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이 한반도 위기의 분기점

北에선 핵실험 南에선 평화제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앞으로 5개월 남짓 남겨두고 있는데, AP통신 등을 포함한 외신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북한 도발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또 한편 ‘자칫하면 평창 올림픽 시설은 대회 후 애물단지(White Elephant)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IOC측은 한반도 위기 때문에 평창올림픽대회를 다른 나라로 변경하는 문제(B-plan)는 시기상 불가능하다면 대회는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외신들은 대회가 5개월 남았는데 한국인들이 동계 올림픽에 대한 열기를 볼 수가 없다거 전하며, 이같은 원인을 최근 북한의 핵실험 도발 등과 함께 한국 정가에 몰아친 박근혜 전대통령의 스캔들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또한 입장권 판매와 관련 “현재 평창 동계 올림픽 입장권 판매가 아주 느리다”고 전했다.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조직위원회 측은 관중 100만 명 이상을 기대하면서 이중 70%의 관객이 한국인들이 참석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부터 6월까지 한국내 티켓 판매가 매우 부진한 실적을 보여주어 IOC측도 실망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평창올림픽 티켓 판매는 호조를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편집자 주>

한국내 동계올림픽 첫 단계(2월-6월) 티켓 판매 실적은 판매 목표 수 75만개 티켓 중 한국인들이 구매한 티켓은 고작 5만 2천 매로 목표량의 7%도 안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제적으로 판매는 목표로 삼은 32만개 석 중 50% 이상이 판매되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도발로 인한 한반도 위기 고조로 외국 관광객이 한국의 동계 올림픽 참관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현실에 IOC나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창 올림픽 대회 장소가 휴전선에서 불과 약 80킬로미터(50 마일) 떨어진 스키 리조트 타운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을 꺼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9월 5일 부터 온라인 티켓 판매를 재개하면서, 대회가 가까워 지면서 국내 티켓 판매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재개한지 첫 2일 동안에 한국인들이 구입한 티켓은 약 17,000 장이었다.

목표량의 7% 판매 위기의식

최근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때문에 북한이 올림픽대회 중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겨울 스포츠에는 약한 나라다. 따라서 조직위는 북한측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특별 대책을 찾고 있다. 티켓 판매 부진에 대해 이 조직위원장은 ‘지난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아시안 게임 3회, 2002년 월드컵 축구 대회를 비롯한 과거 국제적인 대회에 막판에 한구인들이 티켓을 구입하는 경향을 설명하면서 낙관론을 펼첬다. 그는 “우리는 여수세계 박람회 (2012 Expo 2012)에도 8백만 장 이상의 티켓을 판매한 나라”라고 말한 이 조직위원장은 “우리는 평창올림픽대회에서 목표한 1백만 장의 티켓을 확실히 처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조직위원장은 대회 성공에 보다 낙관적이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마지막 순간에 티켓을 구매하는 습성이 있다”면서 “오는 11월에 올림픽 성화 릴레이가 한국에 도착하면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에는 평창 조직위 측은 공항과 기차역에서도 동계올림픽 티켓을 판매 하기 시작한다. 또한 TV, 신문, 영화관,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대대적인 홍보 캠페인을 벌일 계획 이다.

조직위원회는 오는 11월 까지 티켓 판매 목표량의 50%를 판매할 방침이다.
그리고 내년 1월 말까지 목표량의 80-90%를 판매하고, 대회 개막일 2월 9일 부터 시작되는 각종 게임 기간 중 나머지를 판매 할 방침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올림픽 시설의 건설 지연과 대회를 위한 기업들의 후원 유치 문제가 계속 걸림 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동계올림픽에 대한 열기를 불러 일으키는 캠페인을 추진해 티켓 판매를 고조시키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각종정치스캔들에 지친 한국인

