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 취재] 중앙미디어그룹 어디로? 매각 둘러싼 홍라희 진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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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현에게 물린 돈, 지분으로 회수 가능성
◼ 이재용 의지 없지만, 딸들의 생각은 다른 듯
◼ 홍석현 소유 미술품 부동산 홍라희가 인수?
◼ 삼성물산이 중앙일보 백기사…건설사들 눈치

경영권 매각을 진행 중인 중앙일보가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본지는 호반건설이나 중흥그룹, 부영그룹 등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취재에 따르면 이 건설사들은 현재로는 관망하고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관망하는 이유는 자의적 타의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종의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 굳이 끼어들어서 인수 금액을 높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달 전에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삼성에서 중앙일보나 JTBC등을 인수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의 상황은 다소 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일단 홍라희 여사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게 담보를 제공한 것도 있는데다, 작고한 부친이 언론사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는 점 때문에 어떻게든 중앙일보를 살리거나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중앙미디어에 대해 여전히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걸림돌이란 후문이다. 때문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나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 등 딸들이 엄마를 도울 것이란 소문이 삼성그룹 내부에 파다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넘어야 할 법적 장벽은 있는데, 삼성 내부에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전해진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현재 중앙미디어그룹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모기업이나 다름없는 중앙일보와 회사 적자의 원인인 JTBC가 어떻게 될 것이냐다. 메가박스를 비롯한 계열사들은 사실상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JTBC의 경우 법원이 회생절차(법정관리)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JTBC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서울회생법원 제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28일 오전 JTBC의 자율 구조조정(ARS)절차를 종료하고 회생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영회계법인은 JTBC가 사업을 이어갔을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와 당장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를 평가해 12월 8일까지 조사보고서를 제출한다. JTBC매각이 무산돼 회생을 위한 자금 확보에 실패하거나, 조사 결과 JTBC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 회생이 실패할 수 있다.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를 통과하더라도 JTBC가 계획안 이행에 실패한다면 법원은 파산을 선고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JTBC의 현재 부채나 미래 가치 등을 감안할 때 회생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 것이란 전망이 일부 유튜버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이는 삼성이 현재 JTBC를 바라보는 입장이나 법적으로 봤을 때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JTBC 사실상 회생 실패 가능성

문제는 중앙일보다. 중앙일보는 2025년 국내 신문사 1위인 매출, 영업 이익175억 원, 당기순이익 59억 원을 기록했다. 신문업 자체는 그룹에서 재정 상태가 가장 안정적인 회사였고, 그래서 계열사들과 달리 법정관리가 아닌 워크아웃으로 갔다. 문제는 계열사 리스크였다. 하나는 지급보증이고 하나는 직접 지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앙일보의 지급보증 규모는 총 2,250억 원으로, 중앙일보엠앤피 1123억 원, 중앙일보에스 313억 원, JTBC 400억 원, 콘텐트리중앙 300억 원 등이다. 특히 투자업계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JTBC·콘텐트리중앙 관련 보증 약 700억 원을 가장 민감하게 보는데, 이들의 채무 이행 여부에 따라 중앙일보 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급보증액이 중앙일보의 유형자산 총계보다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문제만 해결되면 중앙일보는 지속 가능한 회사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삼성그룹의 중앙일보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유튜브나 본국 언론에 나온 것처럼 JTBC는 애초에 법적으로 불가능하고, 중앙미디어그룹의 모태인 중앙일보라도 살려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법적으로 가능하냐는 점이다. 현재 본국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대기업과 그 계열회사는 일반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이 발행한 주식 또는 지분의 2분의 1을 초과해 취득하거나 소유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해 지분을 취득하면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시·도지사가 6개월 이내 시정을 명하게 된다.

즉 삼성 같은 대기업 집단이 중앙일보 지분을 사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50%를 넘는 지분은 가질 수 없다. 하지만 50%이하 지분으로도 나머지 주주가 분산돼 있으면 최대주주로서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가능하다. 방송처럼 별도의 승인·재승인 심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규제 강도만 보면 신문 인수의 문턱이 방송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된 인수 후보들(부영, 중흥, KG등)도 대부분 자산 10조 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인데, 신문 쪽은 이 50%제한 안에서 구조를 짜면 되기 때문에 인수 검토가 가능하다. 때문에 중앙일보와 삼성의 홍씨 일가 내부에선 부친이 설립한 중앙일보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는 것이다.

이재용의 악연 그리고 매입

앞서 말했듯 문제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다. 본지가 지난 6월25일자에서 보도했듯 중앙일보는 그동안 여러 자구책을 강구했으나 번번이 결렬됐다. 대표적인 것이 앞서 언급했던 보광 휘닉스 파크와의 매각협상 결렬이다. 중앙그룹은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돈이 되는 건 다 팔아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지난해 말 한화그룹과 보광 휘닉스파크에 대한 매각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휘닉스중앙 지분80%를 인수하기 위해 실사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그룹 측에서 원하는 휘닉스중앙의 전체 기업가치(지분 가격 기준)는 약 2,5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중앙그룹은 그동안 잠재적 원매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지분 전량을 파는 게 아닌 데다, 연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및 만기가 돌아오는 회원권 규모가 총 3,000억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앙그룹이 휘닉스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매각대금이 오너일가의 가족 회사로 들어가는 구조여서 현금 활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당시 매각이 이뤄졌다면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매각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막판에 한화그룹이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매각금액과 관련한 이유도 있었지만, 재벌 3세 세계에서 맏형처럼 통하는 이재용 회장이 한화그룹 3세들에게 넌지시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는 소문이 재계 내부에서 파다하다. 그리고 이 회장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악화한 이유는 알려진 것처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JTBC가 했던 보도 때문이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JTBC는 태블릿PC 보도뿐 아니라,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 의혹을 연속 보도했다. 특히 삼성이 단순한 승마협회 지원을 넘어 정유라 개인에게 특혜성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이후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삼성의 정유라 지원 문제가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고, 결국 이재용 부회장(당시)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부진이 백기사로 나서나?

여기서 홍라희 여사의 고민이 발생한다. 부친의 유업과 동생이 하루아침에 몰락할 위기에 놓인 작금의 상황이 계속 눈에 밟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들 이재용 회장은 AI와 반도체 시대에 중앙일보와 같은 언론에 발을 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거 언론이 힘 좀 쓰던 시절이었으면 모르겠으나 오늘날의 언론사주는 과거와 같은 위세를 누리지 못한다. 한 해에 몇백억 남지 않는 언론사를 굳이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인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홍 여사의 입장은 다르다.일단 홍석현 회장에게 빌린 돈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지분으로 받으면 일부는 상쇄할 수 있다.

홍씨 남매의 가업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2015년 보광이 흔들릴 때 홍석현·홍석조 형제가 자산을 사주며 백기사로 나선 일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홍라희 여사가 언론사 지분이 아니라 비언론 자산을 사주는 방식으로 돕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중앙일보가 태안 부지를 삼성물산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정확히 이 유형이다.

중앙일보는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충남 태안군 연포해수욕장 일원에 보유한 토지를 삼성물산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약 330억 원 수준에서 삼성물산과 매각을 협의 중이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핵심 자산 처분으로 채권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워크아웃에 동의한 측면이 있고, 이 태안 토지 매각이 중앙일보 구조조정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이재용 회장이 있지만 셋째 딸인 이서현의 입김도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서현은 현재 삼성물산 사장이다. 또한 홍라희 여사가 홍석현 회장의 부동산, 미술품 같은 자산을 제값에 인수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동생은 숨통이 트이고 나는 지배구조 논란 없이 도리를 다할 수 있단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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