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저널>이 지난 6개월간 타운 내 한방·양방 병원을 취재한 결과 한인타운 내 상당수 병원들이 성의 없는 진료행각을 일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지에는 병원의 무성의 진료로 피해를 입었다는 독자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는 무자격 침구사들이 버젓이 불법 영업을 저지르거나 비위생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병원과 의사의 실명이 거론됐다. 현재 가주한의사협회에 등록된 한방원은 800개가 넘는다. 한인타운 가운데서도 8가와 후버 근처에 가보면 다수의 한의원들이 영업중이다. 길 하나 사이 두고 양쪽에 한의원이 5개나 밀집한 곳도 있다. 근처 한인 아파트에 가보면 “민간요법 도와줍니다”라는 쪽지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무허가 한의원’ 속칭 ‘야매 한의워’인 셈이다. 손 씻는 의료인 없다? 윌셔가 한 빌딩 내에 자리한 의료원 한 곳은 상경추를 치료하는 곳으로 실내 분위기가 빌딩 외곽의 위용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전기를 아끼듯 어둠침침한 사무실 자체가 환자들에게 무거운 마음을 지니게 한다. 지난 2월 취재진은 대기실에 앉아있는 4~5명 환자들과 함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취재 중에 만난 많은 환자들은 한 곳의 한방원만을 찾은 것이 아니고 평균적으로 4~5개소 이상 다른 한방원을 찾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8가에 소재한 B한방원에서 만난 한 50대 환자 H씨는 “이곳 한방원을 찾은 것이 5번째”라며 “용하다고 해서 왔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환자는 이곳에서 침 치료를 받은 지 7회가 된다고 했다. 벌써 300달러 가까이 비용을 지불했다. H씨는 “얼마나 더 이곳을 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2~3번 더 다니고 나서 효험이 없으면 또 다른 곳을 수소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씨처럼 기약없이 한방원을 오가는 환자는 부지기수다. 취재 중 만난 많은 환자들은 자신의 병에 대해서 확실한 내용을 아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가든 그로브 C한방원에서 만난 60대 한인 J씨는 “통증 때문에 한방원을 찾은 지가 4개월이 되었다”면서 “가는 곳 마다 증세에 대해 다른 진단을 내놔 헷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용하다”는 말만 믿고 찾은 한방원만 5번째라고 하면서 “실제 내 병이 무엇인지나 알고 싶다”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 물론 한의원마다 침술의 진료 방법이 다를 수가 있다. 진단 내용도 다를 수가 있다. 문제는 진단이나 진료를 과연 얼마나 믿어야 하느냐이다. 정말로 어려운 문제이다.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아 한약을 복용한 후 병증세가 뚜렷하게 호전되었으면 그 침술을 믿게 된다.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곳저곳으로 다니다 돈만 날렸다”는 푸념소리를 했다. 무엇보다 취재진이 당한 체험과 경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약 값 지나친 폭리에 고객만 울상
많은 환자들은 자신들이 복용한 한약재가 과연 어느 정도로 효험이 있는지에 대해 대부분은 의심을 품고 있었다. 버몬트 근처에 자리 잡은 A한방원에서 만난 60대의 환자 K씨는 “비싸게 주문한 한약이 과연 제대로 조제된 것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면서 “믿고 먹어야지 별 수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시중 대부분 한방원에서 제조하는 보약이나 한약의 원산지가 중국산 또는 한국산인지 확인할 방법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소비자는 권해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약재를 주문하고도 환자 자신은 그저 한의사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 약재를 어떻게 씻고, 다듬고, 볶고, 삶고, 말리는지 그 과정을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약재에 농약성분이나, 방부제가 섞였는지, 중금속이나 납 성분 등이 포함됐는지 역시 전혀 모를 일이다. 한마디로 한의사의 양심에 맡기는 일이다. 많은 한인들은 제 몸의 체질이나 증상을 고려하지 않고, 녹용이나 인삼이 들어가면 다 좋은 것인 줄 안다. 이런 심정을 교묘히 이용해 한약재 값을 터무니 올려 마치 귀한 약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상술도 일부 한방원에서는 서슴없이 벌어진다. 보통 한약재 한재의 원료가격은 100달러를 넘지 않는다. 일부 몰지각한 한의사들이 생각하는 편견이 있다. 환자를 치료해서 병이 낫지 않아도 책임을 지지 않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떤 환자가 좋아지면 “용하다”는 소문이 나돌아 쉽게 대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허준 같은 위대한 한의사를 만난다는 것이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어렵다. 적어도 공부하고 임상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한의사를 만난다는 것 자체도 힘들다. (다음호에 계속)
(다음호에 계속) |
[현장고발-2탄] 한방원 실태-한방원 비위생적 환경 충격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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