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구-장재민 형제의 멱살잡이 2] 서울경제 감사보고서로 본 ‘왕자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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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기점으로 장재민회장 쪽으로 주식 대거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
■ 장재구 40% 장재민 30% 장중호 20%외 3인 모든 장재민회장 쪽으로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장재민 190억 원 대여했으나 현재 차입금은 ‘00’
■ 두 형제 재산 쌈박질…1라운드는 장재민 이겼지만 2라운드 장담 못해

미주한국일보 창업자인 장재구 전회장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장재민 현회장의 95억 원 해외도피를 수사하라는 1인 시위를 벌이며 거리로 나선 가운데, 논란의 핵심이 된 서울경제신문은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장재민회장 쪽으로 주식이 대거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경제신문 감사보고서등에 따르면 주주의 외화장기차입금은 한때 19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장재민회장이 서울경제신문에 190억 원을 외화로 송금했음을 의미하며, 장재구전회장은 동생이 서경에서 95억 원을 빼내서 미국으로 송금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 어느 쪽 말이 진실인지 결국은 검찰에서 가려야할 상황에 직면해 두 형제의 재산 쌈질이 2라운드를 맞고 있어 비상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별취재반>

지난 1960년 8월 1일 고 백상 장기영 한국일보 창업자가 서울경제라는 제호로 창간한 뒤 1988년 12월 29일 서울경제신문이라는 별도법인으로 설립된 서울경제신문. 이 법인은 자본금 1억 원에서 출발, 지난 2021년 말기준 53억 7450만원으로 확인됐다. 현재 장재구 전회장은 한때 자신이 최대주주였던 이 법인에서 동생 장재민회장이 최소 95억 원 이상을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경제신문의 지분 및 재무현황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고, 공개된 자료로 이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금융당국에 보고된 감사보고서 뿐이다.

모든 열쇠는 전성환 씨가 쥐고 있어

<선데이저널>이 서울경제신문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지난 2002년말기준 장재구 전회장이 전체 30만주의 주식 중 지분의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장재민회장이 30%, 장전회장의 아들인 장중호 씨가 20%, 장재근 씨와 장일희 씨가 각각 5%씩을 보유했다. 하지만 2003년말 기준 2만 5천주가 늘어나면서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고, 장재구 전회장이 36.9%, 장재민회장이 27.7%, 장재근, 장일희가 각각 4.6%씩, 또 한국종합미디어가 18.5%, 한일시멘트가 7.7%를 기록했다. 20%를 보유했던 장중호 씨의 지분은 사라지고, 한국종합미디어와 한일시멘트가 새 주주로 영입된 셈이다. 이 같은 지분구조는 2011년까지 계속되다가 2012년 18.5%를 보유한 한국종합미디어가 주주에서 사라지고 김인영 씨가 18.5%의 주주로 등장했다.

한국종합미디어의 지분이 김인영 씨에게 그대로 양도된 것이다. 또 2015년 한일시멘트가 보유한 주식 7.7%는 서울경제TV로 넘어갔다. 서울경제신문의 지분구도가 획기적으로 변경된 것은 2016년이다. 획기적 지분구도 변경이란 최대주주가 변경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로 이해부터 장재구 전회장은 최대주주지위를 상실했다. 2016년 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놀랍게도 최대주주는 장재구 전회장의 죽마고우이자, 장재민 현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전성환 씨(현 미주한국일보 부회장)였다. 전씨는 27.8%의 지분을 보유, 26.7%에 그친 장재구 전회장을 2대주주로 밀어내고 최대주주가 됐고, 장재민회장이 25.6%로 그 뒤를 이었다, 장전회장은 지분이 36.9%에서 26.7%로 10% 포인트 가량 대폭 감소한 반면 장재민 회장은 27.7%에서 25.6%로 2% 줄어드는데 그쳤다. 그 뒤 서울경제신문은 2017년과 2018년, 2년간은 감사보고서에서 지분내역을 보고하지 않았고,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최대주주가 장재민 현회장이라고 밝혔다.

