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경쟁에 본질 왜곡된「원정출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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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 眞相과 언론보도 波紋

지난 19일자 타운내 일간지들이 앞다투어 톱기사로 보도한 <美 원정출산 무더기 체포>라는 기사가 국내외로 크나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기사는 한국의 중앙일보가 역시 그대로 톱기사로 보도해 KBS, MBC를 포함해 YTN 등에서도 크게 보도하고 각 신문들이 사설 칼럼 등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기사화 하면서 네티즌들로부터도 “원정출산 명단 공개하라” “매국노” 등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원정출산’ 보도의 의도와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본질은 ‘원정출산’을 돕던 브로커들의 사기성 과실을 당국이 조사한 것이다. 여기에 산모들은 증인 내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본질을 왜곡시켜 마치 미국 이민당국이 ‘원정출산’ 자체를 위법사항으로 적발한 것으로 둔갑해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번 보도로 한국에서는 미국정부가 최초로 한국여성들의 ‘원정출산’을 범법행위로 규정해 체포와 구금하는 등으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과장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미국정부는 ‘원정출산’이 멕시코, 한국, 중국(대만과 홍콩)인들이 주로 관련되어 온 것으로 오래 전부터 파악해 왔으나 법적으로 조사대상이 아니라서 문제를 삼지 않아왔다.
서울의 ‘굿데이’지도 지난 22일자에서 “미 당국은 원정출산을 문제삼은 것이 아니라 원정출산과 관련, 불법 브로커와 위조여권 등의 혐의를 찾기 위한 절차로 이들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일간지들이 취재경쟁을 보이며 일부 과장된 기사를 내보내게 된 것이지만 가장 큰 쟁점사항은 결국 일부 병원들이 장사속으로 원정출산을 부추겼던 것이다.
[본보 취재팀]

「산후조리원 결탁 브로커」 사기행각 조사 과정서 불거져나온 ‘장사속 원정출산’

원정출산의 문제점

우선 모 일간지의 보도 기사를 읽어보자. <원정 출산을 위해 관광비자로 미국을 방문, 출산을 마친 한국 여성 10명이 “입국 목적과 체류 사유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때 미 이민 당국에 의해 무더기 체포.구금됐다가 조사를 받고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원정 출산을 주선했던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브로커가 체포돼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당국이 원정 출산을 목적으로 미국을 찾은 한국 여성들을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 사건을 계기로 국세청(IRS) 등 다른 연방기관과 합동으로 한인타운 내 산후조리원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원정 출산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한국 여성 10명은 지난 10일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된 뒤 신문을 받았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 윌셔가에 소재한 연방정부 사무실에서 출생 자녀의 미국 여권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구금됐다. 국무부 측은 이들이 ▶관광비자로 입국했음에도 실제 목적은 자녀 출산이라 입국 사유가 다르며▶여권을 신청한 자녀들의 주소가 모두 동일하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이민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를 받은 산모들은 풀려났으며 이민 당국은 이들에게 “6개월 내에 자진 출국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발부했다.>

하지만 기사내용과는 달리 실제 벌어졌던 상황이 달라 아쉬움을 남겼다. 실제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기사화 한다면 <’원정출산’ 산모들의 신생아 여권수속을 도와주던 한인 브로커가 신청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하는 바람에 산모들이 한때 이민국에서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루고 귀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0일 한인 산모 수명이 신생아 여권을 발급 받기 위해 브로커의 안내로 함께 LA소재 연방청사 여권과를 방문했다. 이날 브로커가 기재한 서류를 접수한 여권 담당 직원은 여러 명의 신청서에서 주소 등이 똑 같은 것을 발견해 신원확인을 위해 통상적으로 이민국에 통보했다. 이민국은 이들 산모들을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산모가 출산 때문에 미국에 입국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민국은 이들 산모들이 적법한 비자를 소지하고 이민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없음을 확인하고 풀어 주었다. ‘원정출산’ 산모들이 아기 비자신청 과정에서 문제를 야기시켜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한편 산모와 동행했던 브로커는 공문서 허위사실 기재혐의로 일단 구금조치를 당했다. 이번사건은 한국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원정출산’에 대해 경종을 울려 줄 것으로 보인다.>로 할 수 있다.
기사의 일부분이 과장되어 보도됨에 따라 그 파장이 더욱더 커지게 되었으나 실제 취재방향은 잘못된 탈한국 바람을 잠재우고 허준과 같은 의술을 펼쳐야 하는 의사들과 일부 브로커들이 결탁하여 본국산모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볼 수 있다.

