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이산가족 상봉 ‘우리 생전에 실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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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70년 가슴앓이 세월을 누가 알까?

‘화상 상봉이라도 했으면…’

한국인들에게‘추석’은 온 가족들이 모여 함께 풍년을 축하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며, 이웃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한국 최대 명절이다. 하지만 실향민들에게 추석은 잊힌지 70여년이 훨씬 지나고 있다. 70대-80대 실향민들은 북한에 계신 부모님이나 가족들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언제나 한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한국 전쟁 때 헤어진 아버지를 얼굴도 기억 못 한 채 70년 가슴앓이 세월을 보냈다. 오늘날 한반도의 이산가족의 아픔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곳이다. 남북한 간의 이산가족 상봉도 염원이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실향민들의 아픔은 어디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성진 취재부 기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1971년 8월 12일에 대한민국의 대한적십자사가 한국 전쟁 또는 한반도 분단 때문에, 남과 북으로 헤어져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실태를 확인하고, 서로 소식을 전하거나 상봉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그 계기로 남북한의 적십자사 간의 합의에 의하여 1985년 9월, 서울과 평양에서 최초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과 예술 공연 교환 행사가 이루어졌다. 이후 모두 21차 이산가족 상봉이 실시되어 마지막으로 지난 2018년 8월 20일-8월 26일 실시되고는 중단된 상태이다. 한편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2005년 8월 15일에 1차가 실시되고 2년 후 2007년 11월 14일~11월 15일로 7차까지만 하고는 중단된 상태이다.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 송원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사무총장 송원석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한반도에서만 실현되고 미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이산가족 등에게는 아주 희귀한 케이스로 한두명에게 연결되어 그나마 한국에 들어가서 상봉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편 최근 미국 의회에서 재미한인들의 이산가족상봉법안이 일차적으로 하원에서 지난 7월 19일 만장일치로 통과해 상원으로 이송되었다. 하원에서는 그레이스 멩 의원(민주당)이 주도하고 한국 계 영 김, 미셀스틸 박, 메를린 스트릭랜드, 앤디 김 의원들과 벤 테일러(공화당), 브레드 셔먼 (민주 당)의원 등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하원 415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공약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지원할 것 등을 밝혀 과거 어느때 보다 재미 이산 가족 상봉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주의 실향민들이 직접 북한의 이산가족과 상봉은 거처야 할 여러 가지 단계가 있어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주 실향민과 북한 내 가족과의 상봉을 허가해야만 실현될 수 있는 과제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바이든 새 정부와 대화와 교류를 원할 경우에는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 동안 미국 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상봉울 추진해 온 단체들의 입장을 들어보자. 이차희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National Coalition on the Divided Families: Divided Families USA) 사무총장은 지난 9월 2일 자유아시아방송 (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상원에서 계류중인 이산가족상봉 법안(H.R.826)도 한국 정부의 행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미주 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했다.

“직접 안되면 화상 상봉이라도 절실하다”

이차희 총장은 “우리가 죽기 전에 고향 땅을 밟고 가족을 만나는 것이 우리에겐 한이 맺힌 일이다. 이것이 화상 상봉으로 대체될 순 없다”면서 “그렇지만 화상 상봉으로 인해서 상봉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기에 화상 상봉은 하나의 단계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북 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미주 한인들도 재회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송원석 워싱턴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총장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이 대면 이산가족 상봉을 대신할 순 없지만, 이산가족들에게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다시 대화가 돼서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 자체로도, 미주에 있는 한인들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또 송원석 사무총장은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은 70년의 세월 동안 가족과 분단된 삶을 살고 있다며 그는 “그분들에게 본인의 가족들을 다시 찾아서 이분들과 화상으로나마 얘기할 수 있고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주 한인들에겐 화상 이산가족 상봉 또한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송원석 사무총장은 “사실 상원에서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통과가 돼도 그 법안 자체가 화상 상봉을 포함한 북미 간의 이산가족 상봉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상봉으로 이루어 지기까지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여성평화단체인 위민 크로스 DMZ(Women Cross DMZ)의 이현정 조직국장도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의회에서는 적극 논의되고 있지만, 행정부 내에선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 했다. 그는 “의회 쪽에서는 지지 표명을 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행정부 쪽에서는 여기에 대한 입장을 전혀 들은 바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며칠 전에 기고 했잖아요? 반드시 이산가족은 재회하게 하겠다고 약속은 했는데 지금까지 전혀 거기에 대한 정책이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북한 내 가족들의 생사조차 쉽사리 확인할 수 없어 화상 상봉부터 시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미주 한인 이산가족)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중간에서 대화가 끊어졌다’고 말한다”면서 “그런데 우리가 그 영문을 모르고 있다. 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끊어졌는지, 사정이 있어서 편지가 끊어졌는지. 편지하시던 분 중 상당수가 왜 연락이 끊어졌는지 모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미 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 측에서도 북한 내 이산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이유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북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이산가족 상봉도 가능할 걸로 전망했다. 송 총장은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적 문제와는 다르게 가족과 인도적 차원에서 다뤄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서 언제든지 가능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조직국장은 미국 내 한인단체가 미국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지속해서 호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계속 시민 사회에서 행정부에 연락하고 왜 이게 중요한지에 대해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상봉 이뤄지기까지 또 다른 절차가 필요”

