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기부로 발목 잡힌
기부천사의 빗나간 기부약속
‘세상을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
기부천사 김장훈씨의 2013년 미국기부, 2014년 이탈리아기부, 2013년말 캐나다기부가 거짓으로 드러난 가운데,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 박물관도 김장훈씨로 부터 기부를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장훈씨는 장기간,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해외에서 기부를 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도 미국과 이탈리아 기부 등에 대해 사실상 기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시인했었다. 그러나 지난 5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기부는 나 자신의 양심에 대한 문제이므로 해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얼버무리고 있다. ‘내 양심은 거짓기부도 문제없다’고 주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씨가 ‘기부했다’고 주장하지 않음으로써 이 페북해명이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치 기부가 사실인 듯 오인할 수 있는 뉘앙스를 줬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더 족쇄를 채우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기부천사 김장훈의 거짓기부 행태를 또 다시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3년 12월 김장훈씨의 캐나다 토론토 공연 때 3만 달러 기부발표와 관련, 2만 달러를 기부 받은 것으로 보도된 토론토대학 측은 돈이나 책등, 어떤 형태로든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고, 5천 달러를 기부 받은 것으로 보도된 역사교육재단 알파도 김씨 측으로 부터 직접 받은 돈은 없고 토론토대 학생회로부터 5백 달러를 받았다고 밝혔었다.
당시 김씨 측이 5천 달러를 기부했다고 발표한 또 하나의 수혜단체는 캐나다 토론토의 로얄온타리오 박물관 [ROM]으로 지난주 보도 전까지는 답변을 받지 못했었다. 그래서 지난주 본보는 3개단체중 2개 단체만 확인이 됐으며 1개 단체는 아직 미확인이라고 보도했었다.
캐나다 3개 단체 기부약속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
토론토의 로얄온타리오박물관도 지난주 본보가 배포됐던 당일인 지난 8일 목요일 오전 9시 28분 이메일을 통해 ‘김장훈씨로 부터 어떤 기부도 받은 적이 없다’고 공식확인했다. 본보는 지난 5일 박물관의 매니징디렉터와 통화해 김씨의 기부에 대해 문의했었고, 매니징 디렉터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메일로 질문해 줄 것을 요청, 5일 오후 3시 27분 이메일로 문의를 했었다.
박물관 측의 답신이 없었기 때문에 12월 7일 오후 7시42분, 다시 동일한 이메일을 한번 더 발송했고, 다음날 아침인 8일 오전 ‘기부사실이 없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본보는 매주 화요일 편집이 끝나고 수요일 인쇄에 들어가서 목요일 배포되는 점을 감안하면, 인쇄가 완료돼 배포되는 당일 오전에 답신이 접수된 것이다.
‘김장훈씨가 기부한 사실이 없다’는 로얄온타리오박물관측의 답변은 다른 해외기부가 이미 사실상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씨가 캐나다에서 기부했다고 발표한 3개 단체 중 마지막 1개 단체마저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캐나다 3개 단체의 기부역시 모두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로써 김씨는 지난 2013년 5월 미국 LA와 뉴욕공연, 지난 2013년 12월 캐나다 토론토공연, 지난 2014년 2월 이탈리아 베네치아공연 때의 기부가 대부분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때 기부 발표 중 수잔지코멘유방암재단에 7만 달러가 아니라 5만 달러 중 절반정도[김씨 주장]가 기부됐고, 토론토 역사교육재단에 5천 달러가 아닌 5백 달러, UCLA한국음악살리기운동에 5만 달러가 아닌 1만5천 달러상당의 공연티켓이 증정됐을 뿐이다. 김씨도 이같이 해명하고 해외기부에 대해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었다.
공연 때마다 반복적으로 상습적 기부 거짓 공언
김씨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반복적으로 공연 때마다 거짓기부 발표를 한 셈이 된다. 상습적인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기부천사’라는 호칭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다. 문제는 거짓기부가 이때뿐이었을까 하는 점이다. 김씨는 지난 2012년 7월 LA 노키아극장에서 공연당시 미국마약중독환자치료단체에 5만 달러, 한인교회운영자선단체에 8천 달러를 기부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때 5만8천 달러를 기부했다고 각 언론에 보도됐지만 수혜단체의 이름이 정확하게 보도되지 않았다.
각 언론마다 수혜단체의 이름이 조금씩 달랐고, 당시 취재진에 대한 확인결과 김씨 측이 수혜단체의 이름을 정확히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한인교회운영 자선단체, 일부언론은 장애인휠체어보급과 관련, 한인여성회에 8천 달러를 기부했다고 서로 엇갈리게 보도된 것이다.