서경은 ‘대주주인 장재민외 특수 관계인이 65.6%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고, 나머지 34.4%의 주식을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2016년까지 장재구전회장과 장재근, 장일희 씨의 지분을 합치면 약 34%에 달한다. 따라서 장재민 회장은 본인지분 외에 전성환 씨 및 김인영 씨 지분을 합쳐 약 65.6%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나머지 34.4%는 적어도 2016년까지는 장재구, 장재근, 장일희씨의 소유였지만 현재도 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장재구 전회장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졌던 전성환 씨는 장재민 회장 또는 장재민회장의 특수 관계인에게 지분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절친보다는 실세회장을 따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재구, 불법 송금 주장하지만…

장재구전회장은 최근 용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에서 ‘장재민회장이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경제신문의 주주외화차입금 상환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송금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17차례에 걸쳐 미국으로 송금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제신문으로 부터 주주외화차입금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 전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서울경제신문의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돼야 하며, 실제 감사보고서에 이 같은 내역이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서울경제신문이 주주에게 외화차입금을 돌려준 사실은 확인된다. 2002년 감사보고서의 특수관계자 거래내용에 따르면 주주외화장기차입금이 190억 2천여만 원에 달했다.

주주들에 대한 차입금은 ‘단기대여금’ 및 ‘단기차입금’, 그리고 ‘외화장기차입금’ 등 3개 항목으로 나눠져 기재돼 있으므로, 외화장기차입금이 장재민회장이 서경에 빌린 돈일 가능성이 크다. 2003년 감사보고서에서 외화장기차입금은 186억 2천만 원으로 줄었으며, 이는 약 4억 원 상당을 상환했음을 의미한다. 또 2004년 감사보고서에서 외화장기차입금은 157억 원으로, 이해에 약 30억 원 상당이 상환됐고, 2005년에는 122억 원으로 약 35억 원을 갚았다. 하지만 2006년 감사보고서에는 외화장기차입금 명목의 채무는 단 한푼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2005년 122억 원에 달했던 주주에 대한 외화채무는 2006년 모두 상환된 셈이다.

특히 지난 2005년 감사보고서에는 ‘주주외화장기차입금’이라는 제목 하에 장재민 회장이 주주가수금명목으로 2004년에는 157억 원, 2005년에는 122억 원으로 계상돼 있었으나 2006년 감사보고서에는 ‘장기차입금’ 제목하의 외화장기차입금이라는 항목에서 제17기, 즉 2005년에는 122억 원이지만 제18기, 즉 2006년에는 단 한푼도 계상돼 있지 않았다. 또 2007년에는 외화장기차입금등의 항목이 없었다. 2006년에는 당기와 전기를 적어야 하고, 전기에 차입금이 있었기 때문에 장기외화차입금 항목이 있었지만, 2007년에는 당기는 물론 전기에도 차입금이 없기 때문에 아예 이 항목이 없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보고서만으로는 추정 못해

이 같은 상환을 감안하면 장재민회장은 서울경제신문에 대주주가수금명목으로 미화 1585만 달러, 약 190억 원 상당을 빌려준 뒤 적어도 2006년 이를 모두 돌려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적어도 감사보고서 상으로는 그렇다. 따라서 장재구 전회장은 장재민회장이 이 돈 중 약 95억 원을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으로 불법 반출했다는 주장이다. 장전회장의 주장이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장재민 회장이 적어도 장부상으로는 서울경제에 190억 원 상을 빌려준 뒤 2006년까지 이를 모두 돌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보고서만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최대치로, 이 이상은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상황이라 제3자가 나설 상황은 더 더욱이 아닌 것 같지만 장재민 회장의 실형이자 오늘날의 미주한국일보를 만든 장본인이 이 같은 주장을 펴며 이 한판에 거리에 나서 1인 시위를 할 정도라면 분명 뭔가 석연치 않은 내막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과연 검찰이 장 전회장의 재수사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최대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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