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 생일 맞은 도산 안창호 선생 맏딸 안수산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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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안수산 여사가 지난 16일로 97세 생일을 맞이했다. 안 여사의 97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지 20여명이 지난 15일 오후 용수산 식당에서 조촐한 생일잔치를 마련했다. 이날 KAC-LA의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과 4.29폭동 당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마샤 주씨 등이 마련한 생일 파티에는 안 여사와 소중한 인연을 이어온 친지들과 가족들이 참석했다.


안 여사는 이날 건강한 모습으로 97세를 맞는 감정을 묻자 아버지 도산과 어머니 이혜련 여사와 지냈던 옛일을 회상했다. 우리 조국이 일제 강점기에 의해 암울한 시절을 겪고 있을 1915년 미국 땅에서 태어난 안 여사는 한국인의 정체성으로 자랑스런 미국인으로 살으라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앞으로 100세 이상을 사셔야 한다고 하자 그녀는 밝은 웃음을 띄우며 “good!”이라고 말했다.


<편집자주>



















이날 안수산 여사는 최근 마틴 루터 킹 센터에서 거행된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Civil Right Walk of Fame)’에 헌액된 도산 기념패와 생일 축하 꽃 등으로 장식된 자리에 앉아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생일축하 노래를 합창하자, 태양아래 두마리의 학이 소나무 사이로 노는 장면으로 아이오타 케익점에서 디자인 한 생일 축하케익에 꽂은 촛불을 그녀는 한번에 불어서 꺼버려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97세 나이지만 아직도 기억력이 흐려지지 않아 이날 참석한 친지들과 담소를 나누며 지난날을 이야기하면서 오래전 샌디에고 대학 시절 여자 야구팀 주장과 필드하키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은 변함이 없었다.



조국이 일제강점기였던 1915년 미국 땅에서 태어난 그녀는 생존한 한인 중 최고령자로 알려지고 있다. 안 여사는 지금까지 LA에서 살아오면서 자신의 유명세보다는 아버지 도산과 어머니 이혜련 여사의 삶을 전하는데 힘썼다. 무엇보다도 어머니 이혜련 여사가 일평생 도산의 유지를 위해 삶을 살아온 것을 본받아 자신도 어머니의 삶을 사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안 여사의 삶은 도산을 따라가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금도 TV앞에서 NBA농구경기에 밤잠도 설치고 있을 정도로 열혈 스포츠팬이다. 노스리지 자택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가끔 근처 한인 식당에서 외식도 즐길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한달에 한번 정도 병원에 들러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 도산이 나는 너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생각해라. 나는 조국을 위해 온 힘을 경주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아버지답게 너를 대할 수가 없다고 평소에 이야기하시곤 했던 기억을 아직도 지니고 있다.



독립운동에 전념하는 도산이었지만 어떤 때 집에 오면 밤에 그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역사 이야기를 해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집에서 아버지가 늘 회의하는 것을 보면서 살았기 때문에 독립운동이 특별한 게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중요한 일을 하고 몇 년 동안 집을 비워도 그게 아버지 역할이구나하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그녀는 나라 없이 자라고, 아버지 없이 자랐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같이 생활할 때도 집이 국민회 의 본부이자 신민회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회의도 많고 찾아오는 손님도 많아 개인 생활이라고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어머니가 불평 한마디 하는 것을 보질 못했다. 나중에 성장해 어머니를 이해하면서 어머니의 삶을 자신이 대신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무실역행, 삶에서 이어와



도산의 항일운동에 따르기 위해 미해군에 입대한 안 여사는 남자들도 힘든 과정을 수행해 미 해군전사에도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그녀는 2차 대전 당시 미 해군에 입대해 장교학교에 지원했지만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처음에 입학을 거부당했다가 다시 지원해 비행사들에게 공중전 전략을 가르치는 미해군 최초의 여성 포격술 장교가 됐다.



1946
년 제대한 후 연방 국가안전보장국(NSA)에서 암호를 분석하는 비밀정보 분석가로 활동했다. 안 여사는 1959 NSA에서 은퇴할 때까지 워싱턴 D.C.에서 300명의 냉전관련 학자들을 지도하는 부서장을 역임했는데 별명이작은 히틀러일 정도로 철저한 업무 처리로 유명했다.


