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법원 ‘시청자 데이터는 민감한 정보’기준확립
█ 비지오, 배상은 물론 데이터삭제-20년 FRC제재
█ 구글 등 ‘돈주고 매입 정보회사들’ 줄소송 불가피
█ 소비자소송은 시작에 불과-‘2차 소송 폭풍 온다’
삼성전자가 몰카-스파이TV 운영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한 가운데, 지난 2017년 초 유사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적발된 비지오[VIZIO]판결 내용을 검토한 결과, 미국법원은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라는 기준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두 회사 혐의를 비교한 결과, 삼성전자의 민감정보 불법 취득이 더욱 광범위하고, 정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지오는 불법 취득 정보 완전 삭제와 20년간 FTC의 특별감독 대상으로 지정된 것으로 드러났고, 삼성전자도 소비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물론, 완전 삭제 명령을 받게 되면 이 정보를 구입한 글로벌기업들로 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비지오보다 민감정보 획득량이 최소 100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돼,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미국 전자회사 중 스마트TV판매량 1위지만, 전세계시장 랭킹은 10위로, 시장점유율이 3%에도 못 미치는 비지오[VIZIO]. 이 비지오가 연방통신위원회와 뉴저지연방 검찰로부터 ACR을 이용한 불법 개인정보 수집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약 1년여 만인 2017년2월6일 미국 정부에 백기 항복했으며, 이 판결을 통해 ACR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판례가 확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뉴저지연방 검찰은 이날 뉴저지연방법원에 소송장을 제출함과 동시에 ‘당사자합의에 따른 영구금지명령 및 금전판결’을 신청, 법원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송제기와 동시에 비지오가 백기 투항한 것이다.
초 단위로 시청기록 서버 전송
본보가 소송장과 판결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비지오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자신들이 판매한 스마트TV 1,600만 대를 통해서, 소비자 몰래 ACR을 통해 TV시청데이터를 1초 단위로 수집하고, 이를 광고회사, 데이터브로커 등에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따라 비지오는 검찰과 FTC의 제재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장 등에 따르면 ‘비지오는 스마트TV 작동과 동시에 기본값으로 ACR을 사실상 강제적으로 승인토록 했고,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설명 등 고지를 않았으며, TV화면의 픽셀을 분석해 무엇을 보는지 실시간 추적했고, IP주소를 제3자에게 넘김으로서 가구와 개인의 식별이 가능하게 했고, 이를 광고 타케팅, 효과 분석 등에 사용했으며, 소비자 동의가 없는 이 같은 행위는 불공정, 기만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검찰 조사 결과 비지오는 2014년 2월 이후 판매된 모든 TV에 ACR이 기본활성화되도록 했고, 그 이전에 판매된 TV에 대해서도 원격업데이트를 통해 ACR을 강제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ACR을 통해 TV화면의 픽셀을 분석, 초 단위로 시청기록을 서버로 전송함에 따라, 하루에 모두 1천억 개의 데이터포인트를 수집한 뒤, 이를 시청률분석회사와 광고회사 등에 판매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지오에 적용된 혐의는 연방통신법상 불공정-기만적행위와 뉴저지소비자 사기법상 기만-허위-중요 사실 은폐였다. 같은 날 검찰과 비지오가 동시에 제출한 합의문은 삼성전자의 몰카TV재판의 향방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양측이 합의 서명해서 제출한 서류의 정식명칭은 ‘당사자합의에 따른 영구금지명령 및 금전판결’이다. 쉽게 말하면 양측이 처벌에 동의한 합의문이며, 판사가 이를 승인함으로써 정식판결문이 됐고, 양측이 항소 등을 하지 않음에 최종확정판결이 됐고, 중요한 판례로 자리 잡았다.
