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금난과 빚 때문에 장기영 전회장 선산 주변 땅까지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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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금난과 빚 때문에 장기영 전회장 선산 주변 땅까지 팔려
“어디로 가나…” 3백억 증자금 12월 마감 넘길듯…

한국일보 서울본사(회장 장재구)의 수천 억대의 빚 때문에 한국일보 미주본사(회장 장재민)가 죽을 맛이다. 서울본사의 장재구 회장은 미주 한국일보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이 빚을 같이 물어야 한다. 빚 보다는 이자를 갚기 위해서도 장재구 회장은 수차례 미국을 방문해 각 지사를 돌며 돈을 수금해 가는 바람에 한국일보 미주 지사들은 장 회장을 “저승사자”로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장재구 회장은 지난 11월에도 미국에 와서 돈을 끌어 갔는데 이번 달에도 미국에 와서 12월말까지 300억 증자금의 일부라도 가져가기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일보의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총 4,467억3,397만원이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한국일보 보고서를 보면 유동부채가 1,222억원이고 고정부채가 3,244억원이다. 한국일보는 이 같은 빚 때문에 기자직을 사직하고 나간 직원들의 퇴직금도 지불치 않아 소송을 당한 실정에 있다.

한국일보 서울본사는 채권은행단이 요구한 증자금 도입 시한을 지난해 12월부터 연기를 거듭해 올해 들어 벌써 3회나 연기했다. 그 바람에 한 때 “한국일보가 팔릴 수도 있다”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일보가 채권단과 약속한 시한인 올 12월내에 300억원의 증자금을 들여올 수 있을 지가 오히려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일보는 장재구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25% 지분을 갖고 있는 방송사를 매각해 증자금을 들여올 계획이었다.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국일보 관계자는 “300억 증자금을 들여온다고 회사가 당장 살아나는 게 아니고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상황으로 채권단이 요구한 기한에 맞추려고 호가보다 싸게 팔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약속을 안 지키려는 게 아니라 길게 내다보면 우리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측이 증자금 도입 시한을 매번 넘기고 있지만 채권단도 그다지 재촉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국일보 채권단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기한을 정해놓은 것이지 데드라인 개념은 아니다”면서 “한국일보의 사정이 급한 것이 수요자들에게 잘못 알려지면서 덤핑 시도가 있어 협상이 지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서울 본사는 최근 하남 시에 있는 장기영 전 회장의 선산 주변 땅 1000여 평과 한남동 아파트 내의 운동시설(헬스클럽) 소유권을 매각해 100억원에 가까운 운영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돼 한국일보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고 ‘미디어 오늘’이 최근 보도했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지난 10월 중순 한 건설업체에 장기영 전 사주의 묘소 주변 땅을 매각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일보가 시행사로 참여한 한남동 하이페리온 아파트내의 헬스클럽 소유권도 지난달 말 한 사업자에게 매각해 두 건을 합쳐 수십억 원대의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에 마련한 자금은 채권단에 약속한 증자대금과는 전혀 관계없는 운영자금으로 이미 쓰고 있다”며 “채권단에 약속한 300억원 대의 증자대금은 미국에서 들여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외부에서는 한국일보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회사 운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운영자금은 일부 확보됐으나 광고판매 등을 통한 정상적인 영업이익이 나지 않고 있어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미디어 오늘’은 최근 한국일보 서울 본사의 사옥이 위치한 중학동 일대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미국에 있는 방송사 매각 대신 이를 통한 수익확보 가능성으로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재개발은 3년에서 5년은 걸리는 것으로 당장 들여와야 할 증자금과 맞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방송사 지분 매각 외에 다른 방식으로라도 자금도입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그것도 가능하다”고 말해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재개발은 아직은 지주간에 의사를 타진 중인 단계로 채권단을 설득할 힘이 있을 만큼 확실한 보장은 없다”

한국일보 서울 본사는 2004년 경영계획 발표를 계기로 또 한차례 구조조정과 함께 감원 등이 점쳐지고 있어 새해도 밝지가 않을 분위기이다.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국일보 서울 본사는 최근 편집·판매·광고·제작 등 각 국장들이 회장과 사장, 임원, 자금관리단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직접 2003년도 업무 추진현황과 2004년도 사업계획을 비롯해 인력과 조직의 효율화 방안, 업무 프로세스 개선 방안 등을 발표했다.

앞서 한국일보 경영기획부는 지난 11월부터 2004년도 경영계획 작성지침을 확정해 각 부서에 전달하고 각 국별, 부별로 보고서를 받아 200여 페이지 분량의 책자를 만들었다. 회사 차원의 경영목표는 흑자원년 달성, 경비절감 등으로 회사는 각 국별로 이에 맞는 내년도 업무 실행 계획을 요구했다. 창사 후 처음 실시하는 이번 경영계획 발표회는 장재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기획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언론사의 경영 방식이 대기업에 비해 후진적인 편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상향 경영을 시작하고 검토회의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디오 서울(AM 1650) 주파수 채널 매각설 솔솔…

한국일보 미주본사(회장 장재민)는 수천억 원 대의 막대한 부채를 지니고 있는 서울 본사의 일부 빚을 갚기 위해 계열 방송사 매각 등을 해결책으로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라디오 서울(AM 1650) 방송의 매각설이 타운 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올 초부터 심심찮게 들려오던 또 다른 계열사 KTAN TV가 방영되고 있는 KSCI(ch18)의 소유지분 24%(미화 3000만 불 상당)를 매각한다는 ‘매각설’에 이어 신빙성 있게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는 한국일보 서울 본사(회장 장재구)의 채무, 즉 채권단과 연장한 300억원의 증자 분에 대한 연장기한이 올해 말로 끝남에 따라 ‘채권단에게 무엇인가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위기의식과 맞물려 소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라디오서울(AM1650) 방송 지분 1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 이사는 본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최근 들어 이러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으로 알고 있다. 대주주 이사진들 모르게 매각이 추진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절대로 그럴 일 없다”고 강하게 못을 박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벌써 에스크로우가 들어가 히스패닉 계 방송에 팔린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타운소식에 정통한 한 올드 타이머는 “과거에도 FM서울 시절 주파수 채널을 매각하지 않았느냐”며 “꼭 본사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흑자회사’를 매각하는 쪽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는 라디오 서울(AM1650) 방송은 만일 ‘주파수 채널 매각설’이 사실로 드러나면 신규 주파수대에 ‘둥지’를 새로 터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성진 / 박상균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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