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눈 : 김우중 씨의 진술에 달려 있다
지난 2003년 4월 이른바 ‘조풍언 게이트’의 주인공 조풍언 씨는 본보 발행인(연 훈)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내가 세계적 유명인을 소개해 김우중 씨에게 7천만 달러를 빌려 주었는데 2천 5백만 달러만 회수했다”라는 충격고백을 한 바 있다.
김우중 씨 또한 검찰 조사과정에서 “조풍언 씨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조풍언 씨는 지난 2003년 12월 본보 발행인과의 우연한 만남자리에서 “나머지 돈은 내가 갚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모든 정황을 비쳐볼때 지난 90년대 중반경 세계적 유명인(러시아 옐친 전 대통령의 자금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의 돈을 김우중 씨가 빌리는 과정에 조 씨가 메신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우사태가 급박히 돌아가자 이 자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자 김우중 씨는 조 씨를 통해 ‘대우 알짜배기 회사(대우정보시스템 및 삼일빌딩, 아도니스 골프장 등)’를 넘길 계획을 짜고 BFC 계좌를 통해 약 4,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 씨의 페이퍼 컴퍼니로 넘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KMC의 대주주로 등재되기전 이 홍콩회사는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던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임을 부연 설명한다.
아무튼 이 4.500만 달러의 자금은 대부분 대우정보시스템, 삼일빌딩 등의 매입자금으로 사용되어져 조 씨 수중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문제는 대우사태가 불거짐으로써 이를 처분하는 데에 다소 걸림돌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여질 뿐이다.
따라서 대우정보시스템 인수후 매각한 자금 약 250억원의 돈을 조풍언 씨가 세계적 유명인에게 갚은 것으로 보여지며, 나머지 자금에 대해 이들 회사의 매각작업이 수월치 않자 조 씨 말대로 본인이 갚았던지 모종의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100억원의 로비자금 이야기는 왜 흘러나오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우중 씨는 측근들에게 “DJ가 해외에 나가 있으라 했다… DJ에게 로비를 하기 위해 100억원을 건넸다”라는 충격발언을 한 바 있으나, 막상 검찰조사에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놓고 ‘마지막 승부수’를 아껴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관측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삼일빌딩 매입 후 산업은행의 입점 의혹’, 세계적 유명인의 돈으로 한미은행 전환사채를 매입한 점 등 김우중 씨를 둘러싼 특혜의혹 등에 DJ 혹은 DJ의 측근들이 측면지원 사격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정보시스템 지분참여 과정에 DJ의 오른팔 격인 박지원 씨의 해외 재산관리인으로 소문난 이건수 대표의 동아일렉콤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 또한 주목해야 한다. 또한 대우정보시스템의 경우 DJ 정부들어 강원랜드 카지노 사업권을 따내는 등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사광기 세계일보 사장, 배수억 이화전기 대표 등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을 매입한 배경에 대해 검찰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무튼 여러 정황을 볼때 주사위는 던져졌다. 검찰의 추가기소가 끝마쳐지면서 공은 재판부로 넘어갔다. 하지만 김우중 씨 수사와 관련 ‘핵폭탄을 지닌’ 조풍언 게이트는 영원히 묻혀질 지도 모를 가능성이 노출되고 있다.
결국 권력형 비리의 결정체가 재벌총수 일가의 몰락으로 처리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서글픈 현실이다. |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김우중 씨가 BFC의 계좌에서 99년 6월 조풍언 씨가 대표로 있는 홍콩소재 KMC와 미국 LA소재 라베스(조풍언씨 소유 추정의 페이퍼 컴퍼니) 회사에 2,430만 달러와 2,000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김 씨는 이 돈을 조 씨에게서 빌린 돈을 변제했다고 주장하나 채무 변제의 근거를 밝히지 못해 김 씨는 BFC의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김 씨를 횡령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김씨가 조씨에게 송금한 돈은 BFC의 자금 중 281억원을 KMC에게 송금했으며,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258만주(71.59%)를 위장 매입했으며 이중 95만주를 처분, 291억원을 홍콩에 반출했으며 LA소재 라베스 회사를 통해 대우통신 전전교환기(TDX)사업을 900억원에 인수 계약한 후 230억만을 납입하고 현금 94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다’
이 같은 검찰의 발표는 지난 2001년 11월 예금보험공사가 대우사태 조사 결과 발표 당시와 거의 비슷했다. 조풍언 씨는 지난 2002년 6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지금까지의 정황상으로 미뤄보아 김우중 씨가 조풍언 씨에게 송금한 돈은 모두 김우중 씨가 세계적 유명인으로부터 차용한 돈 7,500만 달러를 모두 변제한 것으로 보여진다.
