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무법천지 LA한인타운 ‘살기가 무섭다’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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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타운 중심부에서 총기살인, 폭행 등 연일 무시무시한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제 LA 한인타운은 각종 범죄 온상지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무서워서 타운에 나가기가 겁난다는 한인들이 급격히 늘어 가뜩이나 불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인업소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타운 내에서 마약거래를 둘러싸고 폭력 조직 간에 총격전이 발생했으며 한인타운의 유명 가라오케인 M2에서 갱들로 추정되는 한인들끼리 총격전을 벌여 한인남성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6가와 윌톤의 한 아파트에서 한인과 라티노 갱들의 총격전으로 30대 초반의 한인이 살해됐으며 지난 6일 에는 버질과 6가의 한 아파트에서 또 다른 마약범들끼리의 총격전으로 한인이 현장에서 즉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한인타운 중심부에서는 하루걸러 한 건씩 마약과 매춘, 심지어 도박과 관련된 시비로 총격살인이 벌어져 동포사회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는 LA 한인타운 심각한 범죄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LA 경찰은 최근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는 LA한인타운 내 불법 마약거래와 갱단, 매춘·도박 행위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이후 유흥업소 주변에서 각종 강력 사건들이 줄지어 발생하면서 경찰은 물론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비상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가장 흔한 말썽은 한국에서 원정 온 조직폭력배들이 타운 유흥업소들과 손잡고 한국인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경쟁 조직 간에 피 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면서 불거진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LA경찰국 풍기단속반(LAPD VICE)이 LA 한인타운 내 일부 한인 유흥업소를 상대로 실시한 고강도 불법영업 단속을 통해 단기취업 비자로 입국한 접대부들과 이들을 알선해 주는 커넥션의 실체가 적발되면서 드러났다.
LAPD는 지난달 말 한인 유흥업소들을 대거 급습, 불법 영업행위와 조건부 영업허가(CUP)위반 및 종업원들의 호객 행위와 실내 흡연 등 각종 불법 사실들을 적발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신분증 검사 등을 통해 현장에서 영장을 발부했다.
수사당국은 이 과정에서 매춘조직은 물론이거니와 마약거래 조직들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문제 업소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중 지난 주말 조직들 간에 총격살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수사당국은 본격적인 색출작업에 착수했다.


조직 간 시비, 충격적인 총격살인


LA 한인타운 6가와 맨해튼 플레이스에 소재한 가라오케 M2에서 지난 7일 새벽 총격사건이 발생해 한인 남성 1명이 숨지고 1명이 총상을 입었다. LAPD 올림픽경찰서에 따르면 7일 새벽 1시 50분쯤 6가와 맨해튼 플레이스(4007 W. 6th St.) 인근 ‘M2 가라오케’ 정문 앞에서 갱 단원으로 보이는 20대 한인 남성이 30대 한인 남성 2명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인근 아파트 주민은 “영업시간이 끝난 새벽 2시경 갑자기 4발의 총성이 연달아 들려 밖에 나가보니 한인 남성 1명이 업소 앞바닥에 피범벅이 된 채 쓰러져 있었다”며 “다른 한명도 옆에 드러누운 채 머리에서 피를 쏟은 채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이날 사건은 업소 내부에서 벌어진 용의자 일행 2명과 피해자 2명이 시비를 벌인 끝에 총격전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중 김모(37)씨는 시더사이나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건 발생 40여분 만인 새벽 2시40분쯤 사망했다. 또 다른 피해자 이모(36)씨는 올림피아 병원으로 옮겨져 다행히 생명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코왈스키 루테넌트는 “용의자 일행은 2~3명으로 피해자 2명과 업소 내부에서 먼저 몸싸움을 벌였다”며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정문으로 나오다가 밖에서 기다리던 용의자 일행 1명이 갑자기 총을 꺼내 피해자들을 향해 쐈다”고 사건 정황을 설명했다.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삭발한 머리에 20대 초반의 한인 남성으로 총을 쏜 뒤 주차장에 대기 중이던 검정색 니산 얼티마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하루걸러 한 건씩 총격살인


지난달 31일 새벽에는 윌톤과 6가의 한 아파트에서 마약범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총격전으로 30대 한인이 즉사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오후 4시께 버질과 6가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도 마약매매와 관련해 여성을 포함한 한인과 라티노간 총격전으로 한인 3명과 히스패닉 2명이 총상을 입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버질 선상의 3층 유닛의 한 아파트(615 S. Virgil Ave.)에서 마약이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현장에서 마리화나가 다량으로 발견됐으며 전 주일에 발생한 윌톤과 6가의 총격사건 역시 마약매매와 관련된 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6일 오후 4시께 아파트 내에서 수발의 총성이 울린 직후 아파트 3층에서 히스패닉 남성 2명이 건물 아래로 뛰어내렸고 이 과정에서 다리와 머리 등에 심한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아파트에서 왼쪽 다리에 총상을 입고 숨어 있던 또 다른 20대 한인 남성은 추가로 현장에서 체포·연행되었다.
이번 총격사건은 대낮 LA한인타운에서 마약을 구입하려던 한인들과 라틴계 갱단으로 추정되는 마약 밀매범들이 시비를 벌이면서 총격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LAPD 올림픽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쯤 타운 내 6가와 버질 애비뉴 인근(600 Block of S. Virgil Ave.) 아파트에서 마약 구입을 위해 이 곳을 찾았던 5명의 한인 남녀와 마약을 판매하려던 라틴계 갱단 사이에 충돌이 발생 총격전으로 비화됐다.
이 날 수색 작업엔 경찰기동타격대(SWAT)를 포함 50여명의 경관과 20여대의 경찰차 K-9경찰견 등이 동원되었으며 사건 발생 지역을 차단으로 5시간 넘게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으며 주민들은 대피소동을 벌이고 했으나 총격 용의자는 체포하기 못했다.


