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군 배신하며 스타에 오른 특수부 검사 출신
◼ 정의와 공정 내세운 그의 최대 리스크는 가족
◼ 처남 성추행, 자식들의 과거 SNS는 시한폭탄
◼ 당원게시판 수사 결과 따라 치명상 입을 수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법무부 장관 후보에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낙마시키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일당백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당장 한 의원을 국민의힘으로 복당시켜야한다는 여론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의 꿈은 대통령이다. 조갑제나 김종인 그리고 국힘 내 서범수 의원을 포함한 일부 중진 의원 등 그가 개인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몇몇 그룹이 그로 하여금 대권 꿈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차라리 민주당에게 정권을 내어줄지언정 한동훈 만큼은 안 된다는 비토론이 더 거세다. 뿐만 아니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한동훈을 일컬어 ‘윤석열의 배다른 형제’라 부른다. 김건희 문제와 비상계엄 등으로 윤석열에게 등을 돌렸지만, 같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서의 오랜 인연은 물론이고 정치인 한동훈을 만든 건 윤석열이란 점에서 그에 대한 비호감도는 윤석열을 능가한다. 한동훈의 대선 가도에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내부 총질 전문범이란 당내 비판을 넘어서야 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최대 리스크인 가족 문제를 넘어야 한다. 특히 딸과 아들의 과거 sns는 그야말로 폭탄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당원 게시판 문제도 변수다. 대선 지지도 1위로 떠오른 한동훈의 리스크를 <선데이저널>이 파헤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윤-한 두 사람은 한국 검찰 특수수사의 적자(嫡子)다. 윤석열은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과 중앙지검 특수 1부장,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을 거치는 동안 한 의원은 늘 그 곁의 핵심 참모였다. 한 의원은 정계 입문 전 21년간 검사로 재직했으며,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낸 경력은 그가 어떤 수사를 해왔는지 보여준다. 과거 윤석열은 여론몰이의 귀재였다. 검찰 내부의 자료를 친한 기자들에게 흘려서 여론전으로 몰아간 다음, 여론을 등에 업고 수사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그의 주특기였다.
검찰 캐비닛에 있던 수사기획서
이번 김승원 사건에서 한동훈 의원이 보여준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검찰 캐비닛에 있던 수사기획서를 누군가로부터 받아 이를 SNS에 공개해 여론을 움직였다. ‘증거’를 쥐고 상대를 몰아붙이고, 여론 앞에서 유무죄를 다투듯 싸우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출처와 취득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수사 관련 자료를 앞세워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그가 자료의 입수 경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둘이 비슷한 점은 또 있다. 바로 배신의 아이콘이란 점이다. 윤석열이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올린 건 다름 아닌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문 전 대통령은 최순실 특검으로 스타반열에 오른 윤석열을 과감하게 기수를 파괴한 끝에 서울중앙지검과 검찰총장에 앉혔다. 그러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로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자신을 검찰총장에 앉힌 문재인 정부와 정면충돌한 끝에 야당 대선후보가 됐다. 자신을 발탁한 권력과의 결별이 곧 정치적 자산이 된 셈이다.
한동훈의 복당을 어려운 첫 번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내부총질도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따라다니는 ‘내부총질’ 논란의 출발점으로 2024년 7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이 거론된다. 당시 한 후보는 TV토론에서 경쟁자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폭로했다.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이 왜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장관도 개별 사건에는 개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 예시로 든 것이 나 후보의 공소 취소 요청을 거절했다는 일화였다.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은 국민의힘이 공수처법 등의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이 일로 당 의원과 보좌진 27명이 기소된 상태였다. 당 안팎에서는 당대표 후보가 동료들의 사법 리스크를 선거판에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나 후보는 즉각 한 후보가 자기 정치 욕심을 위해 당을 위한 충언을 비틀었다고 반발했다.
