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을 한식세계화의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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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바람은 아시아를 휩쓸고 아메리카, 더 나아가 유럽까지 진출해 한국만의 독특한 매력과 문화로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화 기류에 맞춰 한식을 세계화 반열에 올려 놓고자하는 움직임은 김윤옥 영부인의 ‘한식 세계화운동’ 이전부터 붐이 일기 시작 했다. 하지만 아직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식은 중국음식과 일본요리로 그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한식은 이제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임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서부 한식세계화 협회(회장 임종택)는 지난 3월 20일 로텍스 호텔에서 한인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자리에서“코리아타운을 한식세계화의 메카로 만들자” 라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편집자주> 


코리아타운 식당가를 처음 찾는 미국인은 어떤 고민을 할까. 아마도 그의 고민은 “어느 식당으로  들어가야 하는가?”일 것이다. 그는 분명 식당 앞에 걸린 간판을 볼 것이고, 그의 입맛을 당기는 메뉴를 찾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머뭇거리게 된다. 간판의 글씨를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코리아타운의 한식당들의 간판은 한글표기가 더 크게 보여 영어표기는 우리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즉 눈에 먼저 들어오는 글자는 대부분 한글표기다. 이러한 문제는 한식당들의 고객 대상이 한인들에 국한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한인들의 밀집 지역이기에 한글표기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 외국인을 받아 들이려면 영문 표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한식 세계화’로 시선을 돌려 생각한다면 이러한 작은 문제도 실은 ‘한식 세계화’에 걸림돌로 작용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식문화를 알리기에 앞서 한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첫 단계가 식당 간판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간판 문제는 한글과 영문의 글자 크기 조절이나, 영문에 집중된 디자인의 채택 등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될 중요한 과제로 남겨졌다.
그리고 한식 메뉴판의 표기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간판의 중요성에 이어 바로 식당의 메뉴판의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한글 메뉴를 영어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우선 통일화가 되어 있지 못하다. 한 예로 ‘갈비’는 ‘Galbi’ 혹은 ‘Galpi’ 또는 ‘Kalbi’ 등등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는 ‘코리안 B.B.Q’로 구분 없이 묶어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알파벳 ‘B’와 ‘P’의 작은 차이지만 한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두  단어는 서로 다른 단어로 인식되기 쉽다. 게다가 ‘코리안 B.B.Q’로 묶어서 표기할 때, 갈비, 삽겹살, 불고기 등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
또한 메뉴판을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음식 설명도 필요하다. 어떠한 재료가 들어가고, 그 재료가 어떠한 과정으로 어떠한 맛이 나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다.
비교적 강한 맛을 많이 갖고 있는 한식은 음식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그 어떤 음식보다도 절실하다. 어떤 메뉴에 대한 사전 안내 없이 시식을 했다가 한식의 강한 풍미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단순한 표기의 문제이지만 시선을 바꿔 생각한다면 충분히 개선해야할 문제임을 절감할 수 있다.


 “어느 식당으로 들어갈가”


