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독자생존안 모색기회…새옹지마(塞翁之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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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회장 이팔성)의 한미은행(행장 유재승) 인수전이 결국 무산됐다.

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파이낸셜(HAFC)은 지난 15일 장마감후 “한미은행과 우리금융이 상호 합의하에 지난해 5월 25일에 체결한 주식인수계약을 6월 15일자로 종결시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미 측은 우리금융과의 경영권 인수계약이 아쉽게 무산됐지만 “우리금융과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업무 부문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한미은행(HAFC)의 종가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작용해온 1달러대가 붕괴된 99센트에 마감됐다. 최근 들어 주가의 약세가 두드러져왔던 가운데 아무래도 최근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 불발’ 가능성에 대한 실망매물 출회가 몰고 온 자연스런 결과물로 해석된다.

사실 그간 한미은행의 주가는 수개월 넘게 우리금융의 당초 인수예정가이자 지난해 1차 신규증자 가격인 1달러 20센트 언저리에서 지리할 정도의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져 온 가운데, 최근 한국발 로 “한미은행이 우리금융과의 인수전 무산을 대비해 추가증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며 주가하락 폭을 키워왔다.

이를 놓고 일단 증권가에서는 이번 우리금융의 인수전 무산과 함께 추가증자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증시재료 노출에도 강하게 포커스를 맞추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번 한미의 1달러대 주가붕괴 위기, 역으로 ‘1달러대 주가방어 사수’로 표현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타이밍을 놓고 금융권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한미 측이 어떤 주가부양책을 내놓을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www.youstarmedia.com>


















▲ 한미은행 유재승 행장(사진 왼쪽)과 노광길 이사장.

소문으로 나돌던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전 무산이 기정사실화됐다.

하지만 한미 측은 우리금융과의 전략적 제휴강화를 통해 이번 경영권 인수계약 불발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한미은행 유재승 행장은 “한미는 우리금융과 긴밀한 업무 협조관계를 구축하게 되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며, 한국 최대 금융기관중 하나인 우리금융과의 전략적 업무제휴는 양 금융기관간 업무 확대를 통한 상호 이익 증진은 물론, 주주 가치증대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인 금융계-증권가 “술렁”


그러나 이러한 한미 측의 발표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비교적 냉담한 편이다.

최근 한미은행 주가는 또 다시 1달러 대가 붕괴되며 ‘페니스탁(Penny Stock)’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 이미 지난 2009년과 2010년 총 2차례에 걸쳐 페니스탁으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한미 입장에서 봤을 때 이번 1달러대 주가붕괴 위협이 가져오는 위압감과 그 가중치는 더 심하다는 관측에서다.

무엇보다 한미 주식이 이번에 1달러대 주가가 붕괴돼 페니스탁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이른바 ‘단타세력’의 전략적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소위 ‘타이밍 매매’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쉽게 설명해 단타세력들의 경우 ‘1전 띄기(즉, 1센트 차익거래로도 1% 이상 수익을 내는 방식)’ 매매를 하루에 수차례 실행할 정도로 대량거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돼 장기화될 경우 1달러대 이하에서 발생한 대량거래로 인한 매물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한미의 주식수는 지난해 1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신규증자를 단행함으로써 기존 약 5천만 주에 불과했던 총 주식수가 현재 약 1억 5천만 주를 넘어서는 거대주식으로 탈바꿈돼 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3개월 평균거래량이 약 70만 주에서 안정돼 있는 등 대량거래가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그만큼 지난해 1억 2천만 달러 규모 증자에 참여했던 신규주주를 비롯해 기존 주주들의 성향이 이른바 ‘보유(HOLD)’를 유지하는 강성주주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전이 무산되면서 한미(HAFC) 주식을 홀드하고 있는 주주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불확실 재료가 현실화되면서 포지션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로 앤 램버트 그린뮤추얼의 노찬도 투자분석가는 “증시는 항상 소문과 재료에 앞서가는 선행지수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미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한미인수전 불발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주가반영이 이뤄진 듯하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한미 주식이 페니스탁 상황이 되느냐 마느냐에 더 눈길이 쏠리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강성주주’ 한인 투자자의 선택은?

















