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진단 : 「한미동포재단」은 「LA 한인회」를 적극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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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기틀마련이 최우선 과제다

한인회관에서 곁방살이 하고 있는 LA 한인회(회장 이용태)가 30여년 만에 새 모습으로 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한인회를 적극 지원하자는 분위기가 한미동포재단(이사장 죠지 최) 일각에서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인회관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한미동포재단은 한인회관 확장계획의 일환으로 1층의 주차장을 사무실로 개축해 LA한인회가 사용토록 하고 또한 회의장도 신축해 한인회 활동을 포함해 다목적으로 사용할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 계획안이 실현된다면 지난 75년 한인회관 설립이래 LA한인회 사무실 규모가 획기적으로 변모하게 되고 동포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한층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최<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협소하고 불편한 사무실 30년동안 방치
75년 설립이래 처음으로 지원방안 계획

한인재단, 본래의 목적대로 육성하는 기구로 거듭나야

한인회는 「권력의 시녀」라는 인상
고질적 선거소송으로 동포들 외면

회장들의 명예욕 위한 기구로 전락
이미지 쇄신통해 동포들 여론 집약해야

▲ LA한인회(이용태) 정기이사회 모습.
ⓒ2004 Sundayjournalusa

현재 한인회관 구조물은 1층에 약 15대 정도의 주차공간과 엘리베이터 옆에 소규모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2층부터 4층까지는 사무실로 되어 있다. 한미동포재단은 이 같은 형태의 회관을 개조해 1층에 한인회를 위한 대형 사무실과 약 100명 정도가 모임을 가질 수 있는 회의장을 건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설 주차장은 최근에 구입한 한인회관 북쪽 편 임대건물을 폐쇄시키고 그 자리에 현재 주차장 보다 더 넓은 주차장을 만든다는 계획안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인회는 현재의 4층 사무실 공간보다 수배나 넓은 공간을 사용하게 되어 다양한 봉사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노인 층이나 어린 아이들이 한인회를 가기 위해 4층까지 불편하게 올라가지 않고 길거리에서 바로 들어 갈 수 있어 편리함을 지니게 된다. 또한 1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이 마련된다면 공청회나 동포사회의 문화행사 등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한인회 사무실은 지난 75년 한인회관이 마련된 후 30여년 동안 사용해 왔는데 당시 한인 인구가 10여만 명에 비해 오늘날은 60여만 명으로 600%나 대규모로 증가해 동포들의 대변기구로서 활동하기에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현재 한인회는 회관 4층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어 다양한 봉사업무를 감당하기에는 협소한 것으로 지적 되어 왔다.

이 같은 계획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회관 운영자인 한미동포재단 이사회에서 확정되어야 한다. 이 계획안을 적극 추진하려는 측은 재단의 이사들 중 하나인 이용태 한인회장과 LA총영사 그리고 K 재단이사 들을 포함한 일부 이사들이다. 그러나 또 다른 K와 L 재단이사 등을 포함한 일부 이사들은 이 계획안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일부는 반대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계획안에 반대하는 측은 회관운영이 전적으로 임대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데 만약 회관을 개축하게 될 경우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어 자칫하면 회관운영 자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찬성 이사들은 한인회관은 원래 목적이 한인회를 위한 것이기에 대국적인 면으로 회관을 한인회 육성방침에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계획안에 대해 LA 한인회측은 동포사회를 통해 회관개축 모금운동을 벌여 회관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여기에 LA총영사관측도 한인회가 60만 동포의 대변기구로 활동하려면 현재의 사무실 구조체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기에 일부 재단 이사는 회관의 개축공사 계획안이 확정된다면 개축비용의 일부를 담당할 의사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지금의 한인회관은 한인회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30여년 전 당시 한인회는 재정적으로 빈곤해 많은 사람들이 회관이 만들어지면 한인회가 회관도 팔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한인회가 마음대로 회관을 팔아 치울 수 없도록 별도의 회관관리재단을 설립한 것이 오늘날 한미 동포 재단이다.

사실 한미 동포재단 명칭 자체도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이같이 명칭을 변경한 것도 한인회관 운영관리 체제를 한인회와 무관하게 하려는 독립체제의 기구로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도 일부 재단 이사들은 한인회에 대하여 옛날의 시각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은 사고방식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관계로 오늘날 한인회는 회관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무료 입주해 활동하는 처지로 변했다.

최근 전직 한인 회장들 일부가 이러한 모순적인 한인회관 운영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 전직 회장들 C 전회장은 “과거 한미동포재단으로부터 구걸하는 형태로 지원을 받아 왔다”면서 “이제는 한인회관이 본래의 목적대로 한인회를 육성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C 전회장은 “한인회관 관리에서 이익금이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한인회 육성을 위해 사용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인회는 고문단과 자문위원 수를 대폭 늘려 70여명으로 확대했다.

