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공영화는 민주주의 국가 국민이라면 누구나 원하고 또 필요한 것 중의 하나다.
하지만 대학 학비 앞에선 교육 공영화라는 이름은 무색해진다. 정부도 교육예산이 한정적일 때는 서민들에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갈수록 늘어나는 학생들의 빚에 스스로는 고사하고 정부도 달리 손쓸 방법이 없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연방정부의 빚과 주정부의 재정난은 현재 졸업한 젊은이들과 재학 중인 학생들, 앞으로 대학, 대학원 등으로 진학하길 원하는 학도들에겐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누구나 대학진학의 꿈을 경제적 압박 없이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시간을 거슬러 교육이 ‘가진 자’들의 사치가 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없는 자’들은 빚에 허덕이는 위험을 감수하며 상급학교로 진학하지만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충격적인 학생대출의 덫
밝은 얼굴로 졸업장을 받으며 잠시 기쁨에 도취했던 K양(23).
나름 명문대를 졸업하고 앞으로의 삶이 탄탄대로일 것이라고 자부했지만 요즘은 빚 때문에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K양은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대학재학 4년 동안 내내 정부로부터 학생융자를 받았다”며 “학교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졸업 후 대출내역서를 보고 기겁을 했다.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2만 달러가 넘는 빚이 고스란히 남았다”고 충격적인 심경을 밝혔다.
상당수 학생들이 K양처럼 정부의 학생대출을 선호하며 FAFSA나 칼그랜트(Cal grant), 또는 다른 종류의 개인장학금제도의 자금력을 빌려 가까스로 졸업장을 따고 있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딱히 빚을 갚을 방법이 없어 한동안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에 따르면 졸업 후 학생들에게 생기는 빚은 평균적으로 약 2만 6,000달러로 지난해 2만 4,000달러에서 2천 달러나 규모가 상승했다. 또 실업률은 이전 보다 더 높은 8.7%에 달해 2008년 5.8%에서 무려 2.9%나 급증했다.
이 같은 통계는 곧 졸업 후 소위 실업자가 된 학생들이 대학시절 불려놓은 빚더미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혹 변변치 못한 직업을 잡아 일을 시작한다 해도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5~8년 동안 벌어들인 수입 대부분을 고스란히 대출금을 갚는데 쏟아 부어야만 한다는 얘기다.
2년 전 졸업해 한 금융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K씨(26)는 “꼭 노예가 된 기분”이라며 “일을 해도 남는 것은 없고 월급의 대부분이 빚을 갚는데 나가기 때문에 돈을 벌며 느껴야하는 보람이나 성취감은 느낄 수 없다”라고 말했다. K씨는 2년째 빚을 다 갚지 못한 상태다.
내년에 의대진학을 꿈꾸고 있던 P군은 계획을 1년 미루기로 했다. 대학졸업 후 1년 정도 쉬거나 세계여행을 다니며 장래 의사로써 생각의 폭을 더 넓기겠다는 속편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학비마련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P군은 신용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의대진학에 큰 장애물이 생겼다. 물론 의대도 학생본인이 융자를 받아서 다니면 되지만 학생융자에도 신용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다.
의대의 경우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사립은 4만 달러, 공립은 평균 2만 3,000달러(비거주자 4만달러)의 학비를 감당해야 한다. 신용도가 나쁘지 않다면 학생융자를 받아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입학을 할 수 있지만 졸업할 때가 되면 축적된 빚의 액수는 젊은이 혼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난다.
2007년 통계에 따르면 의대졸업생의 평균 채무액은 13만 9,517달러로 결코 적은 돈이라 할 수 없다. 또 계속 오르고 있는 등록금 추세를 감안하면 빚의 규모는 직업을 구하지 힘든 학생들에게는 가희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