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 전 국기원 부장 승소 계기 국기원 과거 비리 ‘집중 감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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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측은 당시 팬암한마당을 매년 계속 이어 갈 뜻을 밝히면서 대회를 통해 미국내 국기원 인식 개선과 태권도 저변확대, 국기원단증 가치 확립, 태권도 공인기술 재확립 등을 이유로 더 투자할 계획을 밝혔었다. 당시 국기원 관계자는 “대회를 통해 국기원은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 미국에서 국기원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통감했다. 한마당 개최 뿐 만아니라 제대로 된 태권도 기술보급을 위한 정기적인 세미나를 비롯한 대미국 국제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태권도계 비리 종합세트 ‘국기원’의 굴욕

국제적 대한민국 망신살
‘태권도인이라는 사실이 슬펐다’

▲ 오현득 전 원장이 구속되고 있다.

▲ 오현득 전 원장이 구속되고 있다.

세계태권도의 본산인 국기원이 지난 수년간 오현득 전원장 등을 포함한 집행부와 이사회의 부조리와 각종 불법 등으로 난맥상을 보여 한국 태권도의 명예와 전통이 추락되는 수모를 이어 왔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2015부터 집중적으로 국기원의 부정을 해외 언론으로서 유일하게 심층 보도해 왔는데 최근 한국 법원의 국기원 관련자 처벌과 함께 국기원의 개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국기원의 마지막 남은 개혁 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강재원 전 국기원 부장이 지난 2월 1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 판결로 국기원 개혁이 탄력을 받게됐다. 앞으로 국기원 과거 비리 감사 대상에 우선적으로 미주 지역에서 수십년간 거두어 드린 거액의 국기원 단증 비용의 비리와 지난 2017년 12월 16일~17일에 LA컨벤션센터에서 최초로 개최된 ‘2017 팬아메리카 국기원 태권도 한마당대회’(이하 한마당 대회)를 위해 지출된 40여만 달러(한화 4억원)에 대한 감사이다. 이 한마당 대회는 그동안 각종 불법 전횡을 일삼아 온 오현득 전원장이 개최한 대회였다. <특별취재반>

현재 미국에는 약 4만개의 태권도장이 있다. 해외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도장이다. 미국내 태권도 연합체인 ATU, AMA, WTU 등 3개 연합체에서만 연간 약 12,000개의 국기원 단증을 신청할 정도로 막강하다. 국기원이 승단 심사 비용으로 얻는 연간 수익은 약 120억 원(미화 약 1,200만 달러)정도로 추산되며, 이중 미주 지역에서 거두어드리는 액수는 50%로 알려지고 있다. 단증 수요는 국내가 70%에 해당하지만 단증 비용은 해외에서 60%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고 미주 지역이 최대이다. 국내에서는 초단 단증 비용이 1만원(미화 약 10달러)이지만, 미국에서는 초단이 평균 70달러 수준이다. 이어 2단이 90달러, 3단이 120달러, 4단이 150 달러이고 8~9단일 경우 450달러 수준 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미주의 사범들 중 국기원 단증 신청율은 8%~10%로 알려지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 연간 단증 비용으로 300~500만 달러로 추산되며 지난 10년간만을 계산하드라도 무려 3,000~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하지만 지금껏 이 거액의 단증 비용에 대한 투명한 결산은 밝혀진 적이 없다.

지난 2016년에 국기원장으로 취임한 당시 오현득 원장은 각종 비리 의혹의 대상이었는데, 특히 2017년 한국 정부 지원금 등 약 40만 달러(한화 약 4억 2천만원 상당)를 투입해 처음으로 LA에서 벌인 한마당 대회가 고작 2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태권도 종주국의 국기원의 이미지에 심한 먹칠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주의 한 동네 태권도 도장 대회 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특히 40만 달러를 흥청망청 탕진한 대회였음에도 제대로 된 결산도 없었고, 당시 국기원의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임원들이 없었다. 당시 대회를 앞두고 국기원은 <이번 한마당 대회는 태권도 품새와 격파 체조 등 6개 종목 58개 부문으로 선수 1,500여명 참석과 대회 기간 심판과 코치 선수 관계자 등 4,000여명이 LA를 방문할 것> 이라고 크게 홍보한 것과는 한참 거리가 먼 선수들이 고작 250명 정도의 참가와 관중석도 썰렁한 분위기로 치뤄진 대회는 한마디로 실패 작품이었다.

