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준호, 주인 몰래 가상 화폐 2천억 원어치 ‘꿀꺽’
◼ FTX파산2개월 뒤 파나마에 회사세우고 자산빼돌려
◼ 비트코인-이더륨에다 현금자산 80억까지 넘겨받아
◼ 1억 6천만 달러 자산 35%에 매각시도 했다가 거부
◼ 헐값매각 합의 뒤 비트코인 폭등으로 태도 돌변해
◼ 교도소 수감 중에도 자기 명의 회사로 청구권변경
◼ FTX파산관재인, ‘2천여억 원청구권 인정 못 한다’
◼ 관련자 최지웅-임형철, 올해 들어 미국법원에 소송
하루아침에 출금을 중단, 1조 원 상당의 피해를 초래한 가상화폐업체대표가 법정에서 피해자의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업체로부터 가상화폐운용을 위임받은 인물은 FTX에 예치했던 최소 2천억 원 이상의 채권을 몰래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리자는 고객들에게는 FTX예치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FTX파산 직후에 이미 모든 자산을 자신이 파나마에 설립한 업체로 빼돌렸으며, 그 뒤, FTX출금청구권을 액면가의 35%에 몰래 매도하는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연방파산법원은 3차에 걸쳐 FTX전체고객의 약 95%에 대해 원금에다 이자까지 반환했지만, 이 채권에 대해서는 불법양도, 분쟁 등의 이유로 채권으로 인정해 주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장면1]
지난해 8월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 법정, 사기혐의 등으로 기소 돼 재판받던 이형수 하루 인베스트먼트대표가 흉기에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루에 가상화폐 등을 맡겼던 강 모씨가 출금중단으로 63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자, 법정까지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것이다. 강씨는 자신의 죄를 시인하는 한편 억울한 상황을 설명했지만, 1심에서 징역 5년, 지난 7월 23일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이 유지됐다.
[장면2]
지난 6월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 법정, 흉기피습을 받았던 이형수 하루인베스트먼트대표와 공동대표 박모씨, 송모씨 등의 특가법상 사기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피해액이 9천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검찰 측의 주장이지만, 재판부는 이들이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본보확인결과 이 씨는 대한민국최고로펌 김앤장의 변호사 11명을 비롯해 모두 16명의 호화변호인단을 변호를 받아 무죄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상 초유의 법정 흉기피습까지 유발했던 이 사건은 가상화폐거래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건으로, 미국 법정으로 비화했고, 놀라운 사기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애당초 이 대표 등은 ‘하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2020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가상 화폐를 맡기면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며 1만 6천 명의 고객으로부터 약 8800억 원을 예치 받아 운영하다 출금을 중단,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검찰은 대표 이 씨에게 징역 23년, 박 씨와 송 씨에게 징역 20년, 강 씨에게 징역 15년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고의적 사기가 아니다’라며 대표이사 등에게는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가장 낮은 형량을 구형한 강 씨에게만 유죄를 선고했지만 그나마 집행을 유예했다. 이와 관련, 하루인베스트먼트와 최지웅, 임형철, 모자이크 등은 고객이 예치한 가상 화폐를 방준호라는 인물에게 맡겨서 관리했으나, 방 씨는 이 자산을 빼돌리려 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13일 1심 법원에서 징역10년형을 선고받았고, 올해 2월 14일 고등법원에서 항소 기각판결을, 올해 6월 26일 대법원에서 상고기각판결을 받아, 징역10년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방 씨는 한국에서 재판받고 교도소에 수감 돼 있으면서도 사기행각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본보가 FTX 파산 사건 관련 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바로 이 방 씨가 FTX 파산 직후, 하루와 투자자 등에게는 FTX 계좌 2개를 모두 반환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사실과 파산과 동시에 계좌 2개를 파나마에 설립한 자신의 회사로 빼돌린 것은 물론, 제3의 회사에 이 계좌의 출금청구권, 즉 FTX에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액면가의 35%라는 헐값에 팔아치우는 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FTX자산강탈해 조세파난처로 빼돌려