이사 수까지 합치면 1백 여명에 이른다. 1세와 2세를 고루 영입해 새 시대에 맞는 봉사체제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고문이나 자문위원의 숫자만 늘렸다고 활동이 효율적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시스템이 원활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한인회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자체가 변해야 한다. 우선 한인회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대변기구가 되려면 무엇보다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

아직도 대부분 한인 동포들은 한인회를 대변기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왜냐하면 60만 동포 중에서 한인회 선거에 고작 수 천명 정도가 그것도 대부분이 회비대납으로 인한 숫자가 동원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인회장은 본국에서 독재권력을 지닌 대통령에서부터 민주화 대통령들이 미국 땅에 왔을 때 한인사회의 대표자로 환영사를 하는 명분 때문에 감투자리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한인회장 선거는 미국 땅에서 소수민족의 민주적 자질을 보여주기 보다는 선거소송 등으로 민족의 수치감을 드러내는 행태로 고질화 되어왔다.

지금까지 한인회장 자리는 ‘동포사회의 봉사자’라는 대의명분을 내걸어 왔지만 거의 모든 전직 회장들은 자신의 명예욕을 성취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명예욕을 위해 사재를 털어 가면서 자리 보전을 해왔다.
한 올드 타이머는 70년대 대량이민시대 이후 한인회장이 진정 불쌍한 동포를 위해 함께 울어보고, 감옥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을 찾아가 그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 본 예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한인회의 목적중의 하나는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해 한인들의 권익옹호를 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현재의 27대 LA한인회는 최초로 1세 중심의 한인회에서 1.5세가 책임지는 새로운 물결이다. 그리고 미주이민 200주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출발하는 한인회이다. 새로운 한인회는 1세들이 이루지 못한 역사적 과제를 풀어야 한다. 바로 4.29폭동의 진상 규명이다. 한인사회는 이 4.29 폭동의 진상를 규명하지 않고는 주류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한인회에서 4.29 폭동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한인회가 존재할 명분이 없다.

이 같은 한인회를 새 방향에서 한미동포재단이 지원을 모색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전직 한인회장은 “한인회관이 방세나 받아 운영한다는 것은 본래 목적에도 어긋난다”면서 “새 시대 환경에 부응하는 체제로 한인회를 지원한다면 한인회가 명실상부 동포사회 대변기구로 자리잡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칼럼 :지도자의 「노블레즈 오블리제」가 아쉽다

우리시대에서 “민주 지도자”로 불리 웠던 金대중 전대통령의 혼외 정사 행태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때 수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행했던 혼외 정사에 대해 박정희 장군은 “배꼽 밑의 일은 거론하지 말라”면서 집권 당시 자신의 각료들이나 군장성들의 섹스 스캔들에 관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혼외 정사를 벌인 다음에 책임을 어떻게 지는가에 지도자로서의 도덕성을 가늠 할 수 있다.

최근에 밝혀진 DJ의 행태는 도덕적으로는 빵점이다.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나 미국의 제시 헴즈 상원의원 등은 자신들의 혼외 정사에 대해 솔직한 고백으로 반성했다. 이에 비하면 ‘노벨 평화상’을 받은 DJ는 후안무치의 위선적 지도자로 평가 되어야 한다.

‘노블레즈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상류층들이 그 품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을 뜻하는 말이다. 원래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평민보다 앞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과 절제된 행동으로 국가의 초석을 다졌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다. 로마가 카르다고와 전쟁을 벌일 때 재물이 많은 원로원들이 더 많은 세금 부담을 감수했다고 한다.

이들은 제일 먼저 기부를 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레에 돈을 싣고 국고에 갖다 바쳤다. 이것을 본 평민들도 앞 다퉈 세금을 내게 됐으며 결국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해 지중해 대권을 차지했으며 로마 제국의 기틀을 세우게 됐다.

오늘날 사회에서도 ‘노블레즈 오블리제’의 미덕은 지도자들의 리더십의 표본으로 간주되어 왔다. 한국전쟁 당시 상류층들은 자신들의 자제들을 병역에서 빼돌려 미국으로 보냈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인들은 징집된 자신들의 자제들을 한국전선에 보냈다. 영국이 아르헨티나와 싸웠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영국의 앤드류 왕자는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의 역할은 전함의 주위에 떠 있으면서 전함으로 날아드는 미사일을 대신 맞는 것이었다. 영국 전함에 있는 많은 병사들을 대신해 자신이 죽겠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이야기이다.

지난 1970년 ‘수용소 군도’ 등의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은 소련 시대에 전체주의 비판으로 정부로부터 탄압과 고문을 받으면서도 국외로 추방되는 것을 거부했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앞 다투어 망명을 받아 주려고 했지만 본인은 자신을 핍박하는 조국을 떠나지 않으려 했다. 박정희의 유신선포 후 당시 해외에 있던 YS는 조국으로 돌아갔지만, DJ는 ‘해외에서 민주화운동이 더 시급하다’는 명분으로 외국에 남았었다.

현재 정권을 잡은 노무현 대통령이나 실세인 金근태 복지부 장관들은 과거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한 설문에서 둘다 ‘도덕’ ‘민주’ ‘비전’을 꼽았다고 한다. 특히 金근태 장관은 정치인의 자질 중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있다면 이에 대한 해명과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나 金 장관이 이번 DJ의 혼외정사건을 보고 무엇이라고 의견을 낼지 궁금하다.

현실성과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도 없이 공약만 남발하고 지키지 않거나, 일단 실천에 옮기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질질 끄는 정치인이라면 이 또한 물러나야겠다. 아예 도덕적 타락은 논외로 치자.

성 진<취재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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