지난1988 년 서울 올림픽 대회 때는 모든 것이 지금보다 더 쉬웠다. 당시 한국은 최초의 올림픽 개최라는 국민적 열망과 함께 경제적 성장력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세계 무대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11 번째로 경제적 부강한 나라로 되면서 올림픽대회 같은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주최함으로써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국민적 열망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동계올림픽대회를 폐회한 후, 앞으로 경기장 운영시설에 대한 향후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모르는 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불거저 나온 박근혜 전대통령의 정치 스캔들로 인한 각종 시위 등으로 한국인 들은 올림픽에 열광하기에는 너무 지쳐 있다고 AP통신은 밝혔다. 부산 동아대학교 스포츠 과학과 교수는 ‘한국이 겨울 스포츠 문화를 한 번도 치루지 못했다는 점도 이번 동계올림픽에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눈이 내리는 야외에서 추위에 떨면서 겨울 스포츠에 열광하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가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올림픽 관계자들의 큰 걱정은 오는 동계 대회에서 한국인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알파인 및 크로스 컨트리 스키 및 기타 스노우 스포츠 경기장에서는 빈 좌석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들이 구매 한 대부분의 종목 티켓은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 하키, 쇼트 트랙 및 롱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과 그리고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싼 가격의 좌석 등이다. 조직위 측은 앞으로 정부기관, 공공회사 및 학교에 대한 티켓 판매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회 참관 관광객들을 위해 숙박 시설이 빈약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5개의 신규 호텔을 건설해 2,000개 이상의 객실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에 수백 개의 아파트를 임대할 계획이며, 2,200객실의 유람선을 속초의 인근 해안에 정박시켜 호텔 역할을 할 것이다. 조직위측은 오는 12월부터 서울과 평창을 1시간 만에 연결하는 새로운 고속철도 노선을 개설 할 예정으로 서울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경기를 관람하고 하루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에 취임 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을 이용해 북한과의 적대감을 완화하기로 마음을 정했으나, 북한 측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으로 그의 대화 노력은 무너졌다.

테러위협에 극도의 불안감

최근 Asia Newsweek는 ‘평창 올림픽과 북한’이란 주제의 기사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평화의 제전’에 영향은 없을까?’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 신문들에는 올림픽의 준비 상황과 스피드 스케이팅 등 유망 종목에 관한 기사가 스포츠 면 등에 실려 있다. 최근 1면 기사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국의 방위체제, 미국과의 연계 강화 등 의 뉴스가 눈에 띈다. 그런데 북한의 도발 행동과 평창올림픽을 함께 다룬 기사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전국적으로 일제히 북한의 공격을 상정한 민방위 훈련을 20분 동안 실시할 예정인데, 유비무환 정신에 입각한 것이기는하나 이 훈련과 동계올림픽과의 관련성에 대한 설명은 없다. 한국 정부는 얼마전 올림픽 테러 대책회의를 열고 주로 해외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조직의 동향을 중심으로 논의한 바 있다.

아마도 올림픽 개막까지 반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을 부추기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 이다. 위기 상황은 지금까지 언제나 있었던 일이고 앞으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 사람 들은 말한다. 그러나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선택사항에 추가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가운데, 긴장이 더 고조 되면 평창올림픽 투어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한국 정부의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다음과 같은 회신이 왔다.
“올림픽이라는 평화의 축전 기간 중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면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고립될 것이다. 우리는 같은 민족인 북한 선수단을 반드시 참가시킬 것이다. 만반의 안전 조치를 취할 것이니 걱정하시지 마시고 한국에 꼭 오십시오.” 하지만 남북분단의 역사를 놓고 볼 때 아무래도 불안은 여전하다. 북한은 1988년 서울올림픽 방해 공작을 폈다. 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사망한 1년 전의 대한항공 폭파 사건은 사고를 가장해 한국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퍼뜨려 올림픽 개최에 치명타를 안기려 했던 것 이다. 살아남은 북한의 김현희 전 공작원의 증언이다.

북한은 이후 한국을 겨냥한 테러를 일으키지는 않았으나 당시 외교관을 북한의 우방국에 파견해 서울올림픽 참가를 보류하도록 설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몇 년 후 이런 상황이 돌변했다. 90년 북경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 이 한반도기를 들고 같이 행진한 것이다.

남북한 스포츠 교류가 확대되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남북 합동 입장 행진이 실현됐다. 그리고 7〜8년 동안 남북 각각의 팀들이 상대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북한의 여성 응원단들이 방한하여 큰 인기를 끈 것도 이 무렵이었다.

북한 도발이 변수이긴 하지만…

그리고 지금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줄곧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호소하고 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참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긍적적인 대답은 아직 없다.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계기로 평소 대립하던 나라들의 긴장이 완화되는 경우는 종종 있어 왔다. 김정은은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에 열심이라고 한다.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한다면 일시적으로나마 긴장이 완화되지 않겠는가? 또한 북한이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여 평창올림픽 개최 중이나 그 전후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겠다고 약속한다면 사태는 크게 반전될 것이다. 상호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외교협상을 시작해 내년 봄 한미합동군사훈련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내년 평창을 포함해 향후 5년간의 올림픽은 모두 동아시아에서 열린다. 만일 북한이 핵무장을 한다면 지리적으로 먼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사람들 은 도쿄와 베이징도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한중일은 영토나 역사문제 등으로 국민 감정이 복잡하지만, 동아시아라는 배에 탄 공동운명체 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이라는 폭풍우가 밀려오는 지금이야말로 한중일은 손을 잡고 폭풍우에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한반도와 그 주변을 엄습하는 위기, 과연 그 전도에 무엇이 있을까? 내년 평창올림픽이 그 분기점 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