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세상…도대체 이게 나라냐?] 靑, 울산시장 선거 개입 파문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추악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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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총영사 줄까, 공기업사장 줄까’ 경선포기 대가 자리 제안

대통령 친구 당선 위해
운동권 후보와 ‘뒷거래’

▲ 송철호 울산시장

▲ 송철호 울산시장

청와대가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 부정선거를 주도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의 기소 1년4개월 만에 첫 정식재판이 열리면서 공소사실 일부가 공개됐다. 대통령 친구인 송철호 변호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주도하에 상대후보 흠집내기, 청부 수사 등을 진행한 사실이 공개됐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경선 포기 대가로 차관이나 총영사, 공기업 사장 자리등을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또 청와대 뿐 아니라 송철호의 경쟁상대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자신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주지 않으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사실상 위협하는 등 ‘내
가 법위에 군림한다’는 인식은 ‘그 밥에 그 나물’꼴이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2018년 6월 울산광역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소위 운동권내부에서 매관매직을 방불케 하는 불법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구체적 정황이 공개됐다. 이른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사건’의 첫 정식재판이 열린 지난 5월 10일,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은 충격 그 자체이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운동권출신 청와대 참모들이 정부요직이나 공기업사장 자리를 마치 어린 양 부리는 아이에게 사탕 던져주듯 경선 포기 대가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검찰 공소장에는 구체적으로 6차례에 걸쳐 정부요직 등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았던 사실이 드러난다.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같은 제의를 한 것은 물론이고, 운동권 출신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후보도 적극적으로 ‘한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친구 송철호가 직접 뒷거래 제안

첫 번째 장면은 지난 2017년 6월께 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한 식당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86학번 모임’이 열린 이 자리에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011년 울산광역시 중구청장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적극적으로 자리를 요구했다. 검찰은 이때 임씨가 임 실장에게 ‘최고위원이 끝나면 오사카 총영사로 가면 좋겠문재인과친구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는 공직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혀없는 사람이다. 두 번째 장면은 2017년 10월, 임씨 측이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변호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과학기술부 차관, 상위 10대 공공기관장 자리를 원한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다는 것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염불보다는 잿밥’ 울산시장 당선보다는 뒷거래를 원한 것이다.

세 번째 장면은 2017년 10월 24일 울산소재 송철호변호사의 사무실, 송변호사의 사무장이 임씨의 측근 주모씨를 불러서 뒷거래를 제안했다. 임씨는 ‘송철호가 대통령과 친구고 하니까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공기업사장이나 차관 등 자리를 충분히 챙겨줄 수 있으니, 임동호와 이야기 한번 해봐라. 송철호가 충분히 그 정도의 능력이 된다’고 회유했다. 임의 제안에 송철호가 화답한 셈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송철호가 동석해 ‘임동호가 출마하지 않도록 이야기 좀 잘 해달라’고 말해 경선출마를 포기하면 공기업 사장 등의 자리를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네 번째 장면은 2017년 11월 하순, 임씨는 ‘86학번 동기’인 한병도가 청와대 정무비서관에서 정무수석으로 승진하자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다.

▲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그러나 한병도가 확답이 없자 2017년 12월 12일 울산시장 출마계획을 밝히는등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되지 않으면 송철호와 경쟁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며, 압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다섯 번째 장면은 2018년 1월 하순 청와대, 임씨는 청와대를 방문, 한병도를 만나 오사카 총영사 임명여부를 재차 물었고, 한병도는 임씨에게 ‘오사카총영사는 외교부에서 반발하니 고베총영사 자리는 어떠냐’고 말하며 임씨를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병도는 ‘공공기관장 자리는 많은데

공공기관장은 어떠냐’고 말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즉 한병도는 오사카 총영사대신에 고베총영사나 공공기관장을 제안한 것이다. 여섯 번째 장면은 2018년 2월 12일, 임씨의 울산시장 당내경선 출마선언 하루 전날이다. 이에앞서 2월 5일 한 여론조사에서 송철호, 심규명, 임씨 등 3명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당시 시장이던 김기현 후보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철호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켜 대통령의 심기를 보호하려는 비서실도 ‘불 난 호떡집’격으로 당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월 12일 한병도가 임씨에게 전화를 했다. 한은 임씨에게 ‘울산에서는 어차피 이기기 어려우니 다른 자리로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공기업사장 등 4자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밝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은 대통령 인사수석비서관실 산하 인사비서관실 소속 선임행정관에게 ‘임동호에게 연락해 어느 공직을 원하는지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고, 선임행정관은 임동호에게 연락해 ‘검토 중인데 어디로 가시겠느냐, 가고싶은 곳이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병도와 임동호 등은 오사카총영사, 고베총영사, 과학기술부 차관, 상위 10대 공공기관장, 공기업 사장 비롯해 4자리 등, 한 나라의 요직을 뒷거래 대상으로 삼았다.

임동호, 임종석에 ‘오사카총영사 원한다’ 토로

▲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를 위해서, 공직생활의 경험이 ‘1’도 없는 임씨는 이 같은 상황을 악용, 적극적으로 ‘한 자리’를 요구하는 등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임씨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병도 수석이 울산에서는 어차피 이기기 어려우니 다른 자리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다. 반면 한병도는 ‘제가 자리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임동호가 저에게 정부비서관이던 시절부터 정무수석으로 일하던 때까지 수차례에 결쳐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청와대와 민주당, 운동권내에서 매관매직이 성행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선을 포기시켜 울산 시장이라는 관직을 대통령 친구에게 안겨주는 대신, 경쟁자에게는 오사카총영사등 공직을 주려한 것’이므로 매관매직인 것이다. 돈으로 직을 산 것이 아니라 직으로 직을 사려 한 것이므로 ‘도찐개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바로 이런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다. ‘법치’는 사라진지 오래고 ‘눈치’가 이 나라와 이 사회를 움직이는 최고의 준거 기준이 되고 말았다. ‘역대최강 멘탈’ 대통령 덕에 법은 안중에 없다. 그래서 도저히 예측 불가능한 나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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