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원정화 나온다’ 北고정간첩 미주커넥션 실체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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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첩 원정화 사건’은 재미한인사회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왔다. 특히 ‘미인계’로 현역 군인을 포섭했다는 점은 미주에서도 유사한 경우가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미한인사회에서 북한을 방문한 목사·선교사·사회봉사 단체 임원을 대상으로 북한 집단이 ‘미인계’를 이용하거나 북한 내 친인척을 인질로 삼는 방법 등으로 해당 인사를 고정간첩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북한정보에 능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정권에 협조하거나 김정일을 대변하는 친북 계열인사들이 LA에만 적어도 500여명 넘게 상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LA에 친북 지하조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 70년 대 초, 미주동포사회에서 친북세력의 활동은 지난 1970년 초부터 주로 미시민권을 취득한 재미동포들이 ‘이산가족방문’이나 북한선교활동 등 인도적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보위부 등 북한 기관에 포섭돼 고정간첩 또는 친북활동 협조자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90년대부터는 미영주권자의 북한 방문이 확대 되면서 ‘북한동포 지원’ ‘해외동포경협’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국 내 친북 지하조직의 확대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특히 이들 조직들은 지난 10년간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아예 좌파정권의 비호를 받아 노골적으로 반미운동과 한미동맹 파괴공작을 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에서 남한으로 침투한 간첩들과 남쪽 고정간첩들의 활동은 미주로 확대돼 미국 내 공관은 물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와 같은 정부 자문기관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한인회 등 사회봉사단체들과 교계·언론계를 포함해 다양한 동포단체들에 노골적으로 파고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미 주류 사회 진보적 인사와 단체들과도 연계해 제3세계 국제공산조직과 손잡고 친북세력은 날로 세력을 넓혀가는 실정이다.
                                                                                                <특별취재반>


60대 중반이던 지난 1992년 북한을 방문했던 C목사는 미주 지역 인사 가운데 북한 측 ‘미인계’로 몰락한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당시 코리아타운 중심가에서 잘나가던 교회 목사였다. LA로 돌아온 지 약 1주일 뒤 C목사의 교회로 우편물이 도착했다. 봉투를 뜯어 본 교회 관계자는 안에서 쏟아져 나온 수십 장의 사진에 기겁했다. 문제의 사진 속에는 C 목사와 젊은 여성의 성관계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교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사건의 책임을 지고 C목사는 퇴출당했을 뿐 아니라 아예 교회가 없어지기까지 했다. C목사는 한때 한국에서 노조활동을 한 인사로 알려졌다. 문제는 C목사가 방북 중 ‘미인계’에 넘어가 북한당국의 협박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불거졌다. 협박에 응하지 않자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회적 매장’을 당한 것이다.
한인타운에서 활동하는 70대 K목사는 1995년 이산가족상봉 차 방북해 아찔한 경험을 했다. K목사는 당시 평양 고려호텔 한 객실에서 미주서 동행한 목회자와 한 방을 쓰게 됐다. 숙소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탁장을 지나야 하는 구조였다.
하루는 행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방으로 향하는데 세탁장을 지나게 됐다. 다음 순간 K목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문이 열린 세탁장 안에 벌거벗은 젊은 여성이 유혹하는 듯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황급히 방으로 들어 온 K 목사는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고 아까 잠들어 있던 여성이 들어오는 게 아닌다. ‘빨래 가지러 왔다’면서 K목사의 바지를 벗기려고 하는 바람에 간신히 뿌리치고 위기를 넘긴 K목사.
그는 “북한 여성 복무자들의 ‘미인계’는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교계에서는 이런 일을 당한 사례가 많지만 쉬쉬하는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친북집회에 참석하라”


90년대 동포인사들과 함께 방북한 사업가 L씨는 평양에 다녀온 뒤 타운 공식 행사에 전혀 얼굴을 비치지 않고 있다. ‘친북활동을 할 수 없다면 타운 행사에도 관심 갖지 말라’는 북한측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기업인 P씨는 1989년 방북한 뒤 북한체제에 대한 비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북한에 있는 동생의 안위 때문이다. 그는 북한당국으로부터 거액을 기부하라는 압력을 받고 반강제적으로 서약서를 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90년대 이산가족방문을 이유로 방북했던 A씨는 친북행사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경우다. A씨는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을 하지 못하는 대신 집회에 나가라’는 전달을 받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타운에서 북한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 O씨는 ‘분단을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방북한 이후로 김정일 정권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O씨가 북한을 갔다 온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타운 문화 단체에 관여하는 H씨는 그동안 친북세력에 동조해왔지만 최근 회색분자로 밀려나 친북세력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보수계층에서는 여전히 회색인물로 보고 있으며 “위장전술”을 펴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입장이다.
한인 타운을 대표하는 보수인사 K씨는 “소위 ‘6·15정신’을 유포시키는 사람들을 친북성향 인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화해 운운 하는 사람 중에도 친북세력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K씨는 또 ‘민족공조’나 ‘우리끼리’를 주장하는 사람 중에도 친북성향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선교에 관련된 한 선교사는 최근 “LA지역에서 방북한 많은 목사들 중 평양 고려호텔이나 기타 초대소 등에서 본의 아니게 ‘미인계’에 걸려든 경우가 많다”며 “이들 목사들은 북한 돕기나 친북반미행사를 주도하든가 적어도 이 같은 행사에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는 처지가 된다”고 전했다.
물론 미인계에 성직자만이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체 임원이나 사업가를 포함해 동포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물을 상대로 북한 정보 집단의 조직적인 포섭 작전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미주 탈북자도 간첩?


미국으로 이주한 탈북자 중 한명인 K씨는 “오래전부터 북한 정권이 간첩을 탈북자로 위장시켜 미국 등지로 침투시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수법은 간첩 활동에도 포함되지만 탈북자를 교란시키는 작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씨는 한국에서 ‘원정화 사건’이 크게 보도되자 이곳 탈북자 사회에서도 ‘탈북자 누구누구의 평소 행동이 이상했다’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탈북자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로 지목된 것은 여성이다.
한인 사회에서는 그가 평소 남한 정부를 비난 해왔으며 ‘북한에 있는 가족을 생각해 처신하라’는 말을 자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으로 남북대사관이 미국에 들어서면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말도 자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씨는 최근 “북한의 대남부서들은 미인계를 활용해 방북하는 남측 인사들을 매수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탈북자가 급증하자 국가안전 보위부의 대외활동이 강화된 것은 물론, 남한의 햇볕정책을 타고 안방까지 밀려드는 남한인사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역할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양 고려호텔에 투숙하는 남측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심야에 선정적인 옷차림으로 객실에 뛰어들거나 안마사를 가장해 침투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여성과의 하룻밤 대가로 사진이 찍힌 남측인사들은 북한 지령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행태는 국내 인사뿐 아니라 재미동포 인사들을 상대로도 조직적으로 벌어졌다.
고위탈북자 김명호(가명)씨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위 5과에서 해마다 선발되는 소위 ‘기쁨조’ 중 2/5은 공작보조원으로, 나머지 3/5는 초대소(특별별장) 안내원이나 고위간부 비서, 군장성 간호사로 배치된다.
특히 햇볕정책 이후 5과 대상 미녀들이 대거 공작부서로 파견돼 재교육을 받고 남측인사들이나 해외동포들을 상대로 미인계를 펼쳐왔다는 소문은 한인 타운에서도 오래전부터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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