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부터의 秘통신] 통일교는 왜 무슨 이유로 한일해저터널에 집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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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문선명 교주 평생의 종교적 역점 사업 40년에 걸쳐 추진
█ 일본에서 모은 천문학적 자금 한국으로 보내는 ‘파이프라인’
█ 친일에 종교성 강했던 윤석열 김건희는 가장 좋은 로비대상
█ 통일교 사라지지 않는 한 한일해저터널 프로젝트 계속될 것

2025년 막판 본국 정치권은 온통 통일교발 뉴스로 가득하다. 통일교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돈을 살포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의혹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통일교 관련 의혹은 여러 가지로 뻗어있지만, 그들의 목표는 하나로 모아진다. 바로 부산과 후쿠오카를 잇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이다. 통일교는 이를 위해 친일본 기조인 윤석열 정부에 줄을 댔고, 여당에서는 해저터널 후보지로 꼽혔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을 포섭하려 했다. 그렇다면 통일교가 왜 이렇게 한일해저터널에 목을 맸던 것일까? 한일해저터널은 단순한 터널 공사가 아니다. 통일교 신도들에게 이 터널은 교주 고(故) 문선명 총재가 남긴 ‘지상 명령’이자 종교적 과업이다. 그것을 이어받아 한학자 현 총재가 계속 추진해왔다. 표면적으로는 이 사업을 그렇게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통일교가 일본에서 모았던 막대한 자금을 외부로 빼돌리려는 수단으로 한일해저터널을 추진했단 의혹도 계속되어 왔다. 통일교 입장에선 종교적 과업이든 비자금의 통로든 해저터널을 둘러싼 작업이 40년이 넘게 이어졌기 때문에 여기에 연루된 한일 정치인들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지금의 통일교 의혹은 빙산의 일각이며, 한일해저터널 문제가 본격화 될 경우 고구마 줄기 엮여있듯 줄줄이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부산과 후쿠오카를 해저터널로 잇자.” 이 구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일 관계가 가까워질 때마다 유령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정부 공식 계획도, 국회 합의도 없는데 이 아이디어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 배경에는 바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불리는 통일교가 자리잡고 있다. 통일교는 한일 해저터널을 줄곧 “평화를 잇는 상징”으로 포장해왔다. 그러나 내부 발언과 활동의 궤적을 따라가면, 터널은 상징에 그치지 않았다. 통일교 교리에 따르면 한국은 ‘아담 국가’, 일본은 ‘이브 국가’다.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아담과 이브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지리적으로 떨어진 두 국가를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영적인 결합의 완성이라고 본다.

문선명 총재는 생전 “일본은 섬나라 근성을 버리고 대륙인 한국과 하나가 되어야만 살길이 열린다”고 수차례 설파했다. 즉, 해저터널은 일본(이브)이 한국(아담)에게 바치는 거대한 예물인 셈이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모인 자원(자금·인력)이 한국으로 이동해 세계 구원을 완성한다는 서사가 핵심이다. 해저터널은 이 교리를 은유로 남기지 않고 물리적 인프라로 전환하려는 시도였다. 통일교 행사 자료와 연설에는 “일본의 헌신이 한국을 통해 세계로 간다”는 문장이 반복된다. 터널은 그 문장의 현실화였다. 종교적 세계관을 도로·철도처럼 국가의 동맥에 새기겠다는 발상이다. 이때 종교는 ‘신앙의 영역’을 넘어 ‘공공 인프라의 설계자’로 변신한다.

정치적 위상 노린 통일교

왜 하필 해저터널이었을까. 통일교가 노린 것은 권력의 형태 전환이다. 종교단체는 언제든 사회적 반발과 규제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국가 간 인프라는 다르다. 일단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면, 정부·금융·안보·외교가 한꺼번에 엮인다. 민간 주체라 해도 ‘협의 대상’이 된다. 통일교는 자신을 “평화 NGO”로 재정의해왔다. 터널은 이 프레임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였다. 한·일 정부가 협의하는 자리마다 통일교가 ‘중개자’로 등장하는 그림, 국제 금융이 붙는 순간 생기는 ‘도덕적 면허’, 그리고 반대가 곧 ‘평화 반대’로 치환되는 담론 구조. 이것이 통일교가 터널을 통해 얻으려던 정치적 위상이었다.

해저터널 건설 비용은 최소 10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으로 추산된다. 국가 예산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이 금액을 민간 종교 단체가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일본 자금’이다. 통일교의 글로벌 조직을 지탱해온 재정의 상당 부분은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 신도들은 ‘속죄’라는 교리적 압박 속에서 고액 헌금과 재산 헌납을 해왔다. 일본이 과거 한국을 침략하고 식민지배한 죄를 씻기 위해서는(탕감복귀), 자신들의 돈과 기술로 터널을 뚫어 한국에 바쳐야 한다는 논리가 작동한다.

