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의장 “이젠 강한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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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강한 달러 전도사로 급선회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4일 런던에서 “시장 압력이 미국의 경상적자를 안정시킬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적자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발언, 달러화의 급격한 강세를 촉발했다.

“미국의 경상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어느 시점에 가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던 지난해 11월 발언과는 정반대의 방향을 겨냥하고 있다.

그린스펀이 지펴놓은 불에 수전 비에스 연준 이사가 기름을 부었다. 비에스 이사는 7일 “현 경상수지 적자 수준을 감안할 때 외국 정부가 떠받치지 않을 경우 달러화는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직접 투자 부문에서 여전히 엄청난 양의 자금을 끌어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 재무부, `중국 옹호로 태도 변화


연준이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는 아시아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G7 회담에서 중국측이 환율개혁 의지를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절상 시기상조론과 위안화 저평가 반박론을 강조했으나, 미국 정부는 종전과 달리 중국측을 옹호하고 있는 것.

존 스노 미 재무 장관은 8일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 “중국 정부는 보다 유연한 환율의 필요성을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슈퍼 301조 같은 방식 보다는 `조용한 외교`가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스노 장관을 대신해 G7 회담에 참석했던 존 테일러 미 재무차관 역시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최대한 빨리 유연한 환율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회담 직후에는 “중국측이 유연한 환율제도 도입을 위한 필요한 조치들을 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고정환율제 폐지를 위한 많은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美 강한 달러 정책으로 선회”

모건스탠리의 외환전략가 스티븐 젠은 8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상수지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달러화를 칭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상수지를 개선하려면 장기금리를 올려 부동산에 의한 자산효과를 억제함으로써 민간 저축률을 높여야 하는데, 달러화 약세에 저항하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미국 장기 국채를 대거 매수하는 바람에 금리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

미국의 수출과 수입의 가격 탄력성이 워낙 낮기 때문에 달러화 절하로는 경상수지를 개선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전제로 깔려 있다.
따라서 달러가 강해지면 장기금리가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연스레 상승할 것이며 이는 경상수지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게 스티븐 젠의 주장이다.

그는 “그동안 부시 대통령과 스노 장관이 그러했고, 이제는 그린스펀 의장까지도 이같은 강한 달러 정책을 취하려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주 연설에서 “미국 경상수지 조정과 관련한 많은 이슈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달러화(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개입이 미국 국채 가격을 떠받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뭐라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티븐 젠은 일본과 중국이 플라자합의(통화절상 및 수출억제)보다는 루브르합의(경기부양 및 수입확대)를 선호한다는 점도 이 같은 정책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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