원희룡 후보와 함께 이틀 연속 ‘내부총질’ 공세도 폈다. 역풍이 거세지자 한 후보는 이튿날 신중하지 못했던 점이 죄송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마지막 토론에서는 나 후보가 당직도 없이 개인 차원에서 부탁한 것이라고 재반격해 공방은 오히려 격화됐다. 앙금은 2년이 지나도 가시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3월 나 의원의 공소 취소 청탁 고발 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나 의원은 이를 두고 한 전 대표의 문제 제기가 정치를 사법의 영역으로 옭아맨 최악수였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한 의원 측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당한 청탁을 거절한 원칙의 문제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같은 편의 약점도 서슴없이 꺼내 든다는 이미지를 굳힌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인식은 이후 윤석열과의 결별 과정에서도 반복해 소환되고 있다.
한 의원의 궤적은 윤석열의 대권 공식을 놀라울 만큼 그대로 따른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김건희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결국 12·3 비상계엄 이후 결별의 길을 걸었다.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16일 국민의힘 당대표에서 사퇴하였다. 대가는 혹독했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 가족의 ‘당원게시판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내린 제명 처분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당시 친한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한 전 대표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내부 총질의 대가
한 의원은 국민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한동훈 의원은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 시절 3차장검사로 영전시킨 데 이어 대통령이 된 후에는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검찰총장이 아닌 일약 법무부 장관에 전격 임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 내내 따라다닌 꼬리표는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었다. 결국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별도의 특검으로 이어졌고, 윤 전 대통령이 받는 재판 가운데 김건희 특검 2건이 포함돼 있다.
한 의원 역시 가족 문제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게시글의 작성자가 한 전 대표와 가족 5명의 명의라고 결론냈고, 윤리위는 한 전 대표 가족이 행한 것으로 인정되는 조직적 게시글 활동이 당원규정과 윤리규칙에 저촉되고, 당의 게시판 관리 업무를 마비시킨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한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했고, 당무감사위가 일부 글을 가족이 쓴 것처럼 조작했다며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진실은 수사로 가려질 문제지만, ‘가족’이 정치적 급소가 됐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아 있다.
혹독한 가족 검증 시작될 것
<선데이저널>이 한동훈 가족에 주목하는 건 이유가 있다. 일단 그의 처가와 관련한 의혹은 아직 제대로 된 검증대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처남 진동균 전 검사가 검사 시절 성추행을 했다가 내부에서 어떤 과정에서 덮게 된 건지, 딸이 어떻게 해서 중학생 때 글로벌기업의 후원을 받아 컴퓨터를 사회복지단체에 기증할 수 있었는지, 고등학생이 전문가 뺨치는 논문을 10개나 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왜 논문을 철회했는지 등에 대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또한 논문 대필 수사에 대해 윤석열 정권 시절 경찰이 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등 어느 하나 밝혀진 것이 없다. 일단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힘 내부 문제인 당원게시판을 건들기 시작했다. 지금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당원게시판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월 사건 당시 게시판을 관리한 국민의힘 홍보국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게시판 운영 체계와 계정 관리, 게시글 작성·관리 과정을 조사했다. 8월에는 강제수사로 수위를 높였다. 경찰은 8월 12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서버 관리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고발 대상은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작성자와 아내, 딸 등이며 혐의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다. 국민의힘은 당원명부 관리는 별도 업체라 이번 압수수색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수사로 가려질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한동훈 명의 계정이 한 의원 본인의 것인지 동명이인의 것인지다. 둘째, 가족 명의 글이 명의 공유를 통한 조직적 여론조작인지, 아니면 한 의원 측 주장처럼 익명 게시판에서 허용되는 비판 글인지다. 셋째, 당무감사 자료에 조작이 있었는지다. 서버 원본 자료가 확보된 만큼, 수사 결과는 어느 쪽에든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본인 작성이나 조직적 명의도용이 확인되면 한 의원의 정치적 재기에 치명상이 될 것이다. 수사 결과는 한 의원의 복당 여부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