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탈모] 대머리? 남성의 일이 아닙니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대머리는 남성만의 고민이 아니다.

전체 탈모환자의 20~30%(미국은 40%)는 여자다. 앞 이마부터 벗겨지는 남성과 달리 머리 전체에서 골고루 탈모가 진행되므로 단지 눈에 덜 띌 뿐이다. 그러나 여성 탈모 환자의 고통은 남성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남성의 대머리는 ‘정력’ ‘호탕함’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라도 있지만, 여성에겐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마음에 박힌 못으로 남을 뿐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탈모가 진행된 A(22)씨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돼 우울증이 발병했으며, 아직도 서울 S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대학 진학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K병원에서 탈모 치료를 받고 있는 B(29)씨는 “이 친구 왜 머리가 없어”라는 직장 상사의 말에 모멸감을 느껴 어렵게 입사한 대기업에 사표를 던졌다. 작년 말부터 탈모가 진행돼 또 다른 K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주부 C(32)씨는 수치심 때문에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 원인과 빈도


고려대 의대 성형외과의 연령별 여성 탈모 유병률(有病率) 조사에 따르면, 20대 0.2%, 30대 2.3%, 40대 3.8%, 50대 7.4%, 60대 이상 41.7%다. 여성 탈모도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데, 이 유전자를 가동(稼動)시키는 것이 남성호르몬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이다. 이를 ‘안드로겐-유전성 탈모증’이라 부른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여성에게도 남성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대머리 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남성호르몬은 체내에서 ‘DHT’라는 물질로 바뀌어서 탈모를 유발한다. 여성의 탈모가 남성보다 빈도가 낮고, 정도가 약하고, 연령적으로 늦게 나타나는 이유도 남성호르몬 양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이다. 그 밖에 ▲빈혈, 갑상선 질환 같은 신체 질환 ▲피임약·우울증약 같은 의약품 ▲과도한 체중 감량 ▲전신 마취나 외과 수술 ▲출산이나 폐경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유전성 탈모가 아닌 탈모는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비교적 손쉽게 예방·치료할 수 있다.










■ 특징과 유형

대부분의 여성 탈모는 모발의 앞 이마선은 그대로 유지되며, 대개 정수리 부분의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탈모가 진행되는 ‘전체 탈모형’이다. 이마의 양편이 M자 모양으로 올라가 탈모가 진행되는 남성형 탈모는 전체 여성 탈모의 10~13%에 불과하다. 그 밖에 두피에 대한 강한 물리적 자극 등에 의해 유발되는 국소적 탈모가 있다.

여성 탈모는 남성과 달리 아주 서서히 진행되지만, 임신이나 폐경을 전후해선 급속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여성의 탈모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원형탈모증 같은 병이 생겼거나, 물리적 자극에 의한 국소적 탈모이거나, 기타 질병·복용약 등에 의한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

■ 어떻게 치료하나

여성 탈모는 〈그림〉처럼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와 2단계는 모발 촉진제를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모발 이식수술을 시행한다. 3단계는 모발 촉진제 효과는 없으며, 모발 이식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여성용 모발 촉진제는 ‘미녹시딜’이 유일하다. 이 약을 바르면, 처음엔 탈모량이 증가하지만 계속 사용하면 발모가 촉진된다.

남성용으로 개발된 경구용(먹는) 발모촉진제 ‘프로페시아’는 여성에게 효과가 작을 뿐 아니라, 기형아 출산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가임기가 지난 여성에겐 제한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여성의 남성호르몬을 억제하기 위해 항안드로겐제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