FTX가 파산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11일, 파산신청 당일 비트코인의 가격은 1만 6천 7백 8십 5달러, 이더륨은 천 2백 5십 9달러, 현재 델라웨어 연방파산법원은 파산 당일의 가격에다 연9%의 이자를 붙여서 반환하도록 명령했고,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모두 3차례에 걸쳐 전체 고객의 약 95%에 대해 예치금 환급이 이뤄졌다. 하지만, 하루 등이 방 씨에게 위탁관리한 2개의 계좌는 연방파산법원으로부터 합법적 채권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단 한푼도 반환받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힘겨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바로 방 씨가 이 채권을 자신의 회사로 빼돌린 뒤, 다시 이를 제3의 회사에 헐값 매각하려 했기 때문이다. 또 방 씨는 매각계약을 체결하고도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자,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제3의 회사로부터도 소송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너무나도 기가 막힌 사건이다. 가상화폐 위탁운영을 맡은 인물이 고객 돈을 몽땅 가로챈 것이다.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위탁운영자 명의의 개인 계좌에 예치됐기 때문에, FTX는 이 계좌의 주인은 하루 등에 가상 화폐를 맡긴 고객이 아니라, 위탁운영자 개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하면 하루와 하루고객 등은 자신의 돈을 남에게 그냥 준 것이며, 이제와서 남의 계좌에 입금된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가상화폐를 위탁받았던 방준호는 94년생으로 올해 31세, 송모씨로 보도된 사람은 송준이며, 96년생으로 올해 29세, 또 다른 관련 인물인 김모씨 역시 96년생으로 올해 29세로 확인됐다. 특가법상 사기혐의로 기소돼 유일하게 유죄가 인정된 인물인 강모씨는 강준호로 밝혀졌다. 이제 갓 서른 살 남짓한 인물들이 수천억 원을 빼돌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다. FTX파산 당시 방 씨는 자신의 이름, 자신의 이메일 등으로 FTX에 계좌 2개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 씨 등이 FTX파산과 관련,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1개 계좌는 1억 627만 달러, 또 다른 계좌는 5,939만 달러가 예치돼 있었다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2개 계좌를 합치면 1억 6천 5백 6십 6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 방 씨의 주장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돈은 모두 방 씨의 돈이 아니고 하루인베스트먼트와 최지웅, 임형철, 모자이크 등 가상화폐 서비스업체가 맡긴 돈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FTX의 방 씨 명의의 계좌에 입금돼 있으므로 방 씨만이 이 계좌를 관리하고 인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방 씨는 FTX가 파산신청을 하자마자 이 돈을 몽땅 가로챌 궁리부터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씨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에 렘마테크놀러지라는 회사를 설립했고,이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유일한 주주가 방 씨로 밝혀졌다. 방씨는 FTX파산신청 2개월 만인 2023년 1월 18일 자신명의의 FTX 2개 계좌의 출금청구권 등 모든 권리를 렘마테크놀러지에 양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FTX가 파산하자마자 최소 2천억 원 이상의 고객 돈을 꿀꺽한 것이다.
2천억 출금청구권 헐값 매각 시도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계약서는 ‘양도합의서’라는 제목으로, ‘양도하는 권리는 FTX 2개 계좌의 출금청구권이며, 양도인은 한국국적자 방준호, 양수인인 파나마의 법인 렘마테크놀러지였다. 또 양도인으로서 방준호가, 양수인으로서 렘마테크놀러지를 대표해 고한석이라는 인물이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렘마의 유일한 주주는 방준호이므로, 비록 고한석 씨가 서명했다고 하더라도 방 씨가 주인이다. 방 씨가 추적하기가 쉽지 않은 파나마에 회사를 설립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고객자산을 빼돌린 것이다. 그 뒤 방 씨는 가상화폐 매매관련 웹사이트 등을 통해 최소 2천억 원짜리 출금청구권을 팔아치우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방씨는 웹사이트에 출금청구권매각광고를 하고, 이를 매입자 물색에 나섰고, 그러다 영국의 업체인 어테스터[ATTESTOR]와 매매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입수한 서류에 따르면, 지난 2023년 6월 16일 매매 합의가 성사됐다. 이 합의에 따르면 매도자는 렘마테크놀러지, 매입자는 어테스터의 자회사인 스발바르드 홀딩스였다. 스발바르드는 노르웨이의 최북단, 북극 바로 아래 있는 도시의 이름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매 금액이다. 출금청구권을 액면가의 35%라는 헐값으로 권리는 넘기는 것으로 돼 있다. 이른바 카드깡처럼 일정액을 할인하는 것이지만, 할인율은 엄청나다. ‘FTX깡’을 통해서, 파산법원에서 반환받기 이전에 하루라도 빨리 돈을 챙겨서 달아나려고 했던 것이다. 실제로는 35%에도 못 미친다, 33%를 선금으로 받고 2%는 매매에 필요한 각종 비용이 발생할 때만 받는 돈이다.
