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의류협회 ‘이전투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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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한인 의류협회에서 손을 맞잡고 일을 펼쳐온 케니 박 회장(사진 왼쪽)과
크리스토퍼 김 이사장(사진 가운데) 사이에 내분이 심화되며, 차기 회장단의 출범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한인 의류협회(회장 케니 박/이사장 크리스토퍼 김)가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될 제23대 회장단의 출범을 앞두고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본지가 지난 보도(제755호)를 통해 들여다 본대로 이미 10월 5일 정기이사회 회장 선출을 앞두고 크게 흔들렸던 한인 의류협회가 결국 ‘자중지란’에 빠진 것이다.

지난 10월 한인 의류협회는 크리스토퍼 김 이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하며 외부로 노출된 내분사태를 잘 봉합하는 듯 했으나, 결국 회장단 이취임식을 겸한 ‘한인 의류인의 밤’ 행사를 목전에 두고 더 큰 악재가 터진 셈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0일 전 현직 회장단의 이취임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협회 사무국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긴급 소집된 임시 이사회는 이미 선출된 크리스토퍼 김 차기 회장 내정자와 이윤세 차기 이사장의 승인 취소안을 가결하고 케니 박 제22대 현 회장의 연임을 결의했다. 이어 지난 1일 정오에는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원 샘 부회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추대해 케니 박-원 샘 체제로 차기 협회를 꾸려나가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에 앞서 선출된 크리스토퍼 김-이윤세 차기 회장단 내정자는 크게 반발하고, 정관에 위배된 불법 선거라며 지난 2일 부로 TRO 직무정지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 회장과 이사장의 내분이 가시화되며, 결국 법정싸움이 불가피해진 한인 의류협회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박상균 기자<블로그 – http://cool711005.blog.me>




















▲ 본지가 입수한 지난달 30일자 한인 의류협회 임시 이사
회 소집 이메일.

ⓒ2010 Sundayjournalusa


지난달 30일 한인 의류협회 이사진에게는 한 통의 이메일이 날아들었다. ‘한인 의류협회 임시 이사회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긴급발신 이메일이었다.

내용은 “한인의류인의 밤이 내일 모레 목요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점검을 위한 이사회를 어제 마련하였으나 참여도가 너무 낮아 취소되었었습니다. 오늘 저녁 마지막 점검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오니 모든 회장단과 이사님들은 참석하여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것이었다.

해당 이메일에는 임시 이사회 장소는 협회 사무국, 일시는 30일 오후 6시 30분, 대표자 명의는 회장 케니 박으로 명시돼 있었다. 이어 한인 의류협회 이사진들에게는 또 한 통의 이메일이 발송됐다.

차기 회장 내정자이자 현 이사장인 크리스토퍼 김씨가 보낸 것으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크리스토퍼 김 이사장입니다. 오늘 (11월 30일 오후 6시 30분) 열리는 임시 이사회는 제가 요청한 것이 아닙니다. 올해 말까지는 이사회가 없음을 이사님들께 알려 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처럼 지난달 30일 오후 한인 의류협회를 둘러싸고 현직 회장과 이사장의 맞서 협회 내 내전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협회 내분 ‘예고된 전쟁’











크리스토퍼 김 이사장 인터뷰
“이사회 불법 결정, 법정서 가린다”




-지난 10월 회장선출을 앞두고 외부로 불거졌던 한인 의류협회의 내분사태가 결국 곪아 터진 것으로 보인다.

“대화를 통해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데 케니 박 회장이 독단적으로 이, 취임식을 강행하는 등 상황을 악화시켰다. 따라서 지난 2일자로 부득이하게 TRO 직무정지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케니 박 회장 측은 임시 이사회에서 치른 적법한 투표절차에 의한 회장선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인 의류인의 밤 최종점검을 위해 이사진을 소집해 놓고서는 이사장을 제명시키고 차기 회장을 다시 선출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특히 회장, 부회장, 총무 등 3명은 이사진 투표에서 제외돼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날 투표는 그들을 포함해 8명이 치른 정관위배 사항이다. 따라서 투표자체도 무효다.”

-그간 한인 의류협회를 두고 재정의혹 등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현직 이사장으로서 케니 박 회장과 공동책임을 느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그 동안 이사회를 통해 안건이 올라오면 이사장 주관아래 회의가 진행돼야 하는 것인데 이번 제22대에서는 케니 박 회장의 독단적 운영으로 이러한 모든 절차가 철저히 무시돼 왔다. 따라서 재정 불투명 의혹 또한 이번 기회에 철저히 밝혀낼 참이다.”


결국 이날 한인 의류협회 임시 이사회에는 8명이 참석했다.