▲ 한미은행 주식의 주봉 그래프를 보면, 페니스탁의 기준점인 1달러 선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전 무산은 한미(HAFC) 주식이 또 다시 페니스탁으로 전락하느냐 아니면 1달러 선을 강력한 지지선으로 삼아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냐의 양대 기로점에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봤을 때 지난해 7월 발행된 1주당 1달러 20센트짜리 한미(HAFC) 주식을 아직 홀드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10%대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당시 1억 2천만 달러라는 거액의 조달자금 가운데 60~70% 이상이 로컬 한인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채워졌던 만큼, 현재 한미 주가의 흐름상황을 지켜보는 한인들의 관심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게 사실이다.

뒤돌아보면 많은 한인 투자자들이 1억 2,000만 달러에 달하는 1차 증자분에 과감히 투자했던 근본적 이유는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라는 호재성 재료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1차 증자분에 이어 당연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금융의 투자분(최대 2억 4,000만 달러)에 내심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한미의 경영권(51%)이 우리금융으로 넘어가는, 이른바 ‘한국계 자본의 미주상륙 시나리오’에 후한 점수를 부여하고 주저 없이 투자금을 건넸던 것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현 상황은 냉정하게 봤을 때 크게 달라져 있다. 9부 능선을 넘었던 것으로 보여진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전’이 무산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미은행이 지난 2분기 연속 흑자라는 호성적표를 제출하고 있는데다가, 최근 들어서는 한인 금융가에서도 ‘한미의 독자생존안’ 모색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지배구조, ‘주가부양책’ 시급


따라서 현 상황은 한미호가 이번 빅 이슈를 잠재우고 그 탈출로를 제시하기 위해 어떤 주가부양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측이 뽑아들 주가부양책으로는 단연 ‘추가증자’ 가능성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확연히 달라져 있는 한미의 지배구조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억 2,000만 달러의 긴급 수혈자금이 투입되면서 한미의 지배구조는 180도 뒤바뀌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한미의 최대주주인 노광길 이사장의 지분율(약 293만주 보유)은 현재 2%에 불과하고, 다른 고위 이사진과 내부자들의 지분을 합친다 한들 총 1,032만주로 지주회사 지분 장악률이 겨우 7% 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따라서 과거 한미의 내부자 전체지분 장악률이 높게는 20%대에 머물렀을 때만 해도 인사권이라든지 이사회 안건처리 등에서 상당히 입김을 좌지우지했던 고위 임원진의 발언권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향후 일정이 남아있는 연례주주총회 등에서 기존주주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발언참여 기회가 높아지면서 ‘주가부양책’을 비롯한 실질적 경영 정상화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일각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의 요구에 의해 전문인 이사진 강화안 등이 관철돼 한미의 한인 이사진 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기관투자가 등이 앞장 서 우선전환주 발행을 비롯한 추가증자를 먼저 요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러한 한미의 지배구조 변화는 ‘우리금융의 한미인수전 불발’에 대한 문책 혹은 제2-3의 대안에 대한 해결책 요구가 불을 보듯 자명하기에 한미 내부적으로 발 빠른 사전준비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게 한인 금융가의 관측이다.

한마디로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진 주주총회 등에 앞서 현 경영진들이 서둘러 새로운 투자자 영입을 통한 추가증자 발표라든지 제2-3의 대안제시를 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인 금융가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이미 한미은행 내부적으로 우리금융의 인수전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제2-3의 대안을 강구해왔던 것으로 안다”며 “곧 추가증자 발표 등 호재성 뉴스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몇몇 투자그룹과 기관투자가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한미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수차례 입질이 오고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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