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취재] 꽃뱀에 통곡하는 LA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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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 한인타운에 때 아닌 ‘꽃뱀’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꽃뱀은 미인계로 남성을 유혹한 뒤 돈을 뜯어내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불황 여파로 실업자가 된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꽃뱀으로 나서는 경우가 급증했다. 이들에게 당한 한인사회 재력가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꽃뱀들은 대부분 이혼녀나 기러기 엄마였다. 그러나 요즘은 유부녀와 유학생까지 가세해 재력가들을 홀리고 있다. 이들은 한인사회의 유명 단체에 가입해 사교활동을 즐기며 부유층 남성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식이다.
일부 한인단체에는 ‘불순한 의도’로 활동하는 여성들이 늘어 불미스러운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LA를 무대로 판치고 있는 꽃뱀들의 실태와 피해사례를 <선데이저널>이 심층 취재했다.
                                                                                   <리챠드 윤 취재부기자>



지난 달 친척을 만나기 위해 LA에 들린 중소기업 대표 박현철(52·가명)씨. 그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꽃뱀에게 당한 사실을 고백하며 치를 떨었다.
한인사회 모 단체장인 친구의 소개로 만난 해당 단체 여성 임원과 골프를 치며 술을 마신게 화근이었다. 분명 두 사람이 합의아래 잠자리를 가졌는데 여성 쪽에서 박씨를 성희롱과 성폭행으로 고소한 것. 결국 박씨는 5만 달러를 합의금으로 건네준 뒤에야 ‘강간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박씨는 그제야 자신이 꽃뱀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다른 한인 재력가 김치성(49·가명)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모 은행 여직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실직한 이 여직원은 재력가인 김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김씨는 수갑을 찬 채 체포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물론 변호사를 선임해 원만히 합의했지만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돈을 뜯겼다.
최근 LA한인사회에서 꽃뱀에게 당했다고 호소하는 남성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재력을 믿고 호기를 부리다 덫에 걸려든 경우다.


꽃뱀에 물린 사례도 가지가지


여성들이 금품을 뜯을 목적으로 접근해 잠자리를 갖고는 ‘성폭행을 당했다’며 상대 남성을 고소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순간적인 충동을 참지 못하거나 여성의 단순한 친절을 호감으로 오해하는 경우, 아예 흑심을 품고 여성에게 접근하다 성범죄자로 낙인 찍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한인사회에 재력가로 이름 난 인사들이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섹스 스캔들에 연루 돼 법정과 경찰서를 드나들며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정이나 사회로부터 ‘매장’을 당하기 쉽다.
재미 삼아 한 말과 친근감을 표현하기 위해 신체적 접근을 했다가 성희롱으로 고소 당해 낭패를 보는가 하면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고도 상대 여성이 성추행으로 신고해 체포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여성의류도매업으로 재력을 모은 김무근(45·가명)씨는 최근 평소 애용하던 한 유명식당 여종업원과 몇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수개월 후 문제의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체포돼 패가망신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모 단체장은 단골로 다니던 유명 일식집에서 알게 된 20대 후반의 여종업원과 데이트를 즐겼다가 망신을 당했다. 이 여성은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간다”면서 “미국에 와서 한번도 레돈도 비치에 가본 적이 없으니 구경을 시켜달라”고 제안했고 김씨는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함께 비치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영화를 본 다음 베버리 힐스 로데오에서 쇼핑까지 시켜준 게 화근이었다. 김씨는 이날 저녁 데이트를 끝내고 여성의 집까지 바래다주고 집에 들어가 15분 정도 머물다 그대로 나왔다.
그러나 다음 날 그 여성의 남자친구라는 30대 초반의 청년이 회사로 찾아와 “내 여자친구를 성추행했으니 20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며 협박했다. 김씨가 말을 듣지 않자 여성은 경찰에 김씨를 성추행범으로 신고했고 김씨는 곧장 경찰에 체포됐다.
밸리 지역에서 제법 큰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O씨는 우연히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여인과 자동차에서 ‘카 섹스’를 즐겼다. 상대 여인은 열정적으로 섹스를 하며 O씨의 등에 손톱자국을 수 없이 만들었다.
그러나 다음날 여인은 O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나를 강간했다. 5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통보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순간 O씨는 여인이 자신에게 돈을 갈취할 속셈이라는 걸 직감했다. 그는 한인 형사법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의논한 끝에 경찰에 공갈/갈취(Attempt Extortion) 등으로 여인을 신고 했다. 후일 알아보니 여인은 그동안 여러 번 상습적으로 ‘성 추행’을 빌미로 공갈 협박을 벌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한인타운에서 ‘꽃뱀’으로 유명한 여인이었던 것.




여자가 무서운 남성들


최근 한인타운의 모 은행 간부는 느닷없이 해고된 여성으로부터 ‘성희롱’으로 고소 당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행원들끼리 주고받았던 언행이 문제가 됐다.
해고된 여행원은 “은행의 고위직 인사가 평소 자신에게 성 행위를 요구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해고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직 당시 상사의 갖가지 언행과 행동을 문제 삼아 변호사를 고용해 상사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이 간부는 “말도 안 되는 허위 주장”이라며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은행 내부에서도 단연 화제일 수밖에 없었다. 이 간부는 “전 직원이 내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통에 제대로 근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한인타운 시내의 한 식당 업주는 면접을 봤던 40대 여인으로부터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했다. 이 여인은 업주가 면접 도중 자신에게 음흉한 농담을 하며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는 이유로 고발했던 것. 당사자인 업주는 “누가 본 사람이 없으니 미칠 지경”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인터뷰 당시 결혼을 했느냐고 물은 것이 전부인데 이게 웬 날 벼락이냐”며 분개했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W씨는 지인의 주선으로 함께 여성 2명과 골프를 치러 갔다가 낭패를 봤다. 라운딩 도중 한 여성의 스윙이 이상해 자세를 교정해 주려고 등 뒤에서 골프채를 잡아주다 성추행범으로 몰려 곤혹을 치렀다.
그런가 하면 평소 같은 교회에 나가는 여성 교인과 함께 노래방에 놀러 간 H씨는 노래 도중 여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고소를 당했고, 직장 동료들끼리 나이트클럽에 놀러 갔다 한 동료와 따로 술을 마시러 나가 우연히 스킨십을 한 게 화근이 돼 여성 동료의 남편이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일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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