이 구조는 수십 년간 유지됐지만, 동시에 일본 사회 내부에 누적된 반감을 키웠다. 피해자 단체의 고발, 언론의 추적,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결국 일본 정부는 통일교를 둘러싼 법적·행정적 압박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정치권과의 거리두기, 공공 행사 배제, 기부·모금 활동에 대한 감시가 강화됐다. 일본 내에서 통일교는 더 이상 자유롭게 자금을 모으고 운용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내부적으로는 “일본이 위험해졌다”는 판단이 공유됐고, 자금의 안전한 이동 경로를 찾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대규모 인프라는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 통일교는 이를 “민간 주도 국제 협력”으로 포장했다. 종교 헌금이 “평화 인프라 투자”로 변환되는 순간, 자금은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 일본 리스크는 분산되고, 한국과 국제 무대가 새로운 활동 거점이 된다. 터널은 토목사업이 아니라 자금 이동의 파이프라인이었다.

해저터널은 단발성 사업이 아니다. 수십 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 말은 곧, 지속적인 자금 투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통일교 입장에서 이는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었다. 일본에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자금을, 장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분산·이전·재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데이저널 취재진이 확인한 통일교 관련 행사와 세미나 자료에는 “터널은 단순한 교통 시설이 아니라 경제·문화·평화의 통로”라는 표현이 반복된다. 이 문장은 곧 자금 이동의 정당화 논리였다. 헌금은 ‘투자’로, 종교 활동은 ‘국제 협력’으로 번역된다.

정치세력화 통한 프로젝트 추진

통일교가 터널을 적극적으로 꺼내는 시기는 대체로 보수 정권과 맞물렸다. 이유는 명확하다. ‘한미일 협력’, ‘반공’, ‘대륙 진출 교두보’, ‘부산–후쿠오카 경제권’은 보수 담론의 핵심 키워드다. 통일교는 이 언어를 능숙하게 차용해왔다. 정권 입장에서는 “민간이 제안한 경제·평화 프로젝트”라는 외피가 매력적이다. 통일교는 늘 이렇게 접근했다. “우리가 판을 깔면, 국가는 그 위에서 움직이면 된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종교는 정책 파트너로 승격되고, 국가는 민간의 명분을 빌린다. 통일교가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에게 접근한 것도 이런 의도가 포함한 다중의도였다. 일단 윤석열, 김건희를 통해 국민의힘을 접수하든 아니면 일정 부분 정치세력화를 통한 한일해저터널 밑밥깔기였다.

통일교 로비의 최전선에는 산하 민간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과 각종 포럼이 있다. 이들은 ‘평화’, ‘동북아 번영’, ‘통일’과 같은 거부감 없는 키워드를 앞세워 정치인들에게 접근한다.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수법은 유력 정치인들을 ‘평화대사’로 위촉하거나, 통일교 관련 행사의 축사·강연자로 초청하는 것이다. 특히 선거철이 되면 로비의 강도는 더욱 세진다. 한일해저터널의 한국 측 기점이 될 부산과 경남 지역은 집중 타깃이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한 한일해저터널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어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일교의 오랜 물밑 작업이 제1야당의 당론으로 표출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실제로 통일교 측은 부산 지역 유력 인사들을 일본 가라쓰 현장으로 초청해 견학시키고, 일본 측 터널 추진위원들과의 교류회를 주선하는 등 치밀하게 관리해왔다. 이 과정에서 제공되는 항공료, 숙박비, 그리고 ‘거마비’ 명목의 지원들이 자연스럽게 정치적 부채로 쌓여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 역시 주요 타깃이다. 통일교 유관 단체들은 의원실과 공동으로 국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터널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논리를 제공한다. 겉으로는 학술적인 토론회처럼 보이지만, 그 결론은 항상 “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하니 국가가 나서야 한다”로 귀결된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전현직 정치인에게 접근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추정된다.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 전재수, 임종성, 김규환은 한일해저터널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일본 정치권과의 유착

한일해저터널 로비는 한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뿌리는 일본 정계, 특히 자민당 보수파와 깊게 얽혀 있다.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은 그 유착 관계를 수면 위로 드러낸 결정적 계기였다. 통일교는 일본 내에서 ‘국제승공연합’을 통해 자민당 내 보수 세력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반공(反共)을 고리로 한 이 결탁의 중심에도 한일해저터널이 있었다. 일본 내 통일교에 대한 여론 악화와 일본 정부의 해산 명령 청구 움직임으로 인해, 통일교의 최대 자금줄이었던 일본 신도들의 헌금 송금에 제동이 걸렸다. 교단 입장에서 한일해저터널은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메가 프로젝트’다.

만약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 사업을 공식 국책 사업으로 채택한다면 어떻게 될까. 통일교가 선점해 놓은 거제도와 가라쓰, 쓰시마의 토지 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뛸 것이며, 교단은 ‘선구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막대한 보상금과 개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또한, “문선명 총재의 예언이 실현되었다”는 선전은 흔들리는 신도들을 결집시키는 강력한 기제가 된다.
통일교의 한일해저터널 로비는 치밀하고 끈질기다. 그들은 종교적 열정을 동력 삼아 정치권의 틈새를 파고들고, ‘평화’라는 달콤한 언어로 국익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정치인들이 표와 후원금에 눈이 멀어 타당성 없는 국책 사업에 손을 들어주는 순간, 그 막대한 비용과 후과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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