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시아 불황 탓에 관계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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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급속한 개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국제 관계에 있어 ‘스마트 파워’를 내세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과 ‘스마트 외교’를 내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외교정책이 전임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과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그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 속에 미국이나 러시아 모두 당장 발등에 떨어진 경제난 타개를 위해 다른 문제에 노력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이러한 관계 개선 분위기를 형성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경제 위기 극복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기 위해 다른 소모적인 갈등은 우선 피하자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해빙 무드에 대해 <선데이저널>이 집중 취재했다.
                                                                                       <데이빗 김 취재부 기자>



현재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가장 중요한 외교적 현안으로는 올해 말로 시한이 종료되는 1차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을 대체할 새로운 협정을 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군비 개발 비용을 경제 복구에 전용할 수 있다면 미국이나 러시아 모두 당면한 경제 위기 타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美 ‘스마트 외교’로 친밀감 조성


이러한 군축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동유럽의 폴란드와 체코에 배치하려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계획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이 추진해온 MD 배치 계획에 대해 러시아는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오바마 미 대통령의 당선 하루 뒤 “미국이 동유럽에의 MD 배치 계획을 강행하면 러시아는 폴란드에 인접한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 대선 승리 축하 분위기에 빠진 오바마 측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만큼 미국의 MD 배치 계획이 미·러 관계에 큰 중요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유세 당시부터 “대통령이 되면 MD 배치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이 같은 오바마의 다짐은 2월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재설정’하는 단추를 누르겠다”고 천명함으로써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은 MD의 실효성과 비용 효율성이 입증되는 것을 전제로 이란의 능력이 커지는 것에 맞서기 위해 MD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MD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쪽에 초점을 맞춰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는 미국으로서는 대단히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부시 전 행정부는 MD의 실효성이나 비용 효율성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었다. 바이든의 발언은 다시 말해 실효성이나 비용 효율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MD 배치를 중단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MD 배치 계획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는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바이든의 발언 이틀 뒤인 지난달 9일 워싱턴에서 카랄 슈바르젠버그 체코 외무장관에게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미국이 MD 배치 계획을 재고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나흘 뒤 윌리엄 번즈 미 국무차관은 드미트리 로고진 나토주재 러시아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MD 계획에 있어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러시아와 새로운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20일 “미국은 MD 배치 계획과 관련, 러시아의 우려를 고려할 것이며 MD 배치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미 폴란드와 체코에 통보했다”고 말해 미국의 MD 배치가 지연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 변화는 러시아에 보내는 미국의 분명한 화해 제스처이다. 오바마 미 행정부가 외교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아직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에 대해 이처럼 분명한 변화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러시아가 미 외교에서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란 핵개발 저지에 러시아 협력


미국은 우선 이란의 핵개발 저지에 있어 러시아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부시 전 미 대통령이 MD 계획을 추진한 것도 ‘불량국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명분이었다. 이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가 이란에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미국으로서는 외교 문제에 있어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은 또 날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있어서도 러시아로부터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과 나토군에 대한 군수품 보급은 70% 이상이 파키스탄을 거쳐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 내 알카에다와 탈레반 무장반군의 공격으로 파키스탄을 통한 군수품 보급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때문에 미국과 나토로서는 보다 안전한 대체 보급로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러시아가 바로 이 안전한 보급로를 확보하게 해줄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달 키르기스스탄이 미군의 아프간 작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마나스 공군기지를 폐쇄하도록 한 것이 러시아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미국은 떨쳐내지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곧바로 자국 수송기를 이용, 아프간으로의 군수품 보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혀 이러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미국과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러시아로서도 옛 소련 공화국들 및 동유럽의 옛 동맹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실익을 거둘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시급한 경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서방으로부터의 지원과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휘청대는 러시아













 ▲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국제유가의 강세와 그에 따른 막대한 수입을 바탕으로 호황을 구가해온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7월 정점에 올랐던 국제유가가 급락을 거듭하고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도래 속에 급속하게 파탄을 맞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인기도 급전직하하면서 푸틴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후화한 사회기반시설을 새롭게 마련하지 못 한다면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푸틴 총리는 지난해 “향후 10년에 걸쳐 1조 달러를 사회 인프라 개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수입 감소로 러시아는 현재 사회 인프라에 투자할 여력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낙후된 사회 인프라가 개선되지 못할 경우 그 여파로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매년 6%씩 저하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까지 경고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를 강타한 금융 위기의 타격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이다.
때문에 러시아로서는 서유럽을 포함한 서방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그루지야와의 전쟁, 연초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 중단 등으로 냉랭해진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해야만 하는 러시아로서는 MD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 간에 급속한 관계 개선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경제 위기 돌파라는 공통 관심사 속에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게 되는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은 이러한 양국 관계 개선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띠게 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냉전시대 두 진영을 이끈 두 초강대국 간 전략적 대화가 세계 질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분명하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대화를 외교 및 국방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중국과의 대화와 마찬가지로 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인 27%, 돈 걱정으로 잠 못 이뤄












경기침체에 따른 돈 걱정 때문에 잠을 못이루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수면재단이 여론조사 형태로 조사한 `2009년 미국의 수면’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27%가 재정적인 걱정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메릴랜드주 베데스타에서 활동중인 소아과의사 키젤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미국인의 수는 지난 2001년에 비해 두배로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정문제에 대한 걱정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하루 평균 6시간 미만의 잠을 잔다는 응답자에 비해 2배 정도 많았다. 또 이들은 상대적으로 잠을 잘 자고 있다는 응답자들에 비해 졸린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돈 걱정때문에 수면장애를 겪는 미국인들은 당분이나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는 비율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두배나 많았고, 담배를 피우거나 사용하는 비율도 더 높았다.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클레이튼 수면연구소 창립자인 조지프 오질리 박사는 “수면재단의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들어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현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보스턴에 있는 터프츠 메디컬센터의 수면치료센터 소장인 캐롤린 디앰부로지오 박사도 “최근들어 수면장애 상담을 요청하는 환자가 기존 환자는 10-15% 그리고 신규 환자는 약 1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수면장애자의 증가를 반영하듯 의료정보 회사인 `IMS 헬스’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앰비엔’ `루네스타’ 등 불면증 치료제와 같은 수면장애 치료를 위한 처방이 5천628만7천여건이 발급됐는데 이는 2007년에 비해 7% 증가한 것.
오질리 박사는 “잠을 제대로 못자게되면 오히려 많이 먹고, 체중은 늘게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뒤 “오로지 불면증 치료제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당한 음식물 섭취와 운동이 수반된 가운데 불면증 치료제를 드는 것은 수면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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