도산의 히스토리(his-story)에 독립운동가의 선구자적 고뇌가 살아있다면 안 여사의 허스토리(her-story)에는 개척자로 당당하게 삶을 이끌어 간 긍정의 힘이 살아있다. 도산의무실역행정신은 딸 안 여사의 삶에서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안 여사는 지난해 이경원리더십센터(KW Lee Center소장 김도형)로부터미국 해군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여성 장교이며, 최초의 동양계 미 정보국(NSA) 담당관으로 국가와 사회에 일생을 통해 공헌했으며, 2세들에게 한인의 정체성과 비전을 심어주는데 남은 일생을 바치고 있다는 공적으로 종신업적상을 받았다.


이경원리더십센터는 지난 2003년 김도형 변호사를 주축으로 한 젊은 세대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한인 청소년 지도자 육성을 목표로한인 서머 리더십 프로그램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 단체명은 미국 언론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최초의 아시아계 언론인 이경원 원로기자의 이름을 땄다.


작고한 아일랜드계 남편 프랜시스 커디 씨와의 사이에 11녀를 둔 그녀는 2003년에 자서전버드나무 그늘 아래를 펴내기도 했다. 그녀는 아메리칸 커리지 어워드란 명예도 받았는데, 동양계 미국인들의 긍지를 높인 사람에게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센터(AAJC)에서 주는 상으로 한국인으로는 그녀가 처음으로 받았다. 



안수산 여사는 지난 1995~2001년 미주3.1여성동지회의 제4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에도 명회회장직에 올라있다. 미주3.1 여성동지회는 1919 3.1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여성독립운동가를 중심으로, 자랑스런 한국인의 3.1 정신을 대대로 물려주기 위하여 한국에서 세워진 3.1여성동지회의 해외지부로 시작했다. 안 여사는 아직도 명예 회장으로서 모든 계획과 활동의 구심점이 되어 함께하고 있다. 그녀에게3.1정신은 오래되어 낡은것이 아니고, 오늘도 우리모두의 삶에 필요한 새로운 정신이다.


 



 


 


도산,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올라


 


97세 생일을 축하하는 날, 안 여사의 아들 필립 커디씨는 최근 조지아주 아틀란타에 소재한 마틴 루터 킹 센터에서 거행된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Civil Right Walk of Fame)’에 오른 도산 안창호 선생의 명예의 전당헌액 기념식에 참석한 보고회도 함께 했다.


도산은 명예의 전당에 오른 최초의 아시아인이다. 민권의 전당을 운영하는 트럼펫어워즈 재단은 지난 6일 아틀란타 다운타운 소재 마틴 루터 킹 목사 유적지에서 2012년도 전당 헌액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도산의 외손자인 필립 커디 등 유족과 김희범 애틀랜타 총영사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도산의 생애와 업적 소개, 선생의 발자국이 새겨진 조형물 설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올해 헌액자는 도산을 비롯해 시어도어 헤스버그 노틀담대 총장 등 9명이다.



제로나 클레이턴 재단 부이사장은 헌액사에서도산 안창호는 평화를 사랑했던 한국의 마틴 루터 킹으로 절망에 빠져있던 한국인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비췄다며 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민권의 전당은 세계 각지에서 자유와 평등 구현에 앞장선 인물들을 기념해 지난 2004년에 제정됐으며, 린든 존슨,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3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과 민권운동가인 앤드루 영 전 유엔대사,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 팝스타 스티비 원더, 남아공 투투 대주교 등이 헌액돼 있다. 도산이 헌액되면서 민권 전당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도합102명이 됐다. 한편 도산 안창호 헌액추진위는 도산의 동상을 민권의 전당 앞에 있는 마하트마 간디 동상 옆에 건립하기로 합의하고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산의 자녀는 5명 중 3명이 미군에 입대했다. 아버지의 독립운동을 이어가겠다며 일본을 상대로 싸우는 미군에 들어간 것이다. 1945 8 15일 조국이 해방되던 날, 안 여사는 도산의 얼굴이 떠 올랐다고 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말을 되새겼다.


