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의 2010년 동계올림픽이 “김운용 망국적 행동”으로 무산되자 평창은 2014년에 다시 개최하겠다고 나서자 이번에는 전북의 무주가 “2014년은 우리차례“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면에는 DJ 청와대의 입김도 작용했다는 사실이 나타나 강원도와 전라도가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둘러싸고 지역감정을 나타내고 있다고 최근 본국의 강원일보가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재 말썽의 주인공 김운용 IOC부위원장은 지난 IOC총회가 열린 체코 프라하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청와대에 불려가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한테 혼났다”며 “당시 대한체육회장에서 물러나고 전북 무주를 2010년 유치후보도시로 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체육회장 자리만 내놓고 공동유치로 결정했다”고 밝힌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압으로 인한 공동개최결정이 결국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국내후보지를 둘러싼 강원도와 전북간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성진 기자)
2010년 개최 무산된 평창 “2014년 재도전”에 무주 “2014년은 우리차례”
동계올림픽 두고 강원도와 전라도 지역싸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도 당시 박 실장이 김 부위원장에게 ‘외압’을 가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국내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를 요구했지만 당시 KOC위원장인 김 부위원장은 평창과 무주의 공동개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유치위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이 청와대의 외압에도 불구하고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무주로 결정하지 못한 것은 개최지 선정은 KOC위원들의 투표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최근 강원도내 방송사 토론회에 참석, “김 부위원장이 공동개최, 분산개최를 계속 내놓고 전북이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해서 합의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KOC의 중재로 김진선 지사와 강제수 당시 전북 정무부지사가 서명한 합의서는 △2010 동계올림픽 유치신청은 평창이 단독 제출 △2014년 유치신청은 전북이 우선권을 갖지만 단 상기 권리는 전북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식 시설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한편 지난 국회 2010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 특위에 참석한 김 부위원장은 “김 지사와 유치위가 나에게 책임을 덮어 씌운 것은 2014년 유치후보지로 무주가 아닌 평창이 나가려는 의도적인 반발”이라며 유치과정에서 “내가 IOC부위원장이 돼야 2014년 평창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다”던 자신의 발언과 상치되는 주장을 펴 IOC부위원장이 되기 위해 평창을 희생양으로 삼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한편 평창구민을 포함한 강원도민들은 김운용 IOC부위장의 공직사퇴 촉구 도민 대규모 규탄시위를 지난 11일 여의도 2교 축구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시위는 동계올림픽 주 개최후보지 평창군민 2천여명과 출향도민 1천500여명, 시군 도민 등 6천여명이 참가, 대규모 시위로 진행됐다.이번 대규모 시위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김 부위원장의 자택 앞에서 벌였던 시위와는 달리 김 부위원장의 개인적인 사과와 공직사퇴는 물론 김 부위원장 규탄시위에 전국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뜻도 함께 담고 있다. 강원도민의 평창 재도전 의지가 분명해지자 전북 무주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을 무주가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주군민들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유치추진위 발대식을 가진데 이어 300여명이 춘천까지 도보행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의 무주군은 지난 9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범군민결의대회를 갖고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강원도를 향해 천리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 행보는 무주에서 출발 10일 금산에 도착, 1박 한뒤 대전을 거쳐 조치원, 천안,평택, 수원을 거쳐 서울에 입성, 대대적인 유치 당위성을 공표하고, 남양주를 거쳐 17일간의 행보를 마치고 오는 25일께나 강원도 춘천에 도착하게 된다.
행보에 참가한 김세웅 군수를 비롯한 무주군민들은 40여명이 그룹을 형성, 구간별 교대로 실시하게 되는데, 각 지역을 지나면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당위성을 홍보 한다.
이번 무주군 올림픽유치 군민단 도보일행이 금산을 지날 때마다 인도에 늘어선 금산군민들의 열렬한 환호에 눈시울이 뜨겁도록 감동을 받아 이들의 피로가 봄눈 녹듯 사라지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취재기자에게 밝혔다.
한편 대전역에 도착한 무주군 도보행열단은 환영회에서 강원도지사의 2014년 동계올림픽 무주단독유치 약속 파기와 평창유치 재추진 의사에 대한 강력한 규탄성명을 발표하고,풍물패,난타팀이 이들을 환영했다. 이벤트 행사가 계속되는 동안 대전시민들은 연도에서 우호적인 표현으로 연호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을 두고 한국이 다시 후보도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난번 같은 지역갈등과 어설픈 결정으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소리가 국내외로 높아가고 있다. 이제는 명분보다는 유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한 체육회와 정부가 조기에 평창 재도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