이에 따라 1억 627만 달러에 달하는 계좌는 3,728만여 달러를 받기로 했고, 5천9백3십9만 달러에 달하는 계좌는 2천7십9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각각 원래 잔고의35.1%와 35%에 해당하는 돈이다. 즉 1억 6천5백6십6만 달러에 달하는 출금청구권을 ‘빅세일’해서 5,807만 달러에 매도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계좌의 액면가는 어디까지나 방 씨가 주장하는 액수이며 파산법원이 인정한 액수는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다시 반전이 발생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폭등하면서 FTX잔존자산의 가치도 급등했고, 고객들이 100% 이상을 반환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상황이 급변하자 방 씨의 마음도 변했다. 출금청구권 헐값 매각을 거부한 것이다. 다행히 방 씨는 어테스트와 거래확인서[TRADE CONFIRMA-TION]만 체결됐고, 정식 매매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정식매매계약은 없었고 매도하겠다는 약속만 했던 것이다.
방 씨는 이처럼 2023년 1월 18일 출금청구권을 렘마에 넘겼고, 같은 해 6월 16일 이를 어테스터측에 매각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뒤 FTX파산관 재인이 연방파산법원 명령에 따라 고객들로부터 출금청구권접수를 시작하자, 방 씨는 2023년 9월 11일 1억 627만 달러에 대한 출금청구권을 신청했고, 그 뒤 25일 뒤인 같은 해 10월 6일 5천 9백 3십9만 달러에 대한 출금청구권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쉽게 말하면 출금을 요구한 것이다. 이때는 이미 방 씨가 출금청구권을 렘마에 넘긴뒤였지만, 방 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출금 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초 가입자인 방 씨가 렘마에 권리를 넘기고도, 실명 확인을 받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출금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2024년 7월 18일 2개 계좌에 대한 출금청구권 신청자를 변경했다. 방씨 자신에서 렘마테크놀러지 명의로 모두 바꿔서 다시 신청한 것이다. 어테스터와는 거래확인서만 체결했기 때문에 방 씨는 정식 매매계약이 없었다며, 어테스터와의 합의는 무시해 버린 것이다. 방 씨는 이처럼 FTX 파산 직후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고객 돈 2천억 원 이상을 가로챈 뒤에도 고객들에게는 자신 명의로 FTX에 예치된 2개 계좌의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며,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방 씨가 2024년 2월 15일 구속기소 됐으므로 2024년 7월 18일 출금청구권 신청자를 렘마로 변경한 것은, 구치소에 수감 돼 있을 때였다. 즉 구치소에 수감 돼 있으면서도 ‘죽기살기’로 고객 돈 가로채기에 나선 셈이다.
방 씨, 히든카드 쥐고 있을까?