한마당대회 정부지원금 40만달러까지 꿀꺽

이같은 실패는 주최 측인 국기원과 후원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비롯한 연관 기관 단체들의 사전 홍보 부족과, 당시 국내외로 지탄을 받고 있던 오현득 당시 국기원장의 각종 의혹에 대한 국기원 집행부에 대한 개혁 운동을 벌이는 미주지역 한인 사범들의 대회 보이콧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이 당시 한마당 대회 참패는 “태권도 종주국인 대한민국의 굴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당시 국기원은 LA다운타운 컨벤션 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으로 ‘제 1회 팬아메리카 국기원 태권도 한마당’ 이라는 명칭으로 개최했다. 따라서 당시 대회에는 미국 뿐만 아니라 중남미 등을 포함한 팬암대륙이 모두 참가할 수 있는 대회다. 이처럼 참가 범위를 대폭 확대한 대회에 참가자가 고작 250여명에 그쳤다. 한마디로 개망신을 당한 것이다. 미국에서 태권도 연합체에서 활동했던 한 사범은 당시 본보 기자에게 “과거 내가 주최한 대회 토너먼트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참가자 숫자에 나도 놀랐다”라고 말하면서 “국기원 집행부는 대회를 통해서 해외에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가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로 태권도 전문지로 잘 알려진 ‘무카스’(Mookas)지도 지난 2017년 12월 29일자에서 <국기원, 미국서 굴욕…팬암한마당 고작 250명 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기원이 미국 LA에서 팬암한마당을 개최했으나 참가자가 고작 250명밖에 없어 썰렁한 대회를 치렀다. 세계태권도 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이 제 2의 태권도 시장인 미국에서 굴욕을 맛봤다.”고 보도했다. 또 당시 이 매체는 “국고 2억 7천, 국기원 9천총 3억 5천만원 예산 투입과 시범단 파견에 7천만 원까지 도합 총 4억 2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나, 관중석은 절반 이상이 텅비어 이 대회를 주최한 국기원의 위상에 큰 금이 갔으며,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가 가장 활발하게 보급이 된 미국에서 썰렁한 대회를 치르게 돼 현지 대회에 참석한 다수가 부끄러움에 낯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무카스지는 당시 LA 팬암태권도 한마당 대회분위기를 전하면서, 현장에 참석했던 한 지도자는 “참담했다. 국기원에서 주최하는 영예로운 대회가 미국내 한인지도자와 미국인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은 큰 충격이다. 앞으로 종주국 태권도의 위상은 없다. 마치 미국내 태권도계가 분열돼 대회를 방해해 대회가 실패했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미국내 국기원의 위상 점검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태권도 종주국 위상 무참하게 몰락

LA지역 동포들도 당시 국기원이 주최한 한마당 대회가 졸속으로 치루어진 것에 안타까움과 질책을 토해내었다. 당시 태권도 5단을 지닌 젊은사범 S씨는 “한마당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가보니 참가선수들이 너무나 적은데 놀랐다”면서 “태권도 관계자들이 모두 반성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톡방에 올라온 글 중에는 다음과 같은 글도 있다. <팬아메리대회칸이란 이름으로 열린 시합은 참담한 결과만 초래했고 조직에 있는 관계자에게 국기원에서 뭔돈이 있어서 약 20만불의 돈을 허비하느냐고 하니까 문화부에서 온 돈이라고…. 국민들의 세금은 마음대로 허비해도 되는건지? 감사원은 감사를 해야되는 돈이 아닌가요? 국기원 이름만 내걸면 무조건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국회도… 시장들도… 시의원들도 책임을 지고 물러날 판인데 어찌 국기원은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발뺌만 하는지요? 2018년 새해에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오현득씨와 그 하수인들을 기대합니다.> 당시 한마당 LA대회를 앞두고 미주의 태권도계에 반대 여론이 확산되었다.