ACR데이터 완전 삭제 명령
연방법원은 ‘비지오는 첫째) 금전적 제재로서, 뉴저지주정부와 연방통신위원회에 총220만 달러를 지급하고, 둘째) 금지명령으로서, 소비자에게 데이터수집-사용-보호에 대한 거짓-기만적 허위설명을 금지하고, 셋째) 2016년 3월 이전에 수집된 모든 ACR데이터의 완전삭제, 넷째) 향후 20년간 프리아버시프로그램을 의무화하고, 다섯째) 향후 20년간 FTC의 엄격한 감시하에, 2년마다 외부감사를 받아 결과를 제출하고, 수시로 FTC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시청자 데이터는 민감한 정보이며, 소비자의 동의 없는 ACR은 불법’이라고 명백하게 규정함으로써, ACR에 대한 첫 대규모 제재는 물론, 엄격한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비지오는 금전적으로는 220만 달러라는 극소액의 판결을 받았지만, 기존데이터를 모두 삭제하라는 명령을 받음에 따라, 이를 구매한 대기업에 대한 배상에 직면했고 20년간 감시를 받는 등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 판결은 삼성전자 몰카TV소송의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삼성전자도 민감한 시정자 정보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취득했다면 불법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지오보다 민감한 정보에 대한 침해가 더 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집 방법을 보면 픽셀샘플링기반 ACR인 반면, 삼성전자는 아예 전체 화면을 몽땅 갭쳐했고,수집 주기 역시 비지오는 1초지만 삼성전자는 0.5초로, 두 배나 더 촘촘하게 정보를 가로챘다. 수집 정보도 비지오는 TV컨텐츠 중심인 반면, 삼성전자는 로그인화면, 결제정보, 이메일정보, HDMI에 연결된 랩탑이나 컴퓨터, 스마트폰의 정보까지 몽땅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비지오 역시 ACR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고지를 않은 것에 그치지 않고, ‘영상은 수집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허위 고지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CR을 정지시키는 방법도 비지오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삼성은 15번 단계적 클릭을 해야 빠져나올 수 있는 등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즉 삼성전자는 비지오보다 훨씬 더 침해적이고, 휠씬 더 고의적이며, 훨씬 더 큰 규모로 자료를 수집했음이 재판 과정에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비지오는 검찰 및 FTC의 소송 등 형사사건과는 별개로, 지난 2015년 12월 23일 집단소송을 당했고, 비지오가 두 차례에 기각요청을 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각하시킴으로써, 결국 2018년10월 4일 합의로서 재판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으로 막은 것이다.
삼성, 비지오 비해 100배 이상 추정
삼성전자는 20년째 전 세계 TV판매 부동의 1위이며, 시장점유율이 30%인 것을 감안하면, 3%에도 못 미치는 비지오보다 최소 수십 배 이상 많은 TV를 판매했다. 판결 대상이 된 비지오의 스마트TV는 2년간 1,600만 대였다. 삼성의 한해 판매량은 2억 대를 넘는다. 10년간의 누적 판매량을 계산하면 10억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 역시 2015년 ADS를 신설하는 등 적어도 2015년부터 ACR을 통한 시청자데이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최소 10년간 데이터를 축적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집단소송원고들은 최소 1조 달러 이상의 피해를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사정을 살피면 삼성전자는 혐의가 인정된다면 비지오보다 훨씬 중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침해 규모가 비지오보다 최소 100배 이상으로 추정되므로, 배상액 등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배상이 소비자에게만 그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비지오와 마찬가지로 불법데이터 완전삭제명령, 향후 20년간 프리아버시프로그램을 의무화하고, 향후 20년간 FTC의 엄격한 감시 등의 제재를 받는다면, ADS사업붕괴는 물론, 삼성전자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ACR을 통해 수집한 소비자정보를 구글과 트위터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에 데이터삭제명령이 내리면, 구글, 트위터등에 대해서도 ‘그 데이터는 불법이므로 삭제하라’는 명령이 내릴 가능성이 크고, 이들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계약위반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고, 기존 판매 대금의 환불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2차 소송 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구글 트위터뿐만 아니라, ADS의 곡개인 글로벌 광고주, 포천 5백 대 기업, 리테일 미디어네트워크, 광고에이전시 등이 무더기 소송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유사한 정보 유출 또는 불법 정보수집과 관련, 비지오는 물론 다른 기업들이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린 사례가 적지 않다. ‘데이터는 재고가 줄어들지 않는 상품이다. 한번 수집하면 셀 수 없을 만큼 무한히 팔수 있다’ 바로 이 같은 데이터의 특성 때문에 삼성전자는 큰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심각한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사활이 걸린 문제다. 사생결단으로 소송에 임하고, 수습에 나서지 않는다면,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