검찰의 발표와 조풍언 씨의 말에서 당시 상황과 액수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풍언 씨는 김우중 씨에게 송금받은 돈을 모두 세계적 유명인으로부터 차용한 돈을 변제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용이하지 않다.
경기고 2년 선후배 사이인 김 씨와 조 씨의 은밀한 거금 거래에 있어 조 씨는 김 씨의 해외 은닉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씨는 지난 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집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DJ 정권의 보이지 않은 권력의 핵심 노릇을 했으며 실질적으로 DJ와 김우중 간의 메신져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과연 김 씨가 조 씨에게 송금한 526억원이 세계적 유명인에게 변제가 되었는지가 의문이다.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 방도가 없고 당사자들이 그 동안 주장해 온 말과 검찰, 그리고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의 발표 내용을 종합해 보면 7,500만 달러 변제 액수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풍언 씨가 김우중 씨를 대신해 5,000만 달러를 변제했다는 주장과 99년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매각 대금을 홍콩 KMC로 송금한 금액을 합하면 충분히 7,500만 달러의 금액이 산출된다.
아니 똑같은 수법 불구 “왜 조풍언 씨만 감싸나” ”DJ 감싸기 위해 조풍언은 봐주는 것 아니냐” 의구심 확산
지난 2004년 5월 샌디에고의 이글 크레스트 골프장 매입을 시점으로 그 해 11월에는 캘리포니아 컨츄리 클럽(C.C.C.)과 팜스프링의 팜 데저트 골프장을 동시에 인수해 화제를 뿌렸던 조풍언 씨. 현재 팔로스버디스 인근 5만 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저택(시가 2천만 달러 호가)에 거주하고 있는 조풍언 씨는 3개의 골프장을 비롯 노출된 미국 내 부동산 평가액만 해도 줄잡아 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초갑부다.
이러한 조 씨가 최근 재산이 늘어나(?) 기뻐할 일이 또 생겨났다. ‘김우중 해외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받았던 조풍언 씨에 대해 한국 검찰 측이 “미 시민권자인 관계로 소환이 어렵다”라는 그럴 듯한 핑계로 소위 ‘KMC’를 둘러싼 ‘대우정보시스템 및 삼일빌딩 매입’ 건에 대해 수사난항을 피력하는 등 자칫 ‘미궁’ 속으로 영원히 묻힐 가능성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즉 비슷한 수법인 필코리아 리미티드 건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모든 정황을 밝혀낸 반면, DJ-조풍언–김우중으로 연결된 삼각 커넥션 의혹을 받고 있는 ‘KMC 입금’ 건에 대해서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BFC 계좌를 통해 KMC, LAVES 인베스트먼트에 입금한 4,430만 달러는 조 씨에게 빌린 돈에 대한 채무변제용이었다”라는 김우중 씨의 주장을 믿어주는 눈치다. “조풍언 씨가 미국 시민권자인 관계로 소환조사가 불투명하다”라는 궁색한 변명과 함께.
하지만 이와 관련 최근 동아일보는 지난달 25일자 머릿기사를 통해 “김우중 前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9년 10월 해외로 도피하기 직전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 씨에게 1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주고 김대중(金大中) 당시 대통령에게 로비를 시도했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함으로써 이른 바 ‘조풍언 게이트’의 뇌관이 터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측근들에게 흘렸던 말과는 달리 또 다시 이 부분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