2012년 7월 LA 공연 기부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취재진과 수혜단체를 알아봤지만 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진위여부를 밝히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김씨 측에 지난달 27일, 5만 달러와 8천 달러를 기부했던 ‘수혜’ 단체의 정확한 명칭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났지만 김씨 측은 이에 대해 묵묵부답, 답변을 않고 있다.
김씨 측이 수혜단체 명칭을 밝히거나, 기부금 전달 영수증만 공개하면 쉽게 확인될 일이다. 김씨 측이 돈을 전달해준 단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2012년 기부도 거짓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김씨의 거짓기부행각은 적어도 20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자신의 양심문제이기에 해명 필요성 못 느껴’
해외공연 때의 기부금 영수증 등은 김씨 자신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김씨는 미국 등에서 공연하기 위해서는 미국정부로 부터 공연비자인 O비자를 받았음이 명백하다. 그렇지 않고는 미국에서 공연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 O비자를 받아서 공연을 한 뒤, 미국정부에 그 수입지출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이때 김씨가 기부금내역을 함께 보고해야 비용으로 처리되고 김씨가 각종 세금혜택을 받게 된다. 김씨의 해외공연은 공연국가의 세금문제와 직결된다. 특히 미국공연은 공연비자를 발급한 미국 국무부, 세금관계를 관할하는 미국 국세청과 직결되고 미국실정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씨에게 기부금영수증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거짓 기부는 김씨의 공연수익 비용문제에 해당되기 때문에 미 국세청의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 김씨는 거짓기부가 그냥 말만의 거짓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공연국가 실정법상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지난 5일 페북을 통해 거짓기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차은택씨는 호형호제하는 매우 친한 사이이고 무척 아끼는 동생이지만 문화융성위에서 어떤 지원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최순실, 최순득, 장시호등은 모두 모르는 사람’이라고 명백히 밝힌 뒤 거짓기부에 대해서도 짧게 말했다. 김씨는 ‘가짜 기부다 모다, 이 부분은 저라는 사람이 오롯이 혼자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해명을 할 수도 있고, 혹은 그 문제는 사람들의 평가보다는 제 개인의 양심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해명을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해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습니다’ 라고 밝혔다.
결별한 스텝들 아직도 김씨에 대한 미련
김씨는 페북글에서 ‘기부를 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입으로 밝힌 숱한 기부에 대해 당사자들은 기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대중을 향해 ‘양심상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기부 천사’의 양심이 무엇인지 진면목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장기간, 반복적으로, 거짓기부를 사실인양 대대적으로 발표하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기부천사의 양심’이라면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김씨는 자신의 나이가 49세로 보도되고 있는데 대해, ‘3집 앨범을 발표할 당시, 기획사측에서 1968년생으로 해야 한다
고 주장해 그렇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가 약간 줄여서 알려졌다는 것이다. 언론보도대로 김씨의 나이가 49세라면 1967년생이다.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출생연도도 1967년생이다. 김씨가 기획사측에 언론에 배포했다는 출생연도는 1968년생이다. 김씨의 소속사인 공연세상의 등기부등본에 기록된 김씨의 출생연도는 1963년이었다. 올해 53세, 반백년을 훌쩍 넘긴 나이다. 연예인들은 더러 어려보이기 위해 나이를 줄이기도 한다. 일반적인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게 있는 일이다. 큰 허물이 될 수 없지만, 줄 이은 거짓기부발표를 감안한다면 이는 김장훈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본인스스로 이 부분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2012년에서 2014년 김씨를 담당했던 매니저 2명을 포함해 많은 스텝들이 김씨와 결별한 상태다. 많은 스텝들과 접촉했다. 김씨와 다소 섭섭하게 헤어진 것으로 알려진 스텝들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기부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결같이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섭섭한 마음 한편에 아직도 김씨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해결하지 않으면 국가 이미지 실추
그 애틋한 마음과 믿음은 김씨의 새 출발이다. 스스로 거짓기부에 대해 솔직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한뒤 다시 출발하라는 마음일 것이다. 국내에서 김씨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지금도 김씨를 생각하면 고마움에 눈물이 난다고 말한다. 그렇다. 김씨는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김장훈씨의 참 기부에 대해 흠집을 낼 의도는 전혀 없고 할 의사도 없지만 김씨가 약속했던 단체들이나 학교에서는 막연하나마 김씨가 약속한 기부 약속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지금까지 김씨가 행한 선행이 이런 모든 것으로 정당화하기에는 너무나 사태가 커져버렸다는 것이고 이런 부담감이 거짓에 거짓을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양파껍질처럼 밝혀지는 거짓기부를 덮을 수는 없다.
어떤 형태로든 김씨는 자신이 약속한 기부 약속에 대해 해결하지 않으면 본지의 양파껍질 벗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