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에 “뉴스타 한인회장”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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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에 LA한인회장이 당선된 것이 아니라 “뉴스타 한인회장”의 탄생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지난 13일 선거에서 4명 후보 중 최다득표를 한 남문기 당선자가 획득한 표 수는 3,000표에서 19표가 모자란다. 3,000표라고 하드라도 70만 동포수에 비하면 0.4%가 조금 넘는 수치이다. 1%도 안되는 지지를 받아 놓고, “내가 LA 한인사회의 진정한 대표”라고 주장한다면 과연 누가 이를 인정하는가.
그는 선거기간 중 “LA 70만 동포의 실질적 대표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99% 정도의 동포들은 이번 선거를 외면했다. 유권자 등록 78,000명이라고 외쳐 됐지만 유령숫자나 다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78,000명 유권자 등록에서 고작 8,000여명만이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8,000명도 따지고 보면 자발적인 투표보다는, 남에게 이끌려 나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선거가 끝나고 행한 라디오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남문기 당선자는 “원래 목표로 한  득표는 22,000표였다”고 했다.  그 자신도 자신의 표에 대해 놀랬을 것이다.
그는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뉴스타를 성공기업으로 키웠듯이 한인사회를 잘 살게 하겠다”면서 가는 곳마다 “뉴스타”를 외쳤다. 애초 뉴스타 부동산 광고로 계약했던 신문지면과 방송시간은 “기호 2번 남문기”광고로 채워졌다. 뉴스타가 부동산정보를 소개하기 위해 새로 개국한 부동산 TV인 KNT도 부동산 매물이 소개 되다가 어느틈엔가 “기호 2번” 홍보방송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 뉴스타 지사망은 부동산 중개가 목적이 아니라 “기호 2번” 선거운동 사무실로 변했다. 뉴스타 인터넷 사이트에는 “기호 2번 띠를 두르고 마켓이나 교회로 나와 운동을 하세요”라는 ‘작전명령’이 매일 하달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지난 3개월동안 선거 때문에 뛰어다니기만 했다”고 하여 부동산 브로커가 아닌 선거운동이 그의 풀타임 직업이 되었다.
이번 선거는 뉴스타 전체 임직원들이 동원된(물론 일부 이탈자는 있었지만..)  뉴스타만의 선거나 다름이 없었다. 그는 “뉴스타 직원이 1,000명이 넘는다”고  확언하고, “뉴스타 부동산 학교에서 배출한 사람만도 1만여명이 넘는다”고 자랑해왔다. 하지만  1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이 뿌려진 선거에서  2,981표는 기대했던 것과는 정말 아니었다. 우리는 ‘뉴스타한인회장’ 선거를 본 기분이다.
여기서 6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이번 경선이 있기 전인2000년 2월 12일 실시됐던 LA한인회장 선거 결과를 소개한다. 당시 유권자 등록 수는 35,861명이었으며 유효투표수는 8,245표였다. 당시 3명의 후보가 나섰는데 최다득표자는 하기환 후보로 4,236표로 유효투표자의 과반수가 넘는 51.3%였다. 이번 선거와 비교해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당시의 투표자수가  더 많았다.  또 이번에는 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대형버스, 승합버스, 밴, 일반 승용차 등등을 동원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유권자들을 수송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올씨다였다. 이번 회장 당선득표 2,981보다 6년전 선거에서는 1,255표가 더 많은 4,236표였다.
2000년 선거는 13년만에 치루어진 경선이었으나, 법정소송으로 퇴색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LA한인회는 전신인 남가주한인회 시절부터 선거를 치룰 때마다 유권자 대리등록 말썽, 선거집행 무능력, 금권선거 풍토 등 악습이 야기되어 법정소송으로 이어지는 추태가 계속되어왔다. 60-70년대 초창기 한인회는 그런대로 대표성을 지녔으나 1980년대를 지나면서 “한인회는 대표성이 없다”로 계속 시달려왔다.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LA한인회가 27대를 이어 오면서 한번도 공정한 선거를 치룬 기억이 별로 나질 않는다. 자랑할만한 선거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의 선거가 더 이상의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세기에서 잘못된 한인회의 병폐를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계속 반복한다는 것은 이미 그런 한인회는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거이다. 한인회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한인회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비젼이 없기 때문이고, 개혁과 도전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한인회에 몸담았던 일부 사람들이 물귀신처럼 “한인회는 있어야 한다”라는 고집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조직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한인회’는 누구 말처럼 박물관으로 보낼 때가 지나도 훨씬 지났다. 그렇게 될 수 없다면 법으로라도 심판을 할 때가 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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