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 PUB 인수 ‘입질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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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은행 PUB인수 현실적으로 불가능 합병해도 대형은행 운영할 「브레인」 부재
‘전당포’식 운영체계 교포은행 한계 봉착… 국민에 매각될 경우 오히려 상승효과

지난 달 27일 론스타측으로 한국외환은행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계약이 체결된 이후 한국외환은행의 자산 6%에 해당하는 퍼시픽유니온뱅크의 운명이 이번 달 16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을 통해 가시화될 전망이다. 물론 지난 달 29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론스타가 추천한 5명을 포함해 사외이사 7명을 선임했다.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그대로 유임되면서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추후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LA한인타운과 함께 30여년의 역사를 함께한 한국계 대표 선두 은행들중 하나인 퍼시픽유니온뱅크는 동고동락(同苦同樂)한 세월만큼이나 가깝게 느껴지고 한국외환은행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퍼시픽유니온뱅크는 운명의 기로에 놓여져 있다.

최악의 경우 한국외환은행은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어 매각을 처리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퍼시픽유니온뱅크는 독자생존의 방향 등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유니온뱅크의 운명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과 함께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황지환 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교포은행 PUB, 효자은행 PUB

지난 달 본계약을 론스타측과 합의한 이후 한국외환은행은 지난 달 29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추천한 5명을 포함해 사외이사 7명을 선임했다. 이들은 존 페트릭 그레이켄(47) 론스타 회장, 엘리스 쇼트(43) 론스타 부회장,마이클 톰슨(42) 론스타 아시아지역 고문변호사, 유회원(53)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사장, 스티븐 리(34)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매니저다.

나머지 2명은 기존 대주주인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몫으로 유희선(58) 전 수출입은행 리스크관리부 이사대우와 이수길(62) 전 한국은행 런던사무소장이 각각 선임됐다. 코메르츠은행측 사외이사와 클라우스 파티그 사외이사는 유임됐으며 현 사내(상근)이사인 이강원 행장과 이달용 부행장도 유임되었다.

한국외환은행과 론스타측과의 본계약이 체결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큰 움직임은 없어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 달 16일 개최될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7명을 정식으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체계의 변화와 PUB의 운명 또한 어느정도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한국외환은행 관계자들이 미주 LA를 방문하였는데 브라질에 있는 쌍파울로 법인을 매각하는 사항과 PUB측과의 내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브라질 쌍파울로 법인을 매각하기 위해 접촉중인 대상(은행)은 LA 교포은행들인 한미은행, 중앙은행, 나라은행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들은 LA교포은행 상위권 그룹에 속하는 견실한 은행이다. 하지만 한국외환은행측에서 바라보는 교포은행들은 자산 규모만 어느정도 수준이고, 이런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상으로 순서를 매길 뿐 천편일륜적인 대출상품 말고 특별한 주력상품이나 경쟁력이 없다는 평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공통적으로 이들 은행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 확장할 만한 여력이나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해석이다. 또한 경쟁력 확보와 수익구조 향상을 위한 주력 상품의 부재(不在)로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는 것과 은행 내부의 대뇌역활을 할 수 있는 Banker다운 Banker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단순히 덩치키우기(지점망 확장)와 낮은 이자율로 대출 확장에만 급급해 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라질의 쌍파울로와 같은 독립 법인을 인수할 만한 적격은행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 한국외환은행 직원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더욱이 PUB를 인수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금융권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반응들이다.

이와 별도로 일각에서는 한국외환은행의 브라질 쌍파울로 법인을 매각하는 마당에 PUB 역시 매각하는 것이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판단을 하고 있다. 물론 묘한 시점에서 브라질 쌍파울로 법인을 매각하게 되어 PUB매각설이 가시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브라질의 쌍파울로 법인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PUB와 비교한다면 동일선상에서 두 곳을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PUB는 한국외환은행의 자산 6%에 해당하는 아주 작은 법인체중 하나이지만 PUB는 한국외환은행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PUB의 경우 총자산 10억 4백만달러, 총 자본금 1억 6백만달러로 상당한 규모의 은행이며 2003년 상반기만 해도 5백51만5천달러의 흑자를 내었다. 대출총액은 7억8천2백40만달러, 예금고는 8억 2천1백50만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브라질의 쌍파울로 법인과 PUB를 동일시 해서 바라본다는 것은 가당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쌍파울로 법인의 매각은 이미 예전부터 검토해오던 사항이었다고 한국외환은행측은 밝히고 있다.