방 씨는 2023년 6월 23일 최지웅 등에게 자신이 이들의 가상화폐를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으며 이를 반환할 것이라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방 씨는 이미 5개월 전인 2023년 1월 18일 이들 자산을 자신이 파나마에 설립한 렘마로 빼돌리고도 이를 숨기면서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줄 것처럼 헐리웃액션을 한 것이다. 이 사실확인서에 따르면 ‘최지웅과 주식회사 모자익에서 비트코인 1999.5개, 이더륨 1077개, USDC 137만 2천 개, 한화 80억 원을 위탁받아 운용했다’고 밝혔다. FTX파산 당시 비트코인은 1만 6천 8백 7십 5달러, 이더륨은 1천 2백 5십 9달러였다. 따라서 당시 가격으로는 이 비트코인 합계가 3천 3백 7십 4만여 달러, 이더륨 합계가 129만여 달러로, 2개 합계는 3,504만 달러였다. USDC는 최소1 달러가 보장됨으로 137만 2천 달러, 여기다 현금 80억 원이다. FTX 파산 당시 미화 3,541만 달러 상당, 한화 80억 원 상당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11일 기준 비트코인은 11만 천 9백 5십 6달러, 이더륨은 3천 7백 8십 8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12만 5천 달러를 돌파했다가 다소 내려온 것이다. 이에 따라 평가액을 계산하면 비트코인은 2억 2천 3백 8십 6만 달러, 이더륨은 381만 달러이며, 2개 합계는 2억 2천 7백 6십 7만 달러에 달한다. 당시 가격보다 6.5배 정도 폭등한 것이다. 만약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 6.5배 자산이 불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연방파산법원은 파산 당시의 가상화폐의 가격을 현금으로 환산, 그 돈에 이자 등만 지불할 뿐, 가상화폐를 반환하지 않는다. 6.5배는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원금 이상은 보장받는다.
즉 최 씨와 모자익이 방 씨에게 맡긴 자산이 원·달러 환율을 1천 4백 원으로 환산한다면, 파산 당시 비트코인 472억 원, 이더륨 18억 원, USDC 19억 원, 현금 80억 원 등 590억 원에 달한다. 방 씨는 사실확인서에서 ‘이 자산은 다른 위탁자의 자산과 함께 FTX의 방준호 명의 2개 계좌에 예치돼 있으므로 이들 자산을 최 씨와 모자익에게 반환되도록 하겠으며 출금청구권을 최 씨 등에게 양도하고 파산법원에서 이에 따른 모든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출금청구권이양 합의하고도 오리발
방 씨는 2023년 9월 26일 또다시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2차 사실확인서 역시 최 씨와 주식회사 모자익을 대상으로 작성한 것으로, “나는 송준과 동업해서 가상자산을 위탁받아 투자 운용해 왔다. 2022년 6월 송준 명의로 최지웅 및 모자익 등으로부터 투자 일임계약을 맺었고, 송준이 서명했지만, 실질적 당사자는 나와 송준’이라고 인정했다. 방씨는 ‘FTX가 2022년 11월 11일 파산신청을 하면서 제 명의의 2개 계좌는 동결돼 있으며, 이를 최 씨 및 모자익에게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환 액수에 대해 ‘5천 9백2십만 달러 예치계좌 전액 및 1억 627만 달러 예치계좌의 28.81%, 약 3천 6십만 달러’라고 명시했다.
즉 8천 9백 8십만 달러를 반환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서명은 물론 신분증과 여권사본도 첨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 씨는 2023년 1월 FTX 2개의 계좌를 빼돌리고도 그해 6월과 9월 고객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돈을 돌려주겠다고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 뒤 방 씨는 하루인베스트먼트, 델리오 등 피해자들의 고소 고발로 검찰수사대상이 됐고, 2024년 2월 15일 구속됐다. 하지만 방 씨는 2023년 6월 16일 어테스트와 매매 합의하고도 정식계약서 작성, 출금 청구권 이양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속직전인 2024년 1월 29일 어테스터 측으로 부터 뉴욕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고객 돈을 가로챈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이, 미국법원에서도 민사로 피소된 것이다. 물론, 피소 대상은 방준호가 아니라 거래확인서상 당사자인 렘마테크놀러지였다.
