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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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존이 사실상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구심점을 찾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항쟁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져 이라크 주둔 미군이 더욱 곤경에 처하게 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빌 할로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가 4일 방송한 녹음 테이프를 분석한 결과 후세인의 목소리가 거의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할로 대변인은 “정확한 녹음 날짜는 확인할 수 없다”며 “미군은 후세인 추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4월 9일 바그다드 함락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후세인이 살아 있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라크인들은 후세인 추종세력의 게릴라 활동이 계속되면 미군이 철수하고 후세인이 복귀해 미국에 협조한 주민들을 보복 처형할 것으로 본다”고 7일 보도했다.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이라크에 새로운 정치체제를 세우기 위해 임시정부 수립을 서두르고 있으나 내부 알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은 지난주 후세인 체포 현상금을 2천5백만달러(약 3백억원)로, 두 아들 우다이와 쿠세이의 현상금을 1천5백만달러(약 1백80억원)씩으로 올리는 등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오히려 게릴라들의 공격이 급증, 5일과 6일 3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이와 함께 주민 사이에 미군에 대한 증오감을 부추기는 헛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BBC방송과 AP통신이 보도했다. BBC방송은 현지 르포에서 미군이 에어컨 가동을 중단시켜 주민들을 괴롭히려고 일부러 정전을 시킨다는 소문이 이라크 전역에 파다하게 퍼졌다고 보도했다.

사실은 시설복구 지연으로 정전이 잦은데도 주민들은 이런 헛소문을 믿고 미군을 저주한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선 여름에 섭씨 50도까지 기온이 올라간다. 더구나 미군은 에어컨이 설치된 군복을 입고 다닌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증오심을 더욱 부추긴다.

미군이 쓰는 선글라스나 야간투시경은 옷을 뚫고 이라크 여성의 몸까지 훔쳐볼 수 있다는 소문도 퍼졌다. 이라크인이 희생된 폭탄공격은 미군이 이라크 게릴라들에 대한 이라크 시민의 분노를 촉발시키려는 미국의 자작극이며, 이스라엘 상품이 중국이나 대만제로 위장해 대량으로 들어와 있다는 헛소문까지 등장했다.

BBC는 미군이 강압적인 수색을 중단하고 치안을 신속히 확보하는 한편 전기를 원활히 공급하는 것만이 이라크 민심을 진정시키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채인택 기자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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