액 75억 원에 14억 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뒤 2010년부터 계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회사의 당초 이름은 ‘한국빠이롯드만년필주식회사’였으며, 2019년 3월 법인명을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로 변경하고, 2019년 12월 일본 파일롯트주식회사와 한국유통계약을 체결했다. 당시는 단순한 제휴회사이거니 생각했지만, 일본 파일롯트는 2016년까지 최대 주주가 고홍명 회장 본인이었다. 조세심판원은 2023년 상속세부과경정취소청구를 기각하면서 ‘고 회장 의 지분이 2대 주주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으므로, 경영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회사 격인 신화사 역시 지난 2009년 98억원 매출에 적자 2억원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15억 원 매출에 21억 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연속적자행진을 펼쳤다. 한국파이롯트와 신화사 2개 회사 모두 지난 2013년 기준 고 회장의 지분이 90%를 넘는 개인회사였다. 그러다가 2020년 11월 신화사는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에 인수되면서 소멸됐다. 고 회장은 한국법인의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일본에 5천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화사 법인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고 회장 별세 뒤 장녀인 고석주 씨와 고석주 씨의 아들인 가수 김진표 씨가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표 씨는 래퍼, 레이싱카 선수 및 감독, 쇼미더머니의 MC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고석주 씨는 부친 별세 뒤인 2016년 9월 12일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김진표 씨는 2017년 11월 30일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두 사람 모두 중임됐다, 또 장남 고석진 씨의 아들 고동욱 씨가 2016년 9월 21일 감사로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신화사는 2020년 11월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에 합병되면서 소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 법인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1998년 한국빠이롯트만년필주식회사를 합병한데 이어, 2020년 11월 18일 신화사를 합병했다며 등기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 역시 장녀 고석주 씨와 아들인 가수 김진표 씨가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쇼미디어머니 MC김진표 씨가 대표이사

이들 법인, 특히 신화사 법인등기부등본에서 고 회장에 대한 놀라운 비밀이 드러났다. 고 회장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는 181019로, 1918년 10월 19일로 기재돼 있었으나, 2000년 10월 28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251019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법인등기부 등본에는 이를 ‘주민등록번호 경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고 회장이 2000년 10월 28일까지는 1918년 10월19일 생으로 살아오다, 82세 때인 이날 이후부터 1925년 10월 19일 생, 75세로 바뀐 것이다. 생일이 무려 7년이나 늦게 바뀐 것이다. 만약 새로 경정한 1925년 10월19일생이 맞다면, 왜 고 회장은 2000년까지, 즉 82세 때까지, 1918년생으로 잘못된 생일로 살아왔을까? 고 회장이 어떤 방법으로 일본 상장사 주식을 5천억 원어치나 보유하게 됐을까? 그 비밀을 푸는 실마리일 가능성도 있다.

고 회장 별세 뒤 서울 종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한국파이롯트 건물이 한때 매물로 나오기도 했었다. 7080과 그 이전 세대에는 종로 보신각 옆 ‘파이롯트 앞에서 만나자’로 기억되는 바로 그 건물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의 이 건물은 1967년 고홍명회장이 개인 명의로 구입한 건물로, 2016년 5월 15일 협의분할에 의해 장녀와 차녀 그리고 장남의 배우자와 자녀3명 등 6명에게 상속됐다.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이 건물은 2021년 5월 18일 장남의 자녀 3명이 다른 상속인들로부터 107억 4,5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모 2명과 어머니의 지분을 107억 원 상당에 사들인 것이다. 고모와 어머니의 지분은 전체의 76.75%에 달한다. 이를 보면 당시 시가를 140억 원으로 계산한 셈이다. 손주 중 1명은 이 건물매입 때 115억 원, 손주 3명은 다음 해 3억 6천만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 회장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주택은 별세 뒤 2016년 5월 15일 공동상속인 6명에게 상속됐고, 이상희 씨와 자녀 3명은 2017년 12월 29일 차녀 고석자 씨의 지분을, 또 자녀 3명은 2021년 5월 26일 장녀 고석주 씨의 지분을 각각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이제는 장남의 아내, 즉 큰 며느리와 손주 3명이 고 회장의 집을 이어받았다. 공교롭게도 고 회장의 혼이 깃든 종로 파이롯트건물, 고 회장의 집은 큰아들이 지키고 있는 셈이다.

보유 경위 대대적 수사 이어질 듯

한국파이롯트 공장이 있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0000건물은 현재 성남의 뜰 주식회사로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대장동개발사업으로 유명세를 탔던 공기업이 ‘성남의 뜰’이다. 처음 이 건물은 지난 1981년 8월 28일 신화화학공업이 현물출자를 받아 소유하게 됐으며, 2018년 1월4일 성남의 뜰 주식회사가 공공용지를 협의 취득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신화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파이롯트주식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인 김진표 씨는 공동상속인 중 최대상속을 받은 고석주 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김 씨는 래퍼로 유명한 인물이며, 레이싱카 선수로서 여러 차례 우승했고, 현재 인기음악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MC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파이롯트 대표이사로서 무신사 등의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 김 씨는 1977년생으로, 부정맥으로 병역면제를 받았지만, 28세 때인 2005년부터 프로카레이서로 활동했으며, 프로레이싱팀을 창단, 감독을 맡고 있다. 자신이 대표인 한국파이롯트는 홈페이지에 사회공헌 활동이라며 ‘2020년 3월 금호타이어 엑스타레이싱팀과 후원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사장이 사장의 레이싱 팀을 돕고있는 것이다. 특히 김 씨는 MNET의 음악 경연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MC로 유명하다. 2014년 방송된 시즌3부터 MC를 맡은 뒤 지난 2022년 시즌 11까지 MC자리를 지켰다. 올해1월 중순 방송되는 시즌 12에도 MC를 맡게 된다. 9연속 MC를 맡은 것이다. 할아버지 고홍명회장의 일본주식 5천억 대 보유 사실이 드러나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일본에 돈을 보내서 이들 주식을 보유하게 됐는지 그 경위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파이롯트에 관심이 쏠리고, 따라서 현재 대표이사인 김 씨도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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