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 구글 임대빌딩 건물주 디폴트 유도 이유로 소송 제기
◼ 건물평가액 조작…2억 2천만 달러 건물을 1억 6천만 달러로 평가
◼ ‘평가액 조작-사전모의’ 실수로 건물주에게 이메일 발송…결정타
◼ 대주단 ‘2주 내 안 갚으면 디톨트’ VS 건물주 합의 ‘목적 달성?’
제이알자산운용이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구글 입주빌딩의 국내은행 대출과 관련, 건물소유주 측이 ‘하나은행 등 국내은행이 2억 2천만 달러 이상의 건물을 1억 6천만 달러로 감정토록 한 뒤, LTV위반으로,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고 건물을 빼앗으려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건물주 측은 ‘은행 측이 건물강탈 일정 등을 기재한 이메일을 대주단에 보내면서, 실수로 건물주 측에도 발송함’으로써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메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은행 측은 건물주의 소송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으나, 소송제기 두 달 만에 건물주 측과 합의로 소송을 취하한 것이다. 건물주 측이 소송 취하에 합의한 것은 건물평가액 조정, LTV 한도 초과 통지취소, 대출 기간 연장 등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3월 31일 대출은행 등 스폰서 미팅, 4월 1일 감정평가 확정, 4월 2일 건물주 측에 LTV위반통지, 4월 3일 바우 000에 대출채권매입 제안, 4월 17일 매각계약 체결 및 종결’ 날짜별 행동 플랜이 상세히 기재된 이메일, ‘감정평가 완료 뒤 LTV위반을 통지하고 채권을 매각해 버린다’는 엄청난 내용을 담은 이 이메일은 지난 3월 31일 대출 은행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오버시즈은행이 본국의 하나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 등 대출 은행들, 이른바 대주단에 발송한 이메일, 하지만 이 이메일은 발송자의 실수로 대주단이 아닌 LTV위반통지 및 채권 매각의 대상인 건물주 측에도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주 측에는 꼭꼭 숨겨야 했던, 어쩌면 무덤까지 비밀로 해야만 했던 이 이메일이 건물주 측에 보내지면서 ‘국내은행이 감정평가를 조작, 건물을 빼앗으려 한다’는 혐의의 소송으로 이어졌다.
대주단 ‘승산 없다’ 합의한 듯
대상 건물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의 750모펫블루버드, 이 건물은 구글이 장기 임대해서 입주한 건물로, 구글캠퍼스로 잘 알려진 건물이다. 특히 이 건물은 제이알자산운용이 지난 2021년 제이알REF28호를 통해 3,255억 원 상당을 투자한 건물로, 이 펀드에 투자한 개미들의 운명이 걸린 건물이다. 이 건물의 소유주 ‘MV101개발유한회사’는 지난 4월 14일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카운티 지방법원에 ‘하나은행과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을 상대로, 계약 위반과 신의성실의 의무 위반, 확인판결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건물주의 핵심 주장은 ‘은행 측이 고의로 감정평가를 조작, 부동산 가치를 낮춘 뒤, 이를 근거로 LTV[담보대비대출비율]위반을 통지하고 대출금 일부를 즉시 상환하라고 요구하고, 디폴트가 되면 채권을 제3자에게 매각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이 소송에서 계약위반의 대상은 대출 계약을 의미한다. 원고는 2021년 7월 2일 대주단과 750모펫블루버드 건물을 담배로 1억 8400만 달러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 뉴욕에이전시가 3,500만 달러, KEB하나 파이낸셜CA가 3,500만 달러, 유나이티드오버시스은행이 4,995만 달러, 국민은행이 4,200만 달러, 중소기업은행과 농협이 각각 2,100만 달러로 확인됐다. 미국은행인 유나이티드 오버시스를 제외하면, 하나은행 등 4개 국내은행이 약 1억 3,400만 달러를 빌려준 셈이다.
이 대출계약에서 LTV한도는 75%로, 즉 대출은 건물 가치의 75%까지 가능하다는 조건이었다. 즉, 기존 대출액이 건물 가치의 75%를 넘어서면, 한도 초과액만큼 즉시 상환해서 다시 75%선을 유지하는 조건이었다. 건물주는 소송장에서 ‘대주단이 감정평가를 의뢰한 존스랑라셀[JLL]이 지난 4월 1일 건물 가치는 현재 가치 있는 그대로[AS-IS]평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32년 이후 구글이 건물을 임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 건물의 가치를 5,800만 달러나 삭감, 1억 6,100만 달러로 평가했다. 이는 건물평가액 2억 1,600만 달러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JLL이 감정평가서를 제출하자마자 4월 3일 대주단은 건물주에게 이메일을 보내 건물평가액은 1억 6,100만 달러, 현재 대출총액은 1억 6,000만 달러 상당으로, LTV비율이 98.41%에 달한다, 오는 4월 18일까지 LTV초과 대출액 3,770만 달러를 상환하지 않으면 4월 19일부로 디폴트된다고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건물주는 이 같은 통보는 대주단이 지난 3월 31일 실수로 건물주측에 보낸 이메일 중 타임플랜과 사실상 일치한다. ‘4월 1일 JLL감정평가서 확정, 4월 2일 LTV위반통보’ 등 이메일 내용이 현실에서도 JLL감정평가 확정, 4월 3일 LTV위반통보 등이 진행되면서, 타임플랜이 실제로 실행된 셈이다. 건물주 측은 소송장에서 이 이메일이 사실상 ‘조작 일정표’이며, 건물강탈의 ‘빼빡’ 증거라고 공격했다.