바로 이 소송에서 왜 범죄자들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세우려 하는지 잘 드러난다. 어테스터는 2024년 1월 말 소송을 제기했지만,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파나마의 법인 렘마에 소송장송달을 하지 못해 재판은 ‘하나 마나’한 상황이 됐다. 소송장만 제출한 뒤 전혀 소송이 진행되지 않고 있고, 원고인 어테스터는 말만 동동 구르고 있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방 씨의 계략이 제대로 적중한 것이다. 또 하루인베스트먼트는 자신들이 고객들로부터 소송을 당하자 방준호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2024년 3월 21일 한국법원으로부터 천 4백 8십 4억 원 가압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 하루인베스트먼트는 법원이 고객들의 파산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2024년 11월 20일 파산선고가 내려졌다. 그렇다면 방 씨가 자신의 명의로, 또 그 뒤 렘마 명의로 신청한 2개의 출금청구권은 법원에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았을까. 파산관재인은 이 2개 계좌의 출금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고, 법원역시 파산관재인의 이 같은 판단을 존중, 법적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4년 11월 22일 파산관재인은 ‘130차 청구권반대’ 관련서류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 서류에서 2천 9백 5십 페이지에 걸쳐, 청구권 불인정계좌를 명시했다. 방 씨의 2개 계좌는 바로 이 ‘청구권 불인정 계좌’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 관련사들, 출금권한 상반된 주장
사정이 이렇게 되지, 최지웅 씨와 임형철 씨, 모자익, 바이오코어, 에임드 등, 최 씨와 임 씨 등 개인 2명, 이들의 실질적으로 소유한 법인 3개 등은 뒤늦게 방 씨가 자산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 21일 연방파산법원에 이 계좌의 실질적 주인은 자신이라며, 자신들의 출금청구권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개 계좌 중 5천 9백 3십 9만 달러 계좌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같은 날 최지웅, 임형철등 당사자 2인의 진술서, 그리고 오수근 교수의 확인서 등은 물론, 이들과 방준호 또는 송준과 체결된 6건의 투자일임계약서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자 보름만인 올해 2월 7일 어테스터 측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어테스터 측은 ‘자신들이 방 씨 소유의 렘마로부터 2개 계좌의 출금청구권을 양도받았으므로, 이 중 1개인 5천 9백 3십 9만 달러 계좌 역시 이테스터에게 출금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FTX파산관재인도 2월 14일 다시 한번 이 출금청구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명백한 입장을 밝혔다. 파산관재인은 ‘첫째 계좌개설자는 한국 국적자 방준호이며, 둘째 방준호의 청구권은 렘마테크놀러지로 변경됐다는 이유를 들어, 최 씨의 임 씨 등의 청구권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하루인베스트먼트 역시 한국법원을 통해 이 계좌를 가압류했으며, 어테스트 측이 렘마 등을 상대로 사기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등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
특히 ‘5천 9백 3십 9만 달러 출금청구권은 고객 청구 마감 시한인 2023년 9월 29일을 넘겨서, 10월 6일 뒤늦게 제출됐고, 그 뒤 2024년 7월 18일 렘마로 양도됐으므로, 당초 출금청구권은 이미 무효화됐다고 강조했다. 또 최 씨와 임 씨 등은 ‘방 씨가 위탁받은 재산을 관리한 사람’’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특히 최초 개설자인 방 씨는 ‘렘마가 청구권의 법적 소유자’라고 밝혔기 때문에 증거조사[DISCOVERY]를 통해 법원이 출금청구권이 누구 소유인지를 판단할 때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FTX가 다시 한번 반대입장을 표명한 2월 14일 깜짝 놀랄 일이 발생했다. 고객자산을 몰래 빼돌려 1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방준호가 출현한 것이다.
