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평가한 2022년 한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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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불쾌한 선거

‘혹독한 피바람 몰아칠 것’

■ 20대세대 82%가 반중정서…윤석열이 비호감 조성
■ 영국 선데이타임스,“기생충보다 생생한 지저분한쇼”
■ WP “무당 추문과 말 다툼, 모욕 얼룩진 선거” 혹평
■ 중국 텅쉰망 이재명 후보를 ‘한국판 트럼프’에 비교

WP는 이번 대선에 대해 “국내로는 소득과 성 불평등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하고, 국외로는 한국의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서 미래를 형성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선두 주자들 사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말다툼으로 가득 차 있다. 후보들은 핵심 정책 이슈 보다는 포퓰리즘적 제안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데 주력해왔다”라고 비판했다. 토론은 없고 부패와 부정, 샤머니즘, 언론인에 대한 위협과 속임수가 선거를 집어 삼켰다고 꼬집었다. 최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 대선과 관련 “추문과 말다툼, 모욕으로 얼룩진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혹평한 데 이어 이번엔 영국 매체까지 비판했다. 지난 2월 13일 영국 매체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와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을 전했다. “한국은 ̒K팝’, 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전 세계에서 호평받은 문화를 수출한 나라인데 2022년 대선 캠페인에서는 영화 ̒기생충’보다 더 생생하게 엘리트들의 지저분한 면모를 보여주는 쇼가 진행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후보들의 배우자들도 비호감 선거의 중심에 있다고 짚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과잉 의전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록 등을 소개했다. 논란이 가라앉아 후보들 뿐 아니라 아내들이 잇따라 대국민 사과를 한 사실도 전했다. 앞서 WP는 한국의 대선 후보들이 소모적인 논쟁과 비리·가족 스캔들로 국민들의 비호감을 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가 “차악을 뽑는 선거”라고 요약하기도 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다시 드라우트 교수는 “이번 대선 캠페인은 연령과 성별, 계층별로 유권자 분열이 극심한 가운데 차악을 뽑는 선거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져 있다”며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모든 유권자들이 선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매체인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이재명 후보를 ̒문재인 진영의 아웃사이더’(outsider to the Moon camp)라고 평가했고, 이낙연 후보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successor to Moon)라고 평했다. 야권의 유력 후보인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야권의 기수’(the flag bearer for the opposition)라고 표현했다. 더 디플로맷은 남은 기간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친문과 반문 진영간 갈등 봉합이 주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민주당은 (대선)후보를 선출한 후에 늦지 않게 친문과 반문 노선에 따른 당내 분열을 결집시키기 위해 가교를 놓는 게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다. 중국 매체 텅쉰망은 이재명 후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피력하는 데 능숙하다며 그를 ̒한국판 트럼프’라고 소개했으며, 그의 기본소득 정책을 두고는 ̒포퓰리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누가 되든 나라가 두동강 난 것”

텅쉰망은 이어 이재명 후보의 과거 ̒미군 점령군’ 발언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반미반일’ 성향을 가졌다고도 분석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재명 후보는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가 당선되면 한미동맹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중국 매체들은 윤 후보가 ̒반중친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텅쉰망은 윤 후보의 높은 지지율이 친미와 친일, 반중 성향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최근 한국에서 반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하며 윤 후보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반중 성향으로 표심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비판했다. 텅쉰망은 또 “윤 후보가 한미동맹을 주장하며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은근한 우려를 표명했다. 매체는 이어 “과거 한국 대선 후보들 중 이토록 노골적인 반중 성향을 띠는 사람은 없었다”며 만약 윤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한중관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WP는 기사 서두에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토지 개발 비리 스캔들에 휩싸였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자칭 항문침술사와 연관됐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이들 유력 후보들은 모두 무당, 즉 점쟁이를 선거 고문으로 두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 받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 ̒드라마’는 그들의 가족까지 이어진다”며 “한 후보의 아내는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감옥’에 넣겠다고 협박하며 성희롱 피해자들을 비하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재정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른 후보의 아내는 아들이 불법 도박으로 수사받는 동안 남편 측근을 동원해 개인적인 심부름을 했다”라고 ̒배우자 리스크’를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의 정치 스캔들은 낯설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7년 권력 남용과 정치에 무당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직면했다”며 “다가오는 선거는 ̒비호감 선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역대 최악에 도달한 상태다.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유권자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여론 조사가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성공한 버니 샌더스가 되고 싶다고 한 적 있고, 기본소득을 제안하는 등 좌파 경제정책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대장동에서 소수의 개인 투자자가 이익을 얻어 논란이 있다. 이 스캔들과 관련된 혐의로 조사를 받던 2명의 관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라고 설명 했다. 윤 후보는 “전직 검찰총장으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도왔고 공격적인 반부패 검사라는 명성을 구축했다”며 “̒정치 초보자’로 주요 정책 문제와 심지어 자신의 주요 선거 공약에 유창함을 보여 주지 않는 등의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들 윤석열에 노골적 반감

한편 아메리칸퍼포스지는 ‘반미감정이 20년 전 한국의 2002년 대선 판을 뒤흔들었다면 올해 대선은 반중감정이 결정적 변수역할을 할 것 같다.’는 지적이었다. 이 잡지가 지난 1월 직접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유권자의 78%는 이번 대선 지지 후보 선택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주요 고려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잡지가 특히 주목한 것은 20대 젊은 세대 중에서는 82%가 그 같은 응답을 한 부문이다. 이와 함께 20년 전 반미 세대였던 당시 젊은 층이 진보성향의 노무현 후보에게 쏠렸던 것처럼 반중 세대인 오늘날 한국의 젊은 세대는 보수 깃발 아래로 집결, 20년 전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인들의 반중정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결정적 계기는 2016년 사드배치 때로 이후 반중감정은 계속 확산돼왔다. 그러던 것이 ‘임계점이 넘었다’고 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반중감정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다. 공교롭게도 2002년 당시 한국인의 반미감정 확산에 톡톡히 일조(?)를 한 것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의 쇼트트랙 경기 판정사건이었다. 할리우드 액션의 ‘오노 사건’이 바로 그것, 말도 안 되는 편파판정으로 얼룩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난 현재 ‘오노는 양반이었다’는 평이 나돌고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의 반중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복을 중국의 고유전통 복장이라고 우긴다.

그런데다가 중국 소셜 미디어에는 한국을 비하하는 글이 넘쳐난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에 한국인, 특히 젊은 세대의 반중감정은 폭발지경에 이른 것으로 아메리칸 퍼포스지는 지적했다. 다른 세대보다 특히 극렬한 18~39세 연령층의 반중감정, 이는 단순히 올림픽에서의 편파판정 때문일까. 이 잡지는 그 근본적 원인을 가치관의 차이에서 찾아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관 하에서 자라난 한국의 이 세대는 생래적으로 권위주의나 공산체제 중국에 비판적 태도를 지니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년 전 반미운동의 전위세력이자, 친중 성향의 현 집권 586세대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거다. 이 한국의 젊은 세대는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그리고 한국을 작은 나라라는 표현을 써가며 고개를 숙이는 ‘문재인의 나라’에 특히 진저리를 내고 있다. 바로 이 젊은 세대의 표심이 2022년 한국 대선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 같다는 게 아메리칸 퍼포스 지가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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