많은 사범들과 도장에서는 ‘국기원 집행부 비리 의혹 와중에 무슨 한마당 대회냐’는 볼멘 소리가 많았었다. 특히 LA 지역 많은 태권도 도장과 사범들은 현재 국기원의 오현득 원장에 대한 반대 운동이 펼치고 있는 때 한마당대회는 시기적으로나 현재 환경상 적당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회는 한국 정부기관인 문화관광체육부에서 나온 지원금 2억원(미화 약 19만 달러)을 올해 안에 소화하려고 벌인 행사라는 것이다. 한마당대회를 개최하려면 적어도 6개월 전부터 착실한 준비를 진행시켰어야 하는데 불과 2개월 앞두고 허겁지겁 일을 벌여온 것도 수상했다는 것이다. 일부 사범들은 당시 한마당대회 조직국장인 박현섭 9단이 미국내 태권도계의 실정을 모르고 몇몇 국기원 간부들을 데리고 거창한 대회를 한다는 것조차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또 당시 대회에 한인 참가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한 국기원이 참가자를 끌어 들이려고 대회 이름을 Pan America로 하고 심판위원장도 남미계로 정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태권도 전문지 무카스지는 당시 팬암한마당 실패 원인에 대하여 미주 지역 사범과들과 국기원 측 내용을 종합해 아래와 같다고 분석했다.

– 연초에 대회 개최를 주관하는 대행사 선정의 잇따른 유찰로 인한 대회 준비부족
– 국기원 단증으로 참가를 제한, 국기원 품 단증 소지자 극소수로 참가 불가
– 국기원과 MOU를 체결했던 주요 단체가 연초 계약 파기에 따른 보이콧
– 특정단체와 대회 개최준비에 타 단체의 반감
– 국기원 오현득 원장의 반감에 따른 불만의 표시로 보이콧
– 태권도 한마당의 경기규칙을 숙지하지 못해 참가 역부족
이에 대해 당시 국기원 측은 “참가 숫자만 보면, 우리도 기대 했던 것보다 한참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역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질적으로 대회를 잘 치렀기에 대성공이라고 자부한다.
또 시범단이 수준높은 시범을 선보이고, 참가자를 대상으로 그룹을 지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다. 현지 신문과 방송에서도 극찬하는 기사를 보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해명이었다.

“오현득 전 원장의 반감에 따른 보이콧”

당시 국기원은 대회 준비 부족에 대해 대행사 선정 난항을 꼽았다. 원활한 대회를 위해 4월과 5월 대행사 선정입찰을 통해 국내 A방송사가 선정됐지만, 협의 과정에서 포기해 7~8월에 다시 재입찰 했으나 역시 유찰됐다. 결국, 국기원이 자체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9월 실사 후 10월 파견돼 대회를 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시 국기원 관계자는 “대행사 선정이 어렵게 돼 대회 개최를 취소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견도 논의됐다. 그렇게되면 정부에서 지원해 준 예산이 불용 처리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 예산을 연속 사업으로 인정받을 수 없어 어렵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또 “사실 준비 단계만 하더라도 미국내 여러단체에서 팬암한마당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임박하니 조직적으로 대회를 방해하는 단체로 돌변했다. 한때 국기원과 MOU를 맺은 단체들이 대부분이어서 더욱 아쉽게 생각한다”고 책임을 미주 지역에 전가했다.

미국 현지 지도자들은 당시 위와 같은 국기원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태권도 지도자는 “미국내 태권도대회가 규정도 없이 페스티벌 같이 진행한다는 것은 미국 태권도를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한국보다 더 보수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하면 하지, 덜하지 않다. 도장 단위로 여는 대회도 못해도 6백명이상 참가한다”고 덧붙였다. 국기원 측은 당시 팬암한마당을 매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히면서 대회를 통해 미국내 국기원 인식 개선과 태권도 저변 확대, 국기원 단증 가치 확립, 태권도 공인기술 재확립 등을 이유로 더 투자할 계획을 밝혔었다. 당시 국기원 관계자는 “대회를 통해 국기원은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 미국에서 국기원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통감했다. 한마당 개최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태권도 기술 보급을 위한 정기적인 세미나를 비롯한 대미국 국제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년 개최하겠다던 팬암한마당 대회는 2017년 참패로 끝나면서 더 이상 개최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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