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하는 김형욱 ‘최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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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방송]○…김형욱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를 북한은 알고 있을까?

박정희 정권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의문의 실종을 당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최후에 대해 최근 다양한 증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그의 실종사건을 다룬 북한 영화가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쿠키뉴스는 최근 북한에서 ‘걸작’으로 꼽고 있는 다부작(시리즈) 영화 ‘민족과 운명’의 제11편인 ‘홍영자 편’을 입수했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김형욱이 어떻게 죽음을 당했는지를 그 내막과 함께 자세히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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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김형욱은 파리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서울의 청와대 지하실로 끌려온 뒤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당한다.김윤홍이라는 북한 인민배우가 연기한 박정희 대통령은 영화 속에서 악랄한 독재자로 묘사되는데,박 대통령은 여배우 홍영자를 이용, 김형욱이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자서전을 못쓰도록 막기 위해 납치한 것으로 설정돼 있다.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증언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영화 속에서 김형욱은 박 대통령의 비리를 폭로하기로 결심하고 책을 집필한다. 이같은 사실을 알아낸 중앙정보부는 여배우 홍영자를 통해 “중앙정보부장 자리를 다시 내주겠다”고 약속해 김형욱을 국내로 불러들인다. 그러나 청와대 지하실에 끌려온 김형욱은 박정희가 직접 쏜 총에 죽임을 당하고 만다.

북한의 ‘목란 비데오’는 이 장면을 “청와대의 비행을 폭로하는 김형욱을 환국시켜 다시 중앙정보부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박정희의 속임수에 넘어간 홍영자가 프랑스에서 형욱을 유인랍치해 왔으나 박정희가 그를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광경을 보고 자신이 어떤 추악한 인간을 위해 복무해왔는가를 돌이켜보게 되는 이야기”라고 전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이 영화는 김형욱 사건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사망 이후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남한의 여배우 홍영자는 박정희의 사망 이후 등장한 전두환 대통령도 자신을 ‘노리개감’으로 여기는데 수치감을 느끼고 자살하려다 북한에 망명한 태권도 사범 차홍기의 권유로 월북,북한 국제태권도연맹 부총재로 생활한다는 것.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김형욱이 태권도 사범 차홍기의 권유로 자서전을 쓰는 것으로 설정돼 있는 등 영화적 설정을 위한 허구도 뒤섞여 있다. 김형욱이 자서전을 집필하게된 동기나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총으로 김형욱을 사살하는 장면 등은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북한 최고의 제작진과 연기자들이 총동원돼 해외 촬영까지 감행하는 등 북한 영화계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제작되고 있는 영화로,영화의 내용은 일제시대의 독립투쟁부터 북한 사회 건설,남한 정치 이야기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중 남한을 다룬 내용은 북한이 수집한 대남 정보를 근간으로 영화적인 허구를 섞어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 50부작으로 제작되고 있는 이 영화는,김형욱 사건 뿐만 아니라 월북한 태권도 지도자 최홍희씨 사건을 다룬 ‘차홍기(최홍희씨의 영화 속 이름)편’ 등 박정희 정권 시대의 남북간에 벌어진 비화들을 다룬 내용들이 많다. 김형욱 사건을 다룬 홍영자편은 이중 11∼13부에 해당되는 데,북한에서도 상영돼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이 전하는 김형욱 최후의 순간이 실제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편집=쿠키방송 김영관 영상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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