서로 다른 현재가치 감정평가액
건물주는 이 건물 매입 이후 각 감정평가사의 감정액을 모두 공개하고, 현재 가치는 최소 2억 2천만 달러대라고 주장했다. 한국 은행들이 대출 직전인 2021년 4월 콜리어스의 감정가는 2억 8,300만 달러, 2022년 2월 원고 측이 선임한 콜리어스의 감정가는 2억 8,9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2023년 1월 대주단이 선임한 콜리어스의 감정가 역시 2억 8,050만 달러로 2억 8천만 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2024년 5월 대주단이 선임한 뉴마크의 감정가는 1억 6,31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건물주와 대주단이 감정가격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게 된다. 양 측은 상호합의하에, CBRE에 감정평가를 맡긴 결과, 2억 1,560만 달러로 평가되자, 건물주는 LTV75%유지조건에 따라 대출금 중 2,250만 달러를 갚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출 원금은 당초 1억 8,400만 달러에서 1억, 6150만 달러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2024년 감정평가가격을 둘러싼 갈등은 상호 간 불신을 초래하고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말았다. 감정평가는 2025년에도 이어졌다.
LTV ‘초과했나, 아닌가’
2025년 6월 건물주가 선임한 콜리어스는 2억 3,500만 달러, 2025년 6월 대주단이 선임한 CBRE는 2억 1,380만 달러로 감정했다. 올 해 1월 건물주가 선임한 콜리어스는 2억 4천만 달러, 올해 1월 같은 시기에 건물주가 선임한 CBRE의 감정가는 2억 2,940만 달러로 확인됐다. 올해 1월까지 건물주가 선임한 2개의 감정사는 건물 가치를 최소 2억 3천만 달러대로 평가한 것이다. 반면 올해 1월 대주단이 선임한 JLL은 구글의 임대계약이 2031년까지이며, 2032년부터 구글이 이 건물을 임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구글이 임대하지 않으면 가치는 하락하므로, 미래 임대비용의 현재가치를 반영, 5,800만 달러를 감액, 1억 6,100만 달러로 산정했다. 바로 이 JLL의 감정평가를 근거로 대주단은 LTV초과분 3,770만 달러를 14일 내 상환을 요청한 것이다.
건물주는 소송장에서 ‘대주단이 건물주가 3,770만 달러를 즉각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알고, 감정평가사를 통한 건물가치축소-LTV위반통보-미상환에 따른 디폴트-채권매각 등을 추진하려 했다는 것이 건물주 측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3월 31일 대주단이 실수로 이메일을 건물주에게 보내지 않았으면 대주단의 음모가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건물주는 대주단의 디폴트처리 등을 금지하는 임시제한명령[TRO]도 청구했다. 대주단은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 건물주의 소송제기 하루 만인 4월 15일 곧바로 가처분신청, 즉 임시제한명령 기각요청서를 제출했다.
대주단은 ‘법적으로 인정할 만한 정당한 긴급사유가 없으며, 임시제한명령신청은 반드시 하루전 오전 10시 이전에 대상자에게 사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으므로 기각돼야 한다. 또 건물주 측이 이메일로 소송장 초안만 전달했을 뿐 정식으로 법원에 접수된 소송장을 송달하지 않았으므로 송달적법성 및 관할권조차 알 수 없다’라며 임시제한명령 기각을 요청했다. 하나은행 측은 ‘절차적 하자’를 주장한 셈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닷새만인 4월 20일 건물주 측의 임시제한명령은 기각하고, 서류를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대주단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라는 지시로 본안에 관한 판단은 아니다. 이에 따라 건물주는 4월27일 다시 수정소송장 등을 제출했고, 14개의 증거를 첨부하면서 대주단을 몰아붙였다.
JR자산운용‘도대체 얼마나 투자했기에’
이에 따라 소송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극한 대결로 치달았지만, 두 달 만에 놀랄말한 일이 벌어졌다. 건물주 측의 본격적인 본안심리 직전인 6월26일 소송을 자진 취하한 것이다. 자칫 디폴트로 건물을 잃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주가 소송을 취하한 것은 소정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물주 측은 수정소송장에다 증거까지 대거 보강했으며, 뉴욕 등에서 계약법과 부동산 전문변호사까지 추가 선임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진 취하란, 그 동안 소송당사자간 물밑 접촉을 통해 건물감정평가가격조정, 대출 기간 연장 등에 합의, 원고가 소송 외, 법원 밖 합의를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끌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건물주는 이처럼 성공적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LTV한도초과에 따른 계약위반 및 디폴트 등을 막아냈지만, 건물가치가 불과 5년만에 약 25%나 하락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2021년 대출계약 때 약 2억 9천만 달러에서 올해 1월 2억 1천만 달러 상당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래도 건물주의 주장대로 오는 2032년부터도 구글이 계속 전체 빌딩을 임대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제이알자산운용이 제이알REF 28호를 통해서 투자한 돈이 3,25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이알자산운용은 자사홈페이지 운용자산소개를 통해 이 건물에 투자한 돈이 3,255억 원이라고 적시했다. 현재 건물의 가치가 2억 1천만 달러 정도이라면, 환율을 1,450원으로 3,045억 원, 만약 2억 3천만 달러라면 한화 3,335억 원에 해당한다. 현재 건물의 가치는 제이알자산운용이 설명한 투자액 3,255억 원에 못 미치거나 약 3%정도 넘어서는 것이다. 아슬아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