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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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vs 매케인, 릭 워렌 목사 주최 ‘신앙포럼’에서 뚜렷한 입장차 드러내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원죄를 위해 죽으셨고, 나는 그를 통해 속죄를 받았습니다'(버락 오바마)
‘나는 지난 25년동안 줄곧 낙태 반대를 주장해 왔으며, 미국의 대통령은 낙태반대 정책을 견지해야 합니다'(존 매케인)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 사실상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섰다. 두 사람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곳은 다름 아닌 ‘교회’다.
‘와습'(WASP-앵글로 색슨계,백인,신교도)이 주류계층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의 정치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중요성, 나아가 ‘기독교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더욱이 오바마로서는 자신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담임 목사의 이른바 ‘갓 댐 아메리카’ 발언 파문으로 여전히 보수층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교회를 열심히 다니지 않는 매케인 역시 공화당의 정책을 지지해 온 보수 기독교인들의 확신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레이크 포리스트(Lake Forest) 소재 새들백(Saddleback) 교회에서 열린 ‘신앙 포럼’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가치관, 정치현안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포럼은 두 사람이 똑같은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각각 따로 진행됐으며 포럼이 진행되는 중간에 잠시 무대에 함께 올라 포옹했을 뿐 상호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이날 CNN을 통해 생중계된 포럼에서 낙태문제, 동성결혼과 같은 민감한 사회적 이슈등에 대해 뚜렷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먼저 개인적으로 가장 큰 도덕적 실패를 묻는 질문에 오바마는 ‘방황하던 젊은 시절의 마약 복용과 과도한 음주였다’면서 ‘아마도 세상에 만족하지 못했던 자신의 이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질문에 매케인은 첫 결혼에 실패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국의 가장 큰 도덕적 실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바마는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라는 마태복음 25장 40절을 인용하며 불우한 사람들을 충분히 돕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극명한 입장차













반면 매케인은 미국은 9.11테러 이후 도덕적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 자신의 이익보다 더 훌륭한 일에 헌신하지 않았던 점’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기독교계의 핵심이슈인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 두 사람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매케인은 임신 초기부터 낙태에 반대한다고 밝혀 2천여명이 넘는 방청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한다고 밝히자 반응이 싸늘해지기도 했다.
오바마는 낙태 지지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다만 임신 여성의 건강이 우려될 경우는 예외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결혼에 대해서는 두 남녀간의 결합으로 규정했고,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3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오바마는 부인 미셸과 외할머니, 그리고 민주당의 샘 넌 前상원의원과 공화당의 톰 코번(오클라호마)상원의원을 들었다.
매케인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 자신의 참모인 이베이(eBay)前 최고경영자 멕 휘트먼, 인권운동가 출신의 민주당 존 루이스 하원의원을 꼽았다.
이날 포럼은 베스트셀러에 오른 ‘목적이 이끄는 삶'(The Purpose Driven Life)의 저자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릭 워렌 (Rick Warren) 목사가 주관했다.
릭 워렌은 2만3천여명의 신도를 가진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초대형 교회(megachurch)의 담임목사로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날 ‘오바마와 매케인 두 후보는 모두 미국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 왔으며, 모두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독교계의 표심은 역대 미국의 대선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실제 지난 2000년, 2004년 부시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도 절대적인 견인차 역할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보수 기독교인의 78%가 부시를 지지했고 ‘기독교 표심 끌어안기’는 여전히 공화당 핵심 선거전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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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7월 모금액도 매케인 크게 앞서