새로운 주인의 자격심사

만일 PUB가 한국외환은행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생존의 길을 걷지 않고 매각이 불가피할 경우 과연 어떤 은행들이 매각 협상 대상자로 손꼽힐 수 있는가. 우선 한미은행과 PUB가 합병을 한다는 가정을 해보자. 이렇게 된다면 총자산 39억불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의 은행이 탄생하게 되며 상당한 수의 지점망 확보로 인한 경쟁력 제고와 어느 정도의 시너지(Synergy)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합병으로 인한 덩치는 상당해 졌다고 볼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은 단일화된 상품과 서비스로는 한단계 뛰어넘을 만한 모멘텀과 새로운 자산운용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도 힘들고 투자의 욕구는 있어도 투자수요(처)를 찾을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상품체계는 더 이상 한단계 성장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전당포식 운영으로 마구잡이식 대출만 늘려 지금과 같이 적절한 자산운용방안이 없고 자금운용에 있어 공급은 있어도 마땅한 수요가 없다는 점은 획일적으로 운영해온 자산운용방안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

시큐어드 론(담보 대출)이 약 25%, 언시큐어드 론(신용대출)이 약 15%로 대출상품에 치중하는 비율이 전체 운용자산 대비 50%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시중 교포은행들은 자산운용방안으로 전당포식 대출에 치우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한미은행 육증훈 행장은 예전에 규모가 작은 한미은행이 고속성장을 함에 따라 적절한 투자처와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타운내 타 은행들은 제살 깎아 먹기식의 자산운영 방법을 동원하여 마구잡이식 대출만 양산하였고 어쩔 수 없이 자본금을 충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몇 안되는 은행끼리 출혈경쟁만 부축이는 꼴이 되었다.

이외 대다수의 LA 시중 교포은행들의 주요 지분구성을 살펴보면 외국인 소유 지분이 50%이상 된다. 다시 말해 한인들의 투자가 상당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인 자본이 유입되고 투자가 있어야 사업확장의 기회를 맞이 한다는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중화된 일반 한인 투자가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획일적으로나마 운영하고 있는 전당포식 부동산 대출로 수익구조의 향상을 꾀하여 배당금 실적이 좋은 시중 은행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것이다. 실제 올해 2월 한미은행은 주당 10센트의 현금배당을 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경쟁력 있는 주력 상품개발이 미흡한 것일까. 이는 주력 상품개발에 상당히 소극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자, PUB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될 경우 본국의 국민 은행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명분을 세워주고 있다.
한국의 대표은행인 국민은행의 경우(김정태 행장) 최근 신용카드 및 가계여신 부실 등으로 경영상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전략을 구하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은 동남아 은행을 매입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과거 주택은행장으로 재임하던 김정태 행장은 주택은행 주식의 뉴욕상장을 계기로 미국 현지은행 인수의사를 강하게 밝히기도 하였으나 당시 인수비용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은 이유로 미국 현지 3-4개 은행 인수를 검토했지만 포기한 바 있다. 따라서 만일 지금 동남아 은행 인수를 은행과 자신의 위기 극복의 돌파구로 찾겠다는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PUB의 매각이라는 카드가 나올 경우 적극적으로 덤벼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뜩이나 용퇴설이 나돌고 있는 김정태 행장은 출장을 가는 윤 부행장의 일행에 인도네시아를 포함시켜 사전 포석을 하고 있다는 추측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새로운 주인

따라서 PUB의 매각 시 교포은행으로 압축되던 시장판도는 국민은행이라는 복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자본총계 약 100,933.50억원, 당기 순이익 18,184.30억원에 해당하는 우량은행이다.
하지만 그런 한국계 은행들의 당혹감보다 일각에서는 PUB가 어차피 매각될 경우 본국의 국민은행이 인수하는 것이 PUB측이나 직원들에게는 그나마 좋은 상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본국의 대형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사업확장에는 그만큼이나 좋은 상황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타운내의 한국계 은행에 매각되는 것보다 훨씬 나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불러 온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한국외환은행측과 론스타측은 PUB를 매각한다면 가격협상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 것 만큼 가격에 주관심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어차피 매각할 것이라면 매각 가격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어찌 되었던간에 PUB의 향방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임시 주주총회와 이번 달 말 미 은행 감독국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 은행 감독국의 실사 및 절차 그리고,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PUB의 독자생존이냐, 매각이냐는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쉽게 섣부른 판단을 내릴 사항은 아니지만 금융권 내에서는 여전히 매각이라는 관측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매각이 결정될 경우 본국의 국민은행의 행보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LA교포 은행들과의 한판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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