한국의 뿌리를 잊지마라, 그리고 훌륭한 미국인이 되어라













 



 


 


지난 4년 전은 올해처럼 미국에 대선이 있었을 때였다. 2008 2월은 흑인계 오바마가 민주당 예선전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몰기 시작할 때였다. 당시 2 3일 로스앤젤레스 UCLA 폴리 파빌리온 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오바마 지지대회에 지팡이에 의지한 90대의 한 노인이 무대에 오르자 9천여 청중은 일제히 일어나 큰 박수를 보냈다.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안수산 여사였다. 당시 93세였다.


 


그녀는 마이크 앞에서지나온 길이 너무 멀었습니다. 누가 흑인이 대통령직에 출마하리라고 생각했겠어요라고 말하자 청중들이 한층 열광했다. 미 전국적으로 한인이 오바마 지지 공식행사 연설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은 사실상 그날 안수산 여사가 처음이었다.


그해 114일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안 여사는 너무 기뻐서 오늘밤 잠이 안 올 것 같아요라고 취재기자에게 말했다. 그는 본보 기자의 축하전화를 받으며오바마의 승리에 하루 온 종일 TV 앞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안 여사는내 딸 크리스틴이 나보다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 여사는우리는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면서앞으로 미국사회의 소수민족 인권신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기대를 밝혔다.


 


그리고 안 여사는오바마는 이 위대한 아메리카의 탁월한 지도자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면서미국은 이제 또 다른 변화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앞으로 우리의 2, 3세 어린이들이 새로운 변화의 꿈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안수산 여사의 딸인 크리스틴 커디는 현재 할리우드 연예계에서 잘 알려진 전문 변호사로 오바마 지원 캠프에서 중요한 자문역활을 맡아 활동했다. 그녀는 잭 니콜슨 등 할리우드 연예인들과도 폭넓은 교류를 지니고 있으며, 할리우드 연예계의 오바마 지지활동에도 한 몫을 했다.


 


안 여사는 2008년 대선 기간 중 최고령 오바마 지지자로 미언론에 조명을 받아왔다. 미언론들은 안 여사는 93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이미지로 오바마를 지지하여 왔다면서 지난 예선전 `슈퍼 화요일을 이틀 남겨둔 2 3일 로스앤젤레스 UCLA 체육관에서 개최된 오바마 지지대회에서 오프라 윈프리 등과 함께 지지연설로 지지자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안수산 여사는 UCLA 농구장인 폴리 파빌리언에서때묻지 않은 정치인으로서, 생각하며 행동하는 오바마를 좋아한다고 목청을 높이며 오바마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참석한 대학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약 3 28초 동안의 안수산 여사의 오바마 지지연설 장면은 동영상을 통해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아왔다.


 


특히 이날 행사는 오바마의 부인인 미셸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이 주관했고 팝가수 스티비 원더 등 유명 연예인들도 다수 참가해 주목을 받았는데, 한인이며 미주에서 독립운동을 선도한 도산 안창호의 딸이란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진영에 안 여사의 딸인 크리스틴 커디가 참여하고 있는 인연으로 연락을 취해 왔으며 그녀가 한인 사회에서 가진 영향력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연설자로 초대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안 여사의 연설은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지지한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자시와 반대로 오바마를깜짝 지지하고 나선 부인인 마리아 슈라이버 만큼이나 큰 주목을 받았다. 연단에 선 안 여사는 작지만 강한 목소리로 “1942년에 해군에 입대했는데 당시만 해도 흑백의 분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나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었음에도 피부색 때문에 버스 좌석을 놓고도 차별을 받아야 했다60여년 전의 경험을 털어놨다. 그녀는 지지 연설 말미에우리 모두 이 휼륭한 나라를 이끌 오바마에게 표를 던지자고 말해 지지자들을 들끓게 했다.


 


안 여사는 당시 오바마의 연설을 듣고 아버지인 도산 안창호 선생과 공통점을 보게됐다고 연설 후 밝혔다. 그는오바마는 () 아버지처럼 정직하며 사람들을 위해 헌신할 줄 알고 무엇보다 원칙이 확고한 사람으로 보였다고 지지 배경을 밝히고도산의 정신이 70년만에 다시 미국 정치에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여사는 오바마를 지지하기 위해 평생 적을 두고 있던 공화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에 입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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