방준호는 자술서를 통해 ‘5천 9백3십 9만 달러가 예치된 계좌의 주인은 최 씨와 임 씨 등 개인 2명, 법인 3개가 실질적 주인이며 이들로 청구권 소유자를 변경하는데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최 씨 측은 고객실명확인 등을 위해 방 씨의 보석 등을 추진하겠다고 방 씨를 설득시켜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확인 결과 실제 방 씨는 1월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재판부에 보석[사건번호2025초보00]을 신청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2월 18일 구속집행정지결정이 내려졌고, 2월 19일 검찰 측이 석방통지를 해서 잠시 석방됐으며, 이틀 뒤인 2월 21일 검사가 재수감통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법원으로 비화된 출금청구권
즉, 방씨는 보석신청을 한 뒤 최 씨 측 협조를 받기 위해 연방파산법원에 ‘출금청구권을 최 씨 등으로 변경하는데 동의한다’는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 씨 등도 2월 24일 다시 한번 자신들의 주인이라고 밝히며 방 씨가 2차례에 걸쳐 작성한 사실확인서 등도 증거로 제출했다. 또 3월 12일 이들의 한국사건 변호사인 회생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정엽변호사도 이들의 주장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출금청구권 인정을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방준호 1심판결문, 하루인베스트먼트 파산선고, 렘마에 대한 강제파산신청서와 이들 재판의 조회내역 등을 최 씨 측의 출금청구권 보유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첩첩산중이다. 이번에는 하루 측이 나타났다. 지난 6월 5일 하루인베스트먼트의 투자자들이 자신들이 출금청구권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FTX파산관재인이 최 씨 등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을 지지하며, 최 씨 등은 출금청구권의 소유자가 아니며, 방준호, 어테스터 등도 모두 출금권한이 없고, 하루 예치자들이 진정한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또 한 번 결정적 반전이 발생한다. 지난 6월 14일 로집사의 이정엽변호사가 중요한 문서를 제출했다. 문서의 제목은 ‘2025년 3월 3일 제출한 문서의 정정’정도로 번역된다. 이 변호사는 ‘2만 9천 8백 9십 9문서의 3페이지, 제4항 구제요청 부분에서의 주장이, 최 씨와 임 씨 등을 정당한 채권자로 인정해달라는 요청처럼 보였기 때문에 이를 정정한다.
나는 최 씨와 임 씨 등을 정당한 채권자 라고 인정하지 않으며, 그들은 단지 방준호의 많은 일반채권자 중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 씨와 임 씨 등의 출금청구권을 인정해달라는 이 변호사의 3월 주장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이 변호사는 ‘최 씨와 임 씨 등은 하루인베스트먼트와 델리오 사기피해 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채권자이며, 우선권이나 특별한 지위는 없다. FTX예치자산은 하루 및 델리오 피해자들에게 귀속돼야 하며, 재판부도 이 같은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만 9천 8백 9십 9문서는 이 변호사가 최 씨와 임 씨 등이 출금청구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하루에 대한 파산명령, 방준호에 대한 1심 판결, 렘마에 대한 강제파산신청서 등의 증거를 첨부한 99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말한다.
이 서류에 이 변호사가 기재한 일자는 2025년 3월 3일이지만, 파산법원에 접수된 시간은 3월 10일 오전 8시 44분, 파산법원이 문서번호를 부여한 시점은 3월 12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는 이 문서 첫 페이지에 ‘나는 로집사의 대표 변호사 이정엽이며, 이 문서를 제출하는 목적은 하루인베스트 피해자들의 관점에서 최 씨와 임 씨 등의 출금청구권을 지지하고, 스발바르드, 즉 어테스터 측의 출금청구권 소유 입장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 변호사는 ‘재판부는 최 씨와 임 씨 등이 정당한 청구인임을 승인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사실상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은 단순한 번역 오류정정이 아니라 특정 채권자의 법적 지위에 대한 중대한 입장 변경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 변호사가 사실상 최 씨와 임 씨의 입장을 대변하다 이를 변경, 하루와 델리오 피해자 쪽으로 기울었다는 추정을 낳고 있다. 최소 2천억에서 최대 1조 원 이상이 왔다 갔다가 하는 투전판, 워낙 큰돈이기에 과연 누가 이 돈의 쟁취할지, 일단 FTX에서 누군가 돈을 받아내더라도, 계속 그 돈을 지킬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가상 화폐 쟁탈전은 지금도 미국법원에서 생중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