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46] ‘천공’은 제2의 최태민 그 일패들이 尹 국정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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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공 20년 전 상간녀 대통령취임식은 참석 물론이고 측근 활동
■ 바이든 방한 때 전경련 허창수 회장에게 보고서 올리라고 종용
■ 엘리자베스조문 취소, 윤석열 방미 때도 동행…외교문제도 개입
■ 대통령 사칭한 만큼 고발하면 간단한 문제인데도 주변인만 고발

역술인 천공과 관련한 국정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역술인 천공 관련 의혹이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흡사하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관련 의혹들이 양파껍질 까듯 계속 나오면서 점점 폭발력을 함축시켜 가고 있다. 최근 본국의 한 언론매체는 천공의 측근 발언을 인용해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전에 윤 대통령 측과 천공 측이 교류하며 바이든 방한 관련해서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통령실 측은 “천공은 관저 후보지에 오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떠한 국정 운영에도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언제까지 출처 불명의 자료로 천공타령을 할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천공과 간통 의혹으로 송사까지 갔던 최측근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최소 대통령실을 사칭한 건데 대통령실은 끝까지 천공 측을 고소하겠다는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이미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 정윤회–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끊이지 않았으나 청와대는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부인해 왔다. 하지만 정권 중반이 넘어가면서 이런 의혹들은 하나 둘 사실로 일어났고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이어졌다. 본지가 지난 주 보도했듯 천공의 국정개입 의혹 역시 당시의 상황을 꼭 닮아 있다. 천공이란 역술인에게 줄을 서는 기업인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돈이 권력의 냄새를 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지가 그 예로 보도한 KT 현직 사장의 줄대기 의혹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본국 언론에서 재밌는 기사가 하나 보도됐다. 바로 천공의 최측근인 한 여성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을 사칭해 전국경제인연합 허창수 회장에게 접촉했다는 것이다.

천공 전 상간女의 이권개입?

이 언론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22년 4월 16일, 천공의 최측근이었던 신경애 정법시대문화재단 이사장이 당시 정법시대 법무팀장 A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정법시대는 천공이 주도하고 있는 종교 단체다. “국장님-허창수님의 비서실장님도 난민 강의를 듣게 하시고, 그 분이 허창수 회장님께도 들으시게 하시라고 하십니다.-

지금 바이든이 5월 22일에 한국에 오시니 그전에 허 회장님과 미팅이 되고,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께 올리시고요.-시간이 급하다고 하십니다.-” 이 메시지를 보낸 신 이사장은 천공이 “1등 제자”라고 소개할 정도의 핵심 측근이다. 20대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돼 논란이 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천공과는 20년 넘게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으며, 천공의 모든 일정과 대내외 전략 등을 관리한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해당 메시지와 관련해 전 법무팀장 A씨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곧 방한을 하는데 그 전에 대통령실에 천공의 기획안을 보고해야 하니, 허창수 회장과의 사전 만남이 필요하다는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또 허 회장 측에 밀봉된 문건도 전달했다. A씨 주장이 사실일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 측과 천공 측이 교류를 계속해 왔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천공 측이 재계를 끌어들여 국정에도 개입하려던 것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더욱 재밌는 것은 <선데이저널> 취재 결과 이 측근 여성이 20여 년 전 천공과 간통하다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간통죄 폐지 후 비로소 무죄를 받은 인물이란 점이다. 즉 천공의 전 내연녀(?)가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받고, 지금도 대통령을 사칭하며 이권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최순실과 그의 남자들로 알려졌던 인물들이 떠오르는 전개다.

천공이 미국 국경 난민사업에 관여?

천공 측이 허창수 회장에게 제안하려 했던 ‘난민 사업’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대규모 난민촌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신 이사장과 A씨가 긴밀히 움직였던 시기와 맞물려 천공은 유튜브 채널에 ‘중남미 난민 제로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강의 영상 3개를 올렸다. 이날 신 이사장은 이날 A씨에게 카카오톡으로 해당 영상 링크와 함께 “국장님 들어보시고, 허창수 회장님과 인연이 닿는 분께도 들어보시게 하시면…”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 강연에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국제금융 약 300조를 끌어다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에 특구를 지정, 공단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중남미 국가의 난민들을 수용해 1차 소비재를 생산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300조 자금은 무이자로 20년 거치 30년 상환 계획으로 미국이 보증을 서야 하는데, 난민 사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게 천공의 판단이었다.

천공은 해당 계획을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이 함께 미국에 제안하면, 난민 문제로 골치 아픈 미국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특구만 조성되면 10~15년 뒤에는 저절로 경제가 일어날 것이니 한국 대기업들이 이런 국제 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공 측이 국내 이권 사업이 아닌 해외 이권 사업을 끌어들이는 것은 두 가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큰데 하나는 허무맹랑한 사기이거나 다른 하나는 정권 누군가와 이런 얘기를 나눴을 가능성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내가 아닌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천공이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문제와 관련해서 항상 구설에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을 장례식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조문은 하지 않았다. 공교롭게 천공이 ‘조문을 가면 탁한 기운이 묻어올 수 있으니 가면 안 된다’라는 내용의 강연을 올린 후였고, 대통령 조문 일정이 변경돼 조문을 못하게 돼 의혹을 더욱 자아냈다.

또 UN총회 참석차 윤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했던 날, 천공이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발견돼 의문을 증폭시켰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장 민주당이 들고 일어났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본국시간으로 2월 2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관련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천공이 주요 국정에 개입한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천공의 최측근인 신모씨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허모 회장 미팅 필요성과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만들어 올리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소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박 대변인은 “해당 메시지를 받은 정법시대 전 법무팀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데, 그 전에 천공의 기획안을 보고해야 하니 허모 회장과 사전 만남이 필요하다는 지시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몇 번 만난 사이 정도’라며 천공과의 관계가 문제가 되자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정법시대 법무팀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천공이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연락하고 보고서까지 받아왔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천공이 대통령 집무실 결정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외교 문제에까지 개입했다면 국정이 도사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밌는 것은 대통령실의 반응이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언제까지 출처 불명의 자료로 천공타령을 할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28일 출입기자들에 공지를 통해 “민주당이 천공이 마치 바이든 방한에 개입했다는 황당무계한 의혹까지 제기했다”며 “천공은 관저 후보지에 오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떠한 국정 운영에도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천공이 실제로 국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사자들 간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사칭한 문자 메시지가 오간 만큼 대통령실이 이들을 고발하면 모든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건이었다. 단순히 이 사건 뿐만 아니라 천공과의 연관성을 단번에 끊어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천공이 아닌 의혹제기 당사자들에 대해서만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이런 대통령실의 이상한 대응들이 의혹만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천공과 김건희 여사 사이의 황당무계한 결혼 전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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