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단일 선거구의 과제-2

코리아타운 선거구재조정 공청회 참관 특별기고

김 마리아

“선거구 재조정위원회는 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우려 달라”

“우리는 정치헌금만 내고 조용히 있지 않겠다”

한인들이 ‘코리아타운 시의회 선거구 단일화’를 위해 지난 1일 윌셔 이벨극장에서 개최된 공청회에 모였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우리 한인들은 정말 많았다. 지역구별로 발언권이 주어지자 영어가 서툰 한인1세들을 대변해 당당하게 한인사회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1.5세와 2세들이 자랑스러웠다.

그들의 말이 끝나면 방청석에서는 환호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어떤 이들은 과감히 “일부 정치인들이 선거자금을 노려 한인들을 협박하고 있으며, 지금의 한인타운의 분계선도 정치인들의 술수로 여러갈래로 쪼개져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우리의 발언이 거듭될수록 다른 지역구 측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한인 젊은이들이 발언을 하면, 곧이어 라티노 및 다른 소수 커뮤니티에서 나와 “자신들은 현재 지역구 분계선에 만족하고 있으며, 오히려 한인들이 더불어 사는 타인종을 거부하고 이기주의로 나선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랬다. 우리 커뮤니티는 좀 더 사전에 로비를 통해 미국 주류 정치인들을 설득했어야 했다. 감정적 호소도 좋지만 격한 감정표현이 타인종들에게 별로 호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도 생각해 봄직하다.

공청회에 나온 한 라티노 발언자는 “한인타운에는 한인들보다 라티노들이 더 많이 살고 있다”며 “왜 한인들은 자신들만 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자신들의 선거구를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반론했다. 또 한 백인 발언자는 10지구 지역 내 컨트리클럽을 예로 들면서 “다양한 인종 회원들이 클럽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인종간 조화에도 좋다”고 지적한 데에는 우리도 할말을 잃었다.

이날 공청회에 한인들도 많이 참석했으나, 10지구에 거주하는 멕시코계, 흑인계 등을 포함해 타인종 주민들도 대거 참석해 그들의 입장을 표현했다. 양측의 주장이 일부 감정적으로 흘러 자칫 인종간의 감정대립으로 변질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도 느껴졌다. 올해가 4.29 폭동 20주년인데 다시금 그때의 인종갈등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느껴졌다.

공청회 다음날 한인 언론들의 보도 행태도 답답했다. 단순히 일부 뉴스로 전달하는 것으로는 동포들의 이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불충분하다. 이번 선거구 단일화가 한인사회의 정치력 향상이나 커뮤니티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조각 뉴스로만 취급할 것이 아니라 시청자나 독자들이 한마음으로 나설 수 있도록 범동포적 차원의 캠페인을 했어야 한다.

조각 뉴스로는 한인 커뮤니티가 이같은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미흡하다. 아직도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의 중요성에 대해 모르는 한인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슈가 한인 커뮤니티에 이익이 될 사항이라면 과감하게 이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 동포언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한인사회가 정말로 정신 차려 범커뮤니티 차원의 캠페인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1세들의 상투적인 개개인 이익에 연연하고, 커뮤니티 차원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백번 실패할 것이다. 다시한번  미 주류 정치인들의 술수에 놀아난다면 또다시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앞으로 계속되는 공청회를 통해 한인사회 전체가 들고 일어나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한인타운 선거구 확정은 6월 LA 시의회에서 판가름 나게된다. 오는 3월1일에는 재조정위원회가 2011선거구재조정안을 LA시의회로 송부하는만큼  일차적으로 재조정위원회가 한인사회 단일화 의견을 반영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앞으로 계속되는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도 하고, 우리의 의지도 보여주어야 한다. 한인단체들이 연합해 서명운동도 계속 추진하고, 재조정위원회에 한인사회 의견도 계속 보내고, 또한 재조정 커미셔너들에게도 이메일이나 팩스 그리고 전화 등으로 우리들의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거구 재조정의 최종 판단은 LA시의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LA시의회와 15명 시의원들에게 집중적인 건의와 로비를 해야 한다. 특히 한인타운 선거구가 4개로 분리된 1지구, 4지구, 10지구, 13지구 시의원들에게 집중적인 건의를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한인타운이 가장 많이 포함된 10지구 시의원인 허브 웨슨 시의회 의장과 4지구의 톰 라본지 시의원 등에게 강력한 제안을 해야 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한인사회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법적소송을 제기하여서라도 관철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에 LA시 선거구재조정위원회는 그들을 추천한 시의원들의 입김에 좌지우지 되는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는 위원회가 되었으며, 심지어 공개회의조차 하지 않고 밀실에서 선거구 지도를 그렸다는 의혹을 LA타임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코리아타운에만 수 백 명의 한인 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코리아타운 한인변호사협회까지 존재하는 마당에 선거구재조정위원회의 부조리한 면을 정의를 위해서 고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LA코리아타운 선거구 단일화를 위해 한인들과 타인종 커뮤니티가 함께 손을 잡고 ‘평화대행진’을 벌인다. 20년전 4.29폭동 당시에도 한인들은 잿더미에서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우리는 우리타운을 불지른 폭도들을 용서한다”면서 코리아타운을 행진해 미국인들과 전세계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날 한인 교계가 중심이 되어 라틴계 커뮤니티와 방글라데시 몽골 커뮤니티 등과 함께 12일(일) 오후 2시 윌셔 불러버드와 웨스턴 애비뉴 인근 라디오코리아 건물 앞 잔디광장에 모여 선거구 단일화를 요구하는 ‘핸즈 어크로스 코리아타운‘(Hands Across Koreatown)을 진행한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20분동안 옆 사람의 손을 잡아 줄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한다. 핸즈 어크로스(Hands Across)는 지난1986년 저소득층 가정들의 가난과 빈곤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뉴욕에서 시작해 캘리포니아 롱비치까지 도착했다. 당시 총 4,152마일에 이르는 거리에 650만여 명이 한줄로 늘어서 손을 잡아 시민운동의 대명사가 되었는데 코리아타운에서도 많은 한인들이 동참했었다.

이번 행사에는 중·고등학생들과 남가주 한인 총대학생 연합회도 참여하기로 결정해 범 커뮤니티적인 행사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날 행사에서도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가주한인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변영익 목사. 이하 교협)와 한인기독교 커뮤니티개발협회(KCCD. 회장 임혜빈), 파바월드(회장 강태흥)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지미 채 담당자는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는 공원과 커뮤니티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싸웠지만 시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며 “손을 잡는 행위로서 우리 모두가 선거구 단일화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교협의 박세헌 목사는 “교회에 참석하지 못한 교인들을 위해 동양선교교회에서 2부 청년 예배 시간을 오픈한다“며 “또 행사 당일 혼선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참여하는 교회나 개인 단체에 서 있을 장소를 미리 배정할 예정이다. 많이 참석해달라“고 강조했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 대표로 참석한 마집 시버씨는 “새로 나온 선거구 지도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조차 2개로 나눈다“며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의 지도를 바탕으로 선거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동양선교교회, LA한인침례교회 등 중대형 교회부터 소형교회까지 모두 참여하고 있다“며 “또 중고교생들도 서명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협력해달라“고 부탁했다.

▶문의: (323)404-3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