5천100만달러 거둬..매케인 2천700만달러


미국 대통령 선거를 80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선거자금 모금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여전히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오바마 진영은 지난 7월 한 달동안 모두 5천1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거뒀다고 이날 공개했다.
전날 매케인 진영은 매케인의 선거자금 모금실적이 후보로 결정된 뒤 5개월 연속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7월 선거자금 모금액을 2천7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매케인의 선거자금 모금에 탄력이 붙고 있긴 하지만 지난 7월 한 달동안만 오바마는 매케인보다 2천4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더 거둬들인 것이다.
선거자금 잔고면에서도 오바마는 매케인보다 3배나 많아 향후 선거운동에 필요한 충분한 `실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측은 현재 선거자금 잔고액이 6천580만달러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매케인의 선거자금 잔고는 2천100만달러였다.
오바마 진영의 선거운동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플루프는 지난 7월 한 달동안 6만5천명이 새로 선거자금을 기부했다며 이로써 오바마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오바마 후원자가 2백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매케인측은 지금까지 60만명이 선거자금을 기부했다고 밝히고 있다.
선거자금 모금액은 물론 선거자금 기부자수에 있어서도 오바마가 매케인을 크게 앞서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선거자금 모금실적과 달리 최근 지지도 조사에선 매케인이 오바마를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은 지난 12~14일 미국의 유권자 2천69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오바마와 매케인이 각각 44%를 얻어 동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美 ‘백인당 vs 흑인당’ 인종구도 부상하나


지난주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하워드 딘 위원장은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인종과 성별 다양성을 자랑하다 순간적으로 공화당을 사실상 ‘백인당’으로 묘사했다.
당시 딘 위원장은 “여러분들이 얼굴색이나 여성들을 주목한다면, 그들은 백인 일색인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에서 더 성공했다”고 말했던 것.
매케인 진영이 이 발언에 대해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공격하고, 민주당 측도 “적절치 못했으며, 그 스스로 즉각 바로잡았다”고 해명하면서 이 문제 일단락되기는 했다.
그러나 미 ABC 방송은 어쨌든 딘 위원장이 공개적으로는 거의 논의되지 않던, 더욱이 정치인들도 결코 언급하지 않는 이슈인 미국 정치의 특정 정당에 대한 인종적 구분 문제를 제기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의도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흑인당’과 ‘백인당’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에서 소수그룹 가운데 최대 세력인 흑인들과 남미계, 아시아계는 단연 민주당을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40여년간의 대선에서 흑인들은 9대 1의 비율로 민주당 후보에 몰표를 던졌다.
반면 지난 2004년 통계로 볼 때 공화당원 90%가 백인이고, 공화당이 소수그룹들로부터 당장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이는 올해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행사의 참석자들은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돼 마치 베네통 광고처럼 보인 반면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행사 참석자들은 백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데서도 드러난다.
지난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후보 대부분이 히스패닉계 그룹이 주최하는 토론회 참석을 기피하는 등 공화당이 소수그룹을 기피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이런 가운데 매케인은 상대적으로 흑인 등 유색인종 유권자를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통상 공화당의 다른 지명자들이 다니지 않은 흑인 밀집 거주지를 방문하고, 라틴계 지지를 얻기 위해 스페인어 광고를 만들었으며, 비록 입법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에는 소수계가 선호하는 이민개혁법안을 주도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ABC방송은 “매케인은 공화당이 더 많은 소수 민족 출신들을 끌어들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몰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지지층을 다양화하기 위한 매케인의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의 마음’도 얻어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하면서 ‘재계의 마음 잡기’ 쟁탈전이 한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신용위기 및 국제원유값 등락,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경제 문제가 대선의 중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권자는 물론 국제적인 관심이 경제에 집중되자 버럭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도 여기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NYT는 소개하면서 재계 지도자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전적을 보면 오바마 후보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을 지지자로 포섭하는데 성공했고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세계 최대의 자산운영사 블랙록의 로랜스 핑크 회장도 자기 편으로 끌여 들였다.
매케인 후보의 경우 국제 택배기업인 패덱스의 프레드 스미스 회장을 비롯해 메릴린치 증권사 존 테인 회장, 사모펀드의 거물 헨리 크래비스의 지지를 얻어냈다.
두 후보는 역대 대선 후보 가운데 경제 분야가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또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대기업과 관계에서 열세인데다 공화당 소속 매케인 후보도 중소기업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따라서 양 진영은 이런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계 지도자의 지지를 얻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판세를 지켜 본 전문가들의 진단은 일단 매케인 후보의 미세한 우세다. 선거와 경제 관계의 전문가인 댄 슈너 남가주대(USC) 교수는 “매케인이 공화당 후보이어서 대기업들은 결국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런 약세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선거 전략을 오바마 후보 측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이나 ‘변화’같은 추상적인 구호도 좋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구제적인 경제 정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끝에 가서는 ‘경제를 해결할 후보’가 승리를 손에 넣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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