LA조폭, 매춘조직 암투 상상 초월













지난해 10월 무비자 협정이 체결된 이후 LA에 단기 여행비자로 입국해 한인경영의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여성들은 줄잡아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여성들은 룸살롱과 노래방 도우미, 에스코트 매춘조직에 소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별도로 한인이 경영하는 룸살롱들이 개인 인맥을 통해 공수해 와 접대부로 고용한 여성 수까지 합하면 원정 매춘 여성의 규모는 500여명에 이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 4월 30일 피코와 노르만디 소재 일명 ‘캔디의 집’ 단속 현장에서 무비자로 입국해 윤락행위를 하던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단기비자로 들어온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이민세관국(ICE)과 긴밀한 수사 공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한인타운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대규모 단속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LAPD가 문제의 매춘업소를 급습했을 당시 현장에는 한미간 비자면제 협정을 악용해 3개월간의 합법 체류기간에 달러를 벌기 위해 업소에서 일하고 있던 여성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여성들의 유흥업소 불법취업이 경찰의 한인타운 단속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3개월짜리 단기 여행비자로 LA에 입국한 여성들은 한국의 유명 ‘텐프로’ 출신이나 집창촌 여성, 마사지업소의 종업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LA에서 성업 중인 유흥업소에 는 이들 여성들이 보통 10~15명씩 일하고 있으며 관계 당국은 이들을 단속하기 위해 단속인원을 늘리고 있다.
최근 LAPD와 주류통제국 ABC조사관들은 고객으로 가장해 업소에 잠입, 여종업원들의 호객행위 정도와 허가 없이 병술을 파는 행위, 엔터테인먼트 라이센스 없이 불법영업을 하는지 여부와 에스코트 라이센스 없이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경범죄에 불과해 연행돼 영장을 받아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다. 때문에 한인타운 중심의 매춘행각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다. 이들 여성들은 한국에서 이른바 거액의 마이킹(선불금)을 받고 LA로 건너 온다.
그런데 만약 손님에게 인기가 없거나 영업을 잘 하지 못할 경우 마치 물건처럼 다른 업소로 넘겨진다. 이럴 때 당사자의 손을 거치지 않고 업주끼리 돈을 주고받고 있는 것이 공공연해 수사당국은 이를 인신매매의 수법으로 보고 있다.



LA 한인타운 강도·도둑 천지


최근 윌셔와 세라노 소재의 아로마 스포츠센터 빌딩 내 한인 윌셔 비디오샵에 절도범이 침입해 현금 등 수만여 달러를 털어 달아났다. 이를 비롯해 한인 타운에서는 연일 강도·도둑들이 주택가에 침입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번 윌셔비디오 강도사건은 종전의 수법에서 벗어난 신종 범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범인들은 지난 6일 새벽 가게 뒷문을 부수고 들어가 사무실에 있던 금고에서 현금 4만8600여 달러와 수표 7장 등을 훔쳐 달아났다.
범인들은 침입 전 CCTV(감시카메라) 작동을 우려해 빌딩 전력박스에서 비디오 가게 전선만 교묘하게 절단하고 들어왔다. 수사팀은 범인들이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어 면식범의 소행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주 조모씨는 비디오 샵 이외에 이 업소 안에서 체크 케싱 영업을 함께하고 있어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범인들은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사무실과 금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헹코 팍 지역과 노스헐리웃 지역 등 부촌으로 알려진 주택가에 빈번하게 한인으로 추정되는 도둑과 강도들이 연일 고급 주택을 털고 있다. 심지어 부인이나 자녀들이 혼자 있는 대낮에도 대담하게 범행을 자행, 강도·강간 사건도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대대적인 범인검거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윌셔가의 사무실에도 도둑이 들끓고 있다. 건물 경비대가 있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으며 경찰에 연락해도 범인 검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빌딩 밖이나 안에 설치된 CCTV를 수거해 용의자 신원 확보와 금고와 사무실 등에서 범인의 지문을 채취해가지만 별로 소득이 없어 도둑맞은 물건에 대해 일정금액의 세금보고 혜택만 주어질 뿐 잃어버린 물건은 찾을 길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그래도 대낮 빈집털이를 당하는 편은 양호한 편이다. 다행인 것은 올림픽 경찰서가 생긴 뒤 한인타운 범죄가 눈에 띠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인타운 범죄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했으며 범죄신고 시 과거에 비해 출동시간이 20~30분 정도 빨라졌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음 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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