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송 11개국 대상 여론조사 “세계는 미국을 어떻게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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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프랑스,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요르단, 러시아, 한국 등 11개 국가를 대상으로 ICM 등 국제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미국의 군사, 경제, 문화, 정치적 영향에 관해 이뤄졌다.

구체적인 응답결과를 보면, 요르단 응답자 가운데 71%, 인도네시아 응답자 가운데 66%는 미국이 알카에다보다도 더 세계평화에 위험하다고 답변했다. 요르단, 인도네시아, 러시아, 한국, 브라질 등은 미국이 이란보다 더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호주와 이스라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8개국은 미국이 시리아보다 더 세계 평화에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설문조사 항목에서도 57%의 응답자가 부시에 대해 ‘매우’ 내지 ‘상당히’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수치는 미국민들을 제외했을 때는 60%에 이르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는 응답자 반 이상이 잘못되었다고 응답했고, 81%의 러시아인들과 63%의 프랑스인들은 잘못되었다고 답변했다. 반면 응답자 37%만이 이라크 공격은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이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다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영국의 73%, 프랑스 74%, 이스라엘 57%를 비롯해 전체 조사대상의 70%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70%의 미국인 조사대상자들은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였다고 응답했다.

“세계인구 4% 미국, 나머지 96% 지배한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앤드루 마(Andrew Marr) BBC 정치부장도 뉴스위크 최신호(6.23일자)에 실린 ‘우리는 모두 미국인(We Are All Americans)’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전 세계에 뿌린 고통의 씨앗을 그대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라는 후세인의 말을 인용해 “미국민들은 그들의 통치자들이 행한 세계에 대한 폭력의 대가로 고통 받고 있다”고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세계 인구 4%에 불과한 미국인이 나머지 96%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미국은 세계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품이나 피상적인 문화를 통해서만 지배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지만 전세계속에서의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는 기고문의 주요 내용이다.

예전에 미국인들은 영국인의 일부였지만 그들은 17세기에 부패한 유럽 대륙에서 훌훌 떠나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대륙으로 건너가 버렸다.
오늘날엔 영국인들이 오히려 방황하고 있는 미국인인 듯 하다.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면서 미국말을 하고 미국방송을 보고 미국음식을 먹는다.
영국이 이러하다면 세계의 다른 문화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전 세계는 이제 두 가지 문화를 동시에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저 멀리 파키스탄에서 파리까지 모든 사람들은 언어며, 역사, 음식, 종교, 건축양식 등에서 지역 고유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자의건 타의건 미국 문화도 함께 누리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업고 미국문화는 각 국의 고유 문화를 밀쳐내고 있어 전 세계인구의 4%만을 차지하는 미국인들이 다른 96%를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미국에 비해 로마는 단지 ‘마을’에 불과할 지경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대해 세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BBC는 이에 대한 해답을 얻어내려고 세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미국인들한테 좋은 소식이라 한다면 설문결과 세계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다정하고 ,단합이 잘되며 종교적이고, 자유로운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쁜 소식도 있는데 미국인들은 오만하게 비쳐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서부터 세계 빈곤 문제, 지구 온난화 문제 같은 미국의 여러 정책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대체로 조사대상자 가운데 30% 가량이 “미국은 전 세계에 뿌린 고통의 씨앗을 그대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라는 후세인의 표현에 대해 동의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프랑스에서는 56%, 한국에선 48%, 인도네시아에선 46% 까지 치솟는다. <중략>
하지만 영국에서도 모든 사람이 미국인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론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미국인화 되는 걸 좋아하는 입장도 있지만 미국의 영향력을 막으려 장벽을 쌓자는 주장도 있다. 이제 미국인들은 그들이 세계 다른 나라에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종교는 국가를 잇는 가교라기보다는 장애물일 공산이 크다. 미국이 자랑하는 상품들은 미국을 알게 하기에는 얄팍할 뿐이다.
물론 미국은 앞으로도 몇 십년간 전 세계를 지배할 것이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보다 많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장애물을 넘어서 다른 나라에 접근해 가지는 못할 것이다.
[프레시안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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