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상은 뒷전, 광고비는 펑펑, 월드컵 광고비 1조 5천억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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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故) 권리세               ▲ 고(故) 고은비

지난 3일, 대구에서 열린 KBS1 ‘열린 음악회’ 녹화 스케줄을 마친 후 서울로 이동하던 중 새벽 1시30분쯤 용인시 언남동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현대차 스타렉스 차량 뒷바퀴가 빠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멤버 고은비는 숨지고, 권리세는 머리를 크게 다쳐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은 후 입원해 있었으나 끝내 사망했다. 연예계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연이은 사망으로 애도의 물결 속에 현대차 결함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운전 도중 스타렉스 뒷바퀴 빠짐 논란이 제기됐고,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높았던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차량 결함’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 <선데이 저널>이 현대차 결함과 리콜 그리고 보상에 따른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취재했다.
심 온 <탐사보도팀>

인기 걸그룹이지만 그녀들이 탄 차는 현대차에서 생산한 스타렉스였다. 아이돌 그룹 레이디스코드는 3일 오전 1시30분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인천 방향 43㎞ 지점) 상행선에서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고은비가 절명하고, 뇌수술 후 5일간 사경을 헤매던 권리세 역시 세상을 떠났다.
5일, 고은비 발인에 이어 이틀 뒤인 7일 끝내 권리세까지 사망사실이 알려지자 팬들과 누리꾼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면서 스타렉스 뒷바퀴 빠짐 논란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권리세(23)는 재일 한국인 4세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아 지난해 걸그룹 멤버로 데뷔한 아이돌 스타다. 항상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기로 유명했던 그의 죽음에 많은 팬들이 마음 아파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권리세는 2009년 미스코리아 일본 진(眞)과 해외 동포상을 수상하며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보였다. 이어 2010년 MBC의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첫 번째 시즌에 출연해 ‘미코’ 경력과 돋보이는 외모로 주목받으며 프로그램이 낳은 최고 스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일본의 명문대 입학 예정이라는 사실도 화제가 됐었다.
대회가 끝난 뒤인 2011년 7월 키이스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한국에서 본격적인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한동안 가수보다 방송 활동에 열심이었고, 키이스트와 계약 만료와 함께 작년 1월에는 폴라리스로 이적한 후 그룹 ‘레이디스코드’의 멤버로 데뷔했다.
리세는 지난 4년동안 MBC 가상 결혼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다이빙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에 출연해 인지도를 넓혔고, 레이디스코드로도 꾸준히 음반을 발매했다. 이번 사고도 지난달 ‘키스 키스’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 중에 벌어진 것이었다.
어린 나이에 고향 나라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무한한 열정을 쏟던 리세가 결국 스물 세살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팬의 마음에 깊은 슬픔만 남았다.
멤버들 중 소정은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에 있고 애슐리와 주니는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나 큰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현대차 결함 논란 확산으로 난감

이 사건이후 스타렉스의 바퀴 빠짐 현상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스타렉스 뒷바퀴 빠짐 논란 후 지금까지 알려진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고 직후 빠진 바퀴와 차체를 고정하고 있던 볼트 4개가 모두 부러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전문가들은 갑자기 큰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이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다.
스타렉스 뒷바퀴 빠짐 논란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은 빠르면 이번 주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스타렉스 결함 논란에 대해  제조업체인 현대차 측은 “바퀴 빠짐 현상이 언제 일어났는지, 외부 충격에 의해 빠진 것인지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해당 사고 차량의 현장 사진을 보면 분리대를 들이받은 뒤쪽 좌측 바퀴가 빠져있다. 레이디스코드 소속사측은 사고 초기 바퀴 빠짐을 사고 원인으로 언급하기도 했다”며 “아직까지는 바퀴빠짐으로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충돌 충격으로 바퀴가 빠진 것인지는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주행 중에 바퀴가 빠지는 현상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바퀴가 빠지면 차량이 제동력을 잃기 때문에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바퀴 빠짐 현상의 원인은 통상 타이어 교체 과정에서 볼트 결합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비정품 부품을 사용했을 경우로 알려져 있다”면서 “과거에도 주행 중이던 스타렉스 뒤쪽 우측 바퀴가 빠지면서 전방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유족이 차량 결함 여부를 놓고 현대차와 소송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찰의 정확한 조사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차바퀴 빠짐과 차량 반파에 따른 에어백 문제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며 “최근 현대, 기아차의 에어백 안정성에 대해 말이 많은 가운데 많은 이의 시선이 집중된 이번 사고에서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으로 우리가 어떤 입장을 내놓기는 곤란하다” 며 “스타렉스의 에어백은 운전석과 조수석에만 있는데 정면에서 충격이 가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말도 안 되는 설명이라고 비난이 거세다. 일정한 충격이 가해지면 터져야 하는 게 에어백인데도 은폐와 핑계에만 급급하고 있는 국제적 재벌기업 현대차의 행태가 치졸하다”고 분개했다