라치몬트 빌라측의 주장

한편 한인 조리원 중의 하나인 ‘라치몬트 빌라’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모일간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소설을 썼다”고 주장하고 나서며 반론을 제기했다. ‘라치몬트 빌라’는 이번 ‘원정출산’ 사건의 관련 산모들을 맡았던 곳으로 지목을 받고 있는데 이곳은 ‘하나병원’에서 운영하는 조리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조리원측이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언론에 소개된 오늘의 소동은 그 시작이 이곳의 모 언론사에서 오늘 아침에 기사로 올린 내용을 인용하여 ‘연합뉴스’에서 인용보도 하면서 출발되었고 몇 시간이 경과되면서 다소 수정되고 결과적으로 과장과 오류가 함께 드러나는 우여곡절을 겪은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의 경우 언론사에 처음 입사할 경우 갖은 고생을 하며 배우게 되는 고난의 수습기자 시절이 있지요. 더구나 한국에선 언론사 기자에겐 정부권력 이상의 권위가 주어지고 취재방법에 있어서도 초법적 방법을 동원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지만 이곳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사건사고 수습기자 인턴시절이 비교적 짧고 수습이라 하더라도 곧바로 취재 및 기사작성에 참여함으로써 이번처럼 사실전달에 실패하거나 인과관계에 불안정성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또 기자에게 초법적 힘이 부여되는 것도 아니구요. 이곳에선 미국 언론사 기자라 하더라도 취재방법에 법적,윤리적 제한이 가해지고 있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방법으로나 정부공무원에 압력을 가하여 취재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힘들다 하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로컬언론사에서 입사기간이 짧은 분들의 경우나 취재 과정 중 언어소통에 제한을 갖는 분의 경우 참신한 아이디어나 의욕과는 달리 정확하고 유익한 기사를 창출해내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하는데요. 기자에게 처음 접근한 기사의 제보자나 기자로 부터 취재원으로 선정된 대상이 잘못된 정보를 입력해준 경우 의욕에 부푼 기자는 실체에 대한 엉뚱한 그림을 그리게 되고 기자에 따라서 이후 얻어지는 실체의 정보를 간과하고 마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결국엔 ‘시간의 촉박함’ 이란 다른 이유로 실수가 무마되곤 합니다. 이번 경우도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한다면 다소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이고 관용을 베풀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하겠네요.

중요한 팩트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이곳 현지 기사에서 나오는 ‘원정출산 산모 10명 체포(arrested) 그리고 구금(detained)’은 (설령 열이 아닌 한명이라도)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픽션입니다. 이는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이나 국무부에 문의하면 쉽게 확인되는 내용이었지요.

2.그 산모분들에게 ‘6개월내로 미국을 떠나라고 통지서를 보냈다’는 점 역시 픽션입니다.
한국에서 방문비자로 미국에 입국하여 1차 머물 수 있는 최대의 기간이 6개월이니 6개월내로 떠나도록 통보했다 함은 그 말 자체로 자기 기사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것이지요.
반면에 아직까지 어떤 분이 그 통지서를 받았다고 보도되거나 스스로 나서지 않았구요.

3.’아기 여권을 박탈 당했다’,’시민권이 취소되었다거나 혹은 취소될 수 있다’고 익명의 담당자 인터뷰 기사로 소개된 점 역시 국적취득에 관한 미국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현실과 유리된 픽션입니다.

– 중간 생략 –
6.관련기사중 ‘미국에서 출생한 아기의 여권 발급 신청을 할 때 신청서에 통역을 도와드리는 사람의 소셜번호나 엄마의 소셜번호가 들어가고 이때 ‘등재된 소셜번호가 다른 아이들과 중복되어 문제가 됐다’는 내용 역시 픽션입니다. 여권신청서의 어디에도 엄마나 통역자의 소셜번호를 기입하는 란이 없구요. 요구되는 아기의 소셜번호는 여권신청서에 아직 없으면 없는걸로 표기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소셜번호 발급에 시간이 다소 더 걸리구요. 아기의 소셜번호가 없어도 여권은 발급됩니다. 이하 생략>
이와 같은 ‘라치몬트 빌라’측의 주장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일부 조리원측에서 홈페이지에 올린 안내사항에는 여권발급 등을 포함해 공항픽업까지 등에 1,000 달러 라고 적어 놓기도 했는데 이제 와서 그 내용을 축소하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이번 사선과 관련해 적어도 2개소의 조리원이 관계당국으로부터 영업과 관련한 조사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일부 조리원측이 산부인과 의사나 병원등과 결탁해 분만을 처리해 왔다는 점으로 산모는 건강상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사기 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분만센터는 상술로 임산부들을 한국으로부터 수입해 온 것이 더욱 큰 문제로 부각되고 되는 것이다. 탈한국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될뻔 한 것으로 조리원 시설도 관련법규에 따라 허가나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조리원 운영에서 회계장부 정리도 제대로 안 한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탈세 혐의 등까지 그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모 일간지 측에서는 “원정출산 자체가 불법이라는 보도를 한 것이 아니고, 브로커들과 병원이 결탁해 산모들을 상대로 장사속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본국의 사회분위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금번 사건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과장된 기사를 보도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여하튼 ‘원정출산’ 자체는 아직까지 한국이나 미국 동포사회에서 색안경을 쓰고 본다는건 사실이다. 미국정부가 문제를 삼건 아니건 ‘원정출산’은 산모의 건강도 문제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인 정서가 아직도 받아 들이지 않고 있음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정출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과 LA 현지를 비롯한 일부 분만센터가 원정출산의 산모들을 유혹하여 지난친 상술을 펼치며 도덕적 책임을 산모들에게 전가하여 문제 제기가 끊임없이 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런 폐단은 하루속히 지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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