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청년 실업률 날개없는 추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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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의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청년 실업률 또한 천정부지로 높게 치솟고 있다.
불똥은 한인사회로도 번져 대학을 갓 졸업한 한인 청년들의 실업난 또한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과거 기타를 튕기며 소개팅을 한껏 즐기던 캠퍼스의 낭만은 고사하고 하루 세끼 거르지 는 것이 최대 과제고 하루가 끝날 때쯤 녹초가 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최근 들어 졸업이 임박한 한인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청년실업에 심각한 문제점에 대해 한번쯤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때 나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을 그들이 지금은 야속한 현실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불태울 시기이건만 정작 소위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이렇듯 실업과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실업청년들의 삶과 그들의 향후 계획, 그리고 날로 늘어가는 실업률과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승윤 인턴기자>



어느 평일 오전 스타벅스 안의 코너자리. 
맥북을 펴놓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무언가에 열심히 집중하고 있는 한인 청년의 모습은 영락없는 패기 넘치는 신입사원의 모습이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그는 졸업 후 일을 찾지 못해 카페로 출퇴근(?)하고 있는 한 청년 실업자의 초라한 모습인 것이다.
명문으로 꼽히는 UC계열출신 전기공학도인 H군.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우등생 소리를 들으며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있었지만, 요즘 그는 졸업 후 취업이 어려워지자 동네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이렇듯 하루를 보내고 있는 처지다. 
특히 전기공학도인 H군은 어렵지만 페이도 좋고 미래가 밝은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다소 긴 6년이란 시간을 공들여 대학졸업장을 따냈다. 그리고 학기 중간중간 일과 인턴쉽도 병행하며 많은 경험도 쌓아놓은 상태여서 졸업후 취업은 남들과 달리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요즘 H군은 할 일 없이 집과 카페를 들락거리는 자신의 삶을 보며 “학교 다닐 때가 가장 행복할 때라는 어른들의 말에 십분 공감이 간다”고 털어놓으며 “학교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정작 사회로 나와보니 옛날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수도세, 전기세, 집세, 세금 등을 일일이 납부하는 부모님이 존경스러울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어 H군은 “가는 날이 장날인지 왜 하필 내가 사회에 뛰어들어야 할 이 시기에 이런 경제적 위기가 들이닥친 것인지 정말 원망스럽다”며 혼자만의 넋두리를 털어놨다. 



인문계 학생 더 비참한 현실


2년 전 대학졸업 후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는 J군(26). 
그는 흔치 않은 1.5세 정치학도이지만 졸업 후 현실과 맞닥뜨리면서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원래 꿈은 법대에 진학해 미국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저 먹고 살 수 있을 만큼만 벌 수 있으면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해도 무관하다고 말해 청년실업의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하게 만든다. 
그는 졸업 후 오랜 백수생활 끝에 얻은 일마저도 비정규직이어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인터넷 쇼핑몰 운영업을 돕기 시작했지만 점점 자신의 꿈에서 멀어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나날이 취업의 고충은 늘어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엔 쓴웃음을 지으며 “그냥 이것저것 해보다가 뭐 하나 걸리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고 대답해 아직까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냉담과 두려움을 표했다.
이렇듯 대공황 이후 최장기의 경제난이 있었던 지난 2009년에는 미국 전체 대졸 청년 실업률이 무려 4.1퍼센트에 달했고 그 기간동안 4백3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이는 실업률이 2퍼센트 미만이었던 2007년이나 1퍼센트 남짓하던 2000년도에 비하면 두 배, 네 배나 높은 수치다.  
 
더블딥 우려속 청년실업자들 “전전긍긍”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보여지 듯 경제발전과 청년실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런만큼 이번 더블딥 경제악화설은 왜 청년들의 운명이 풍전등화일 수밖에 없는지 여실히 설명해준다.
실제로 이러한 시간적 비운을 피하기 위해 휴학하는 학생들과 졸업 타이밍을 늦추는 학생, 그리고 졸업후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등의 학업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늘고있는 추세다. 
심지어는 보수를 받지 않고 일을 하겠다는 자원사례도 늘고 있다. 모 영상회사의 직원인 K씨는 얼마전 신입사원모집 심사위원으로 응했다가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알려줬다.
“젊은 아가씨였는데 얼마나 취업에 한이 맺혔으면 ‘처음에는 무보수로 일할 의향도 있다. 열심히 일 할테니 좋게 봐 달라’고 심사위원들에게 간절하게 어필했어요. 절박하고 패기는 넘쳐 보였지만 왠지 모를 안쓰러움에 그냥 알았다고 대답해줄 수밖엔 없었습니다” 라고 웃지 못 할 사연을 말해줬다.
이와 같이 한인 청년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난과 취업난에 점점 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조금이나마 더 나은 경력을 얻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며 하루하루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경기부양책으로 큰은행이나 비즈니스들을 돕기보다 예산을 잡고 특별 프로젝트나 사업확장등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할때이다. 경제가 다시살고 원활해지기 위해서는 의기와 패기가 넘치는 미래의 주인공들이 앞장서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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