레스토랑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한식 세계화’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레스토랑의 문화와 한식당의 문화는 많이 다르다. 음식 종류차이 외에, 문화의 관점으로 비교를 해 볼 때 세계화를 향한 우리 한식당의 문제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첫째가 ‘쉐프’의 브랜드화다. 미국의 레스토랑의 경우 ‘쉐프’자체가 브랜드화 된 식당이 많다.
한 예를 들면 A 레스토랑에 가면  ‘쉐프’인 누구누구의 음식 솜씨를 맛 볼 수 있다는 개념이 있다. 하지만 한식당의 경우, 쉐프의 이름을 따라 레스토랑을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라상 식당’의 조리사(쉐프) ‘대장금’이 만든 전골이 특미이다라는 말이 나돌아야 된다는 것이다.
‘쉐프’ 브랜드의 좋은 예를 들자면,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추천 저널 ‘미슐랭 가이드’의 최고 평점 3스타에 빛나는 스타 쉐프 ‘장조지’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세계적인 스타 쉐프인 만큼 그의 레스토랑은 그의 음식을 만나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뉴욕의 명소가 됐다. 레스토랑의 이름보다는 스타 쉐프 ‘장조지’의 레스토랑으로서 기억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우리 한식당엔 아직까지 이러한 스타 쉐프가 없다. 이것이 바로 문화적 차이이다. 하지만 그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변화하고자 한다면 이는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스타 쉐프 의 양성은 이같이 한식의 세계화와 직결될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더욱이 ‘쉐프’ 양성의 목적은 넓게 생각했을 때 매우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류문화가 확산 되면서 외국에 문을 여는 한식당이 늘고 있지만, 한식과는 거리가 먼 음식을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식당의 음식은 한식이라 보기 어려울만한 메뉴로 한식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이는 근본적으로 한식을 정식으로 공부하지 않은 말 뿐인 ‘외국인 한식 요리사’가 많아진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식으로 한식을 요리할 줄 아는 외국인의 배출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쉐프 양성은 비단 외국인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현재 미국 내 한식당은 약 17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정식 조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경우는 불과 200여개의 한식당뿐이다. 손맛을 중요시하는 한식 문화에서 조리사 자격증은 어찌 보면 절차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한식 세계화 차원에서 생각 하면 그러한 절차가 신뢰를 얻는 과정일 수도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큰 문화적 차이는 바로 서버(식당 웨이터나 웨이추레스)들의 개념의 차이다. 독특한 음식 문화를 갖고 있는 한식은 외국인 입장에서 먹는 방법이나 음식 설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예로 비빔밥을 주문한 외국인이 밥을 비비지 않고 밥 위에 얹어진 재료를 따로 먹는다던가, 매운 김치찌개를 모르고 시켰다가 낭패를 본다던가 등의 난감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미국은 서버들이 단순히 음식을 날라주는 헬퍼의 개념이 아니고, 해당 테이블의 서비스를 책임지는 담당자 역할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음식 서브의 책임자인 서버에 의존하는 서비스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이해하기 힘든 한식문화에 있어 서버들의 그 역할이 중요하다. 음식의 주문에서부터 식사하는 방법까지 서버들의 도움이 외국인 고객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식당 서버는 단순히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날라주는 한정적 역할만 담당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한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난감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식 세계화를 위해 서버의 개념을 다시 세우고, 역할에 있어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더욱이 영어로 인한 의사소통 때문에 한식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게 있기에 언어 문제 또한 기본적으로 소화해야할 과제이기도하다. 서버는 단순히 식당의 종업원이 아닌, 프로페셔널한 직업이라는 개념 인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양한 지원사업 이용해야


차이나타운에 가면 중국 음식을 먹을 수 있듯이 코리아타운에 가면 한식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당연한 명제가 정말 실시되고 있는가?
현재 LA 지역의 한식당의 수는 450여개로 이중  활발하게 영업을 하는 곳은 약 200여개이다. 하지만 질 좋은 식당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안내를 지니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좋은 한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즉 홍보 부족이다.

현재 미서부 한식 세계화 협회는 ‘맛지도’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피부로 와 닿는 성과가 아직은 없다. 이는 고객의 손바닥까지 다가가지 못하는 배포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은 LA로 들어오는 항공 여객기의  관광객 위주로 ‘맛지도’가 배포되고 있지만, 앞으로 여러 가지 대안으로 ‘맛지도’ 배포방법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명호텔 및 홍보업체와의 연계, 미국관광청과 협력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또한 젊은 세대를  겨냥해 파급력이 큰 SNS와 웹사이트 연계사업은 빠지지 말고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이벤트와 무료 시식행사는 지속적으로 개최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론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과제다. 아직은 코리아타운의 자체 정보나, 한식당의 안내 정보가 너무 미미한 상태다. ‘맛지도’라는 대안에만 의존하긴 부족하다. 안내지 배포에 문제를 넘어 홍보에 있어서 다양한 사업을 연계시켜야 코리아타운이 “한식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20여전부터 ‘스시’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를 펼쳤다. 그 결과 ‘스시’라고 하면 바로 일본을 연상하게 된다. 일본만의 상징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홍보란 그만큼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노력가운데 성과를 볼 수 있다. 한식도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서부 한식 세계화 협회는 2009년도 60여 업체 등록을 시작으로 현재 90여 업체와 함께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간단한 회원신청서만으로 업체등록이 되면,  ‘한식 세계화’ 사업에 발 맞춘 여러 가지 지원을 해주고 있다. 간판 지원 사업, 맛지도 책자를 이용한 홍보 사업, 그 밖의 쉐프와 서버의 교육 지원 사업까지 현재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 협회는 메뉴판 영문 표기를 통일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보통 식당의 30개의 메뉴판을 교체해야 하는 식당의 경우 평균 약 1,300달러의 예산에 600달러 정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임종택 미서부 한식세계화 협회장은 “오는 4월 한국의 한식재단에서 제작한 고급 메뉴판 720부를 들여와 회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메뉴판 사업은 한식 세계화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코리아타운이 진정한 “한식 세계화의 메카”가 되려면 많은 한식당이 함께 연계하여 시너지를 내야 한다. ‘한식 세계화’는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만큼 앞으로 더욱 고민해야하고 더욱 노력해야하는 과제다.
우리의 좋은 음식 문화는 잘 보존해 후세에 물려줘야 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한국음식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고 사람들의 의식을 개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밥상 위의 음식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진리를 알고 나면 한식 세계화는 그만큼 빨라지리라 믿어본다.


협회문의전화: 213-434-8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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