한편 지난 8월 21일 한국 통일부 정례 브리핑에서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비대면 방식의 화상상봉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내 7개 화상 이산가족 상봉장 증설도 곧 완료된다고 덧붙였다. 미국무부는 2021년 9월 1일 미국 내 한인들을 위한 이산가족 상봉 추진과 관련한 자유아시아 방송(RFA)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 내에 있는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미주 한인들의 비통한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인 이산가족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답했다.

▲ 영 김 의원이 하원외교위에서 이산가족상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영 김 의원이 하원외교위에서 이산가족상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가 최근 9월 1일 미국 시민들에 대한 북한여행 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면서 미국 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대면 상봉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평가이다. 댄 제스퍼 미국친우봉사단(AFSC) 워싱턴 사무소장은 북한여행 금지 조치 철회는 북한 내 이산가족과 재회를 바라던 미주 한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간단하게 취할 수 정책 이었다고 지적했다. 댄 제스퍼는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 후보가 선거 전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면밀히 검토했으면 한다”면서 제스퍼 사무소장은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송원석 사무총장은 여행금지 조치가 아니더라도 북한을 방문하는 일은 미주 한인 이산가족들에겐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은 북한 여행 금지 때문에 미국의 한인들이 북한으로 가서 만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아예 없다면서 또 가족을 찾는다는 것은 중간에 이런 일을 해주는 중개 인을 고용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거기에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그 과정에 사기를 당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고 그리고 북한으로 여행하는 과정 가운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든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대면 이산가족 상봉이 더 어려워진 가운데, 미북 간 화상 이산가족 상봉은 가능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재미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최근 미 연방 하원서 만장일치 통과되어 현재 상원으로 이송되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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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상원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캠페인 추진

조만간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가주 결성대회 개최하겠다

남가주 인산가족 상봉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전국본부(National Coalition on the Divided Families·상봉추진위) 남가주협회 (Southern California Chapter,회장 최장준)는 지난 18일 용수산에서 상견례를 겸한 임시 준비 임원회 모임을 갖고 현재 연방 상원에 계류 중인 이산가족상봉 법안 통과를 위해 전체 100명 상원의원들을 대상으로 건의서를 보내고,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의 동참 후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서 최창준 회장은 “지난 6 월에 남가주 지역 회장으로 임명 받은 후 임원진 구성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각계의 후원으로 중요 임원진이 구성되었다”면서 “앞으로 미주 이산가족상봉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또 최 회장은 “앞으로 단체 카톡방을 개설하여 임원진들간의 정보 교환을 돈독히 하고, 우선 과제 로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 이송된 상봉법안 통과를 위한 촉구 캠페인과 함께 의회를 대상으로 하는 후원회 활동도 벌려 나갈” 방침이라고 밝히며 조만간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가주 결성대회를 개최하겠다. 미주에서 이산가족상봉이 실현될 경우, 남가주 지역이 가장 많은 이산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관계상 상봉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산가족상봉 대상으로 이북 5도민회 실향민들을 위시하여 한국전쟁 국군포로 및 실종자 가족, 6.25전쟁 납북자, 탈북자들 실태 조사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주 지역 이산가족 실태 자료로는 최창준 회장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그는 KBC-TV를 운영하면서 서부지역 실향 이북도민 실태조사, 이북도민과 재미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미국 정부 시책 건의, 재미이산가족 신청서 접수와 홍보, 차세대 2·3세들에게 조국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뿌리교육, 탈북자 돕기 등과 과거 재미남가주이북도민회총연합회장, LA평통 홍보 분과 위원장, 한미친선연합회 회장을 통해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왔다,

한편 이날 구성 인준된 임원진들은 다음과 같으며 계속 임원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상임고문- 이순희, 진교륜, 양은경, 회장- 최창준, 이사장- 김준배, 총괄업무 담당 부이사장- 이정인, 고문- 최태호, 도종현, 정혜정, 채동훈, 최한나, 최흥규, 수석부회장- 권성주, 사무국장-조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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