광고비 쏟아 부으면서 리콜 보상 외면

이런 상황에서 현대, 기아차의 결함이나 리콜에 대한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뻥 연비에 대한 보상이 발표와는 달리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본보(941호, 938호. 934호, 932호 게재)의 연이은 보도대로 리콜대상 차량이나 결함차량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으나 본사에서는 제대로 파악조차 안 되거나 수리도 안돼 고객들로부터 민원을 사고 있다.
2년전, 미국 법원은 현대, 기아차에게 모두 3억9500만달러(약 4200억원)를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현대, 기아차는 지난 1월 캐나다에서도 집단 민사소송을 당했다. 캐나다 소비자들에게는 7000만 캐나다달러(약 68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결국 5000억원 가량을 북미 소비자에게 배상한 것이다. 현대차측의 발표는 여기까지이다. 과연 현대차 소비자들에게는 얼마씩 보상이 지급되었을까?
또다시 고객들을 우롱한 현대차는 소비자를 꼼수로 응대한 것이다. 본보에 제보했던 피해자 O씨는 “연비 보상 보도는 있었지만 아직껏 현대차로부터 1센트로 보상받지 못했다 물론 어떤 문의나 연락도 받지 못했다” 고 비난했다. 현대차를 믿고 산 소비자에게 전혀 반성할 줄 모르는 현대차가 분명하다.
또다른 제보자 황씨는 “어쩔 수 없이 레몬법 절차에 따른 소송이 진행중이다. 끝까지 소비자권리를 위해 싸울 것이다”라면서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어야 할 현대차는 분통과 후회만을 주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나아가 국내에서는 법규 미비 등 갖가지 핑계로 연비 과장을 보상해주지 않았었다. 미국 포드의 경우 지난 2012년 12월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C-Max 하이브리드 연비 과장이 보도되자 자발적으로 조치를 취했다. 즉, 연비 제원을 정정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금전적 보상도 했다. 현대, 기아차와는 비교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지난 2012년 11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중 2011~2013년식 13개 모델에 대해 연비 하향을 권고했다. 13개 차종은 현대차의 엘란트라·소나타(하이브리드)·액센트·그랜저·제네시스·투싼·벨로스터와 기아차의 쏘렌토·리오·쏘울·스포티지·옵티마(하이브리드) 등이다. 연비 과장은 약 0.4~0.8㎞/ℓ였다. 원인은 주행저항 시험 오류였다.
현대, 기아차는 세계 자동차의 경연장인 북미 시장에서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북미에서 연비 과장 표시와 관련해 집단 소송을 제기 당했을 때 잘 드러났다. 천문학적인 물량공세로 미주 광고시장에 돈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1999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 기아차는 매년 1000억원 가량이 넘는 돈을 FIFA에 주고 있다. 지금까지 약 1조5000억원 가량을 후원금으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FIFA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붇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싸구려 이미지에서 탈피해 글로벌 브랜드로 변신하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독일-포르투갈 전의 중계방송에서 현대, 기아차의 로고가 자주 눈에 띄면서 현대, 기아차의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싸구려 이미지로 북미 시장에서 홀대를 받으며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 현대, 기아차는 금전적 보상으로 이를 만회하려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애써 구입한 고객들 편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광고에 쏟아 부을 정성을 먼저 결함과 리콜, 제품 기술개발에 더 치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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