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과거와는 달리 대주주 이사들과의 인맥 같은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거두는 경우까지 발생하며 적과 동지를 구분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 금융권 인사들의 솔직한 토로다.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한판 생존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학연-지연으로 대표되던 고리타분한 인맥 또한 예전 레퍼토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제는 ‘실력’이 우선적으로 검증된 뒤에야 라인이 형성되는 ‘선실력 후라인’이라는 신조어가 한인 금융권에 생겨났을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과거만 해도 선후배와의 인맥관리 등 학연-지연을 동원한 영업활동이 대세였다면, 현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실질적 영업활동만이 실적으로 반영되는 새로운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한인 금융권’에도 서서히 선진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 은행가의 고질적 병폐였던 몇몇 대주주들의 입김에 의해 인사가 좌지우지되는 구태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 현상은 결국 한인 은행가가 실적악화에 부딪히면서 불가피하게 증자를 필요로 했는데, 이 과정에 신규 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최대주주들의 지배구조가 약화된 데 따른 자연스런 부산물이라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몇몇 잘 나가는 선후배 이사진과 고객들에게 의존해 부풀린 실적을 만들어내는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은 이제 ‘제 발등을 찍는’ 자충수를 두는 셈이 되어버렸다.
한편 현재 한인은행권에 있어 추가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은행은 바로 중앙은행(행장 리차드 컵)이다.
아무래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나라은행(행장 앨빈 강)과의 합병이 이뤄지고 나면, 주위의 예상대로 주도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터라 내부적 입지위축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은행의 한 간부급 인사는 “만약 타금융권에서 좋은 오퍼라도 들어온다면 이적할 용의가 있다”며 “나라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이사진들이 실익을 챙겼다면, 사실 직원 입장에서는 미래가 암울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