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회장 직격인터뷰
“양지 브랜드 살려 재창업 계획 중”
Q : 양지설렁탕의 임시폐업 결정을 놓고 타운에 말들이 많다.
“사실 수개월 넘게 업종전환을 고민해 왔다. 설렁탕 메뉴 하나만으로 더 이상 요식업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단골고객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또한 양지(Yangji)라는 브랜드의 새 업소를 곧 오픈 할 것이다”
Q : 미 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를 이끄는 회장으로서 사업체를 잠시나마 접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런 상황에 전현직 요식업협회 임원진이 협회 재건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원들의 자발적 가입이 이뤄져야 하고 상호간 협조관계가 구축돼야 한다. 구심점이 돼야 할 내가 다소 흔들린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한식 세계화라는 주요 쟁점이 부각된 상태에서 회원들 간 결속력이 흩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Q : 항간에는 사업체를 정리해 보스턴에서 업소를 창업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럼 미 서부지역을 이끌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보스턴 쪽에서 동생이 요식업을 하고 하는데 동업 등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이 와전된 것이다. 하지만 만약 미 서부지역을 벗어나 동부지역으로 떠날 경우에는 회장직 재선출에 대해 알아서 이사회에서 재고하지 않겠는가. 아직은 시기상조다” |
더욱이 7년 넘게 남가주 한인요식업협회를 도맡아 이끌어 온 이기영 회장의 이 같은 결정은 미 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는 과정에서 그가 중심축을 이뤘기에 더 큰 충격파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 타운의 한 요식업주는 “이기영 회장의 부인이 그간 신장 투석치료를 받는 등 업소운영에 있어 마음고생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경기가 지속되는 데도 요식업협회장이 운영하는 업소라는 이미지 때문에 제 살 깎기 가격할인 경쟁에 맞서 끝까지 정상영업을 펼친 것이 오히려 화근을 불렀다”고 전했다.
요식업협회 ‘양분’ 조짐
이 회장의 폐업결정을 놓고 전현직 요식업협회 임원진과 회원들은 “사실 미 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요식업협회와의 분리여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었다”며 “이렇게 업소를 정리할 거라면 차라리 요식업협회의 재건을 꾀해놓고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았을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처럼 현재 전현직 요식업협회 임원진들을 중심으로 ‘남가주 요식업협회’의 명성을 되찾자는 부활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기영 회장이 지난 7년여 넘게 홀로 요식업협회를 이끌다시피 해왔던 터라 이번 업소정리를 계기로 요식업협회의 신임 회장단을 구성하는 등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前 요식업협회 모 회원은 “한식 세계화에 앞서 한인 요식업 업주들의 이익대변 단체가 먼저 자리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갑작스런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식 세계화를 운운하느니 먼저 내실을 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미 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 임종택 이사장(수원갈비 대표)은 “추진위원회가 활성화되고 있는 뉴욕 등 동부지역의 경우 사실상 요식업협회와 추진위가 일원화됐다”며 “이곳 서부지역에서도 요식업주들 모두가 힘을 결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미 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에는 이사진 13명(회비 1,000달러), 50명의 회원(업소당 100달러)들이 동참해 단체 규모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약 2만 달러에 불과한 초기 시드머니가 걷힌 셈으로 남가주 뿐 아니라 북가주, 네바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요식업소들이 즐비한 미국 서부지역을 대표하기에는 아직 미약한 상황인 것이다.
반면 연초 출범한 미 동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의 경우 이사진 20명(회비 3,000달러)과 200명의 회원(업소당 300달러)을 거느린 대규모 단체로 탈바꿈된 상태다.
미 동부 추진위원회는 지난 6월 aT센터 뉴욕과 MOU를 맺는 등 사업추진 성과를 거두며 25만 달러에서 30만 달러에 이르는 정부 지원금의 예산투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