케니 박 현 회장을 비롯해 원 샘 부회장, 강용희 총무, 리차드 조 이사, 리차드 리 이사, 김희석 이사, 카니 손 이사, 장영기 이사 등 재직이사 총 13명 중 8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는 이메일에 기재된 ‘한인 의류의 밤’ 행사 최종 점검이 아닌 차기 회장과 이사장의 승인 취소안이 상정되면서부터 비롯됐다.

이들 이사진들이 만장일치로 크리스토퍼 김 차기 회장 승인 취소안을 결의했고, 이윤세 차기 이사장 승인 취소안 또한 6:2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 2일로 예정된 이취임식 및 한인 의류인의 밤 행사진행 내용이었다. 예정대로라면 한인 의류협회는 2일 행사를 통해 신구회장이 교체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치러진 갑작스런 임시 이사회를 통해 마치 ‘쿠데타(?)’와도 같은 소동이 발생했으니 전, 현직 회장단을 비롯해 회원사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날의 결정이 옳았던 것이라면 제23대 차기 회장은 현 케니 박 회장의 연임으로 확정된 것이고, 지난 10월 정기 이사회의 결정이 유지돼야 한다면 크리스토퍼 김 회장 체제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가 마련돼야 했던 것이다.

결국 지난 2일 치러진 한인 의류인의 밤 행사를 겸한 이취임식 행사에는 당초 예상인원인 300명보다 크게 못 미친 100여명이 참석하는 저조한 출석률을 나타냈다.

협회 송년파티를 겸해 행사를 빛내주기로 한 미셸 박 스틸 조세형평국 위원 등이 불참하는 등 전직 회장단, 그리고 회원사들의 이탈 또한 눈에 띄게 많았다는 후문이다.

‘정관 위배’ 진실공방

이번 회장교체 해프닝은 새로 선출된 크리스토퍼 김 차기 회장 내정자와 현 이사진과의 갈등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단 크리스토퍼 김 회장 내정자가 현 이사장으로 내부 장악력이 크게 떨어져 반발 움직임을 잠재우지 못했다는 점 또한 그 방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회장은 “정기 이사회를 통해 선출된 회장을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바꿔버리는 식의 행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전통을 자랑하는 한인 의류협회의 위상을 깎아 내리고 회원사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어이없는 행동”이라고 개탄했다.

협회 회원사들의 반발 또한 거세다. 여성 의류업자인 L씨는 “협회 회원인 것이 한마디로 부끄럽다. 요새 같은 불경기에 같이 힘을 모아도 부족할 상황에 눈에 보이는 감투 싸움질을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회원사 대표 P씨는 “빠른 시일 안에 협회 내분이 봉합돼 정상화됐으면 좋겠다. 협회 회원비가 아깝지 않은 우수단체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이번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된 투표의 진실공방전은 ‘정관’에 부합된 것이냐 아니면 위배된 것이냐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한인 의류협회 정관 제5장 10조 가항의 ‘회장, 이사장, 감사직 선출’ 조항에 따르면 회장과 이사장은 연말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 1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비밀투표로 재적인원 과반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다고 되어있으며 1차 투표에서 선출자가 없으면 2차 투표에서 최고 득표자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양측은 이번 투표가 정기 이사회가 아닌 임시 이사회에서 실시됐다는 점, 그리고 투표과정에 회장단인 회장, 부회장, 총무가 참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이에 크리스토퍼 김 회장 측은 아예 지난 2일부로 변호사들과 만나 현 회장단을 상대로 TRO 직무정지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반면 케니 박 회장은 “차기 회장 내정자와 이사장 내정자를 승인시키고 새로이 연임을 결정한 것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결정이며 정관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내분사태는 임시 이사회 투표에 대한 정관상의 적법성 문제와 함께 제22대 회장단의 재정 불투명 의혹으로까지 번져 이번 파행사태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전직 회장단은 이번 주 안으로 ‘수습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중재자로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니 박 회장 인터뷰
“정관위배, 재정비리 절대 사실무근”






















 


-한인 의류협회 긴급이사회를 통해 케니 박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는 등 갑작스런 변화가 생겨났다. 이에 대해 TRO 소송이 제기되는 등 앞으로 양측의 내분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투표는 이사회가 주도한 것이지 내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두고 싶다. 그리고 소송을 비롯한 모든 제반 사항은 현 이사진이 처리할 사안이지 내가 뭐라고 답변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

-크리스토퍼 김 회장 측은 이번 투표가 정관에 위배됐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회장단, 즉 저쪽에서 말하는 회장, 부회장, 총무도 관례상 투표에 참여해 왔다. 따라서 정관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제22대 케니 박 회장 체제에서 유독 재정 불투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전임 윤천욱 회장단으로부터 약 5만 달러를 건네받았다. 항상 이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내가 알기로는 이보다 많은 금액이 현재 어카운트에 적립돼 있다. 재정의혹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나를 음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루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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