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취재>검찰의 황당한 내곡동 의혹수사 ‘부메랑 되나?’

이 뉴스를 공유하기

















‘드디어 올 것이 왔나?’
지난 5년 동안 MB가 집권한 이래 MB일족들의 부정부패 비리행각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할지도 모를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둘째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저축은행 비리 연루로 이미 형무소에 들어가 재판 중에 있고, BBK의 실제 투자자이자 이번 내곡동 사건의 핵심열쇄 고리를 쥐고 있는 큰형 이상은(79)씨는 특검의 수사 개시 바로 전날 외국으로 줄행랑을 쳤다. 서울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사건 관련자 가운데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핵심인물은 이상은씨와 MB아들 이시형(34)씨다.
그 동안 BBK사건과 메퀴리 사건 등 크고 작은 의혹사건이 있을 적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두 사람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처량한 신세로 전락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고 있다. 역사란 수레바퀴 같다고 하지만 이들이 지난 5년간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속이고 조롱하며 저지른 각종 비리는 참으로 참담하기 이를 때가 없을 정도다. 이미 <선데이저널>에서는 지난 해 12월부터 ‘이명박 일족 비리 행각 뿌리를 캔다’라는 제하로 10회에 걸쳐 MB 일족들의 비리 행각을 철저하게 들추어냈다. 이제 그 비리의 뿌리가 특검에 의해 드러날 것인지 아니면 역사 속에 감추어질지 ‘퇴로 없는 전쟁’의 속 내막을 추적 취재해 보았다.
리챠드 윤(취재부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득 다스 회장은 특검이 시작되기 전날인 15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청와대는 이상은 회장에게 ‘아무 비행기나 타고  한국을 떠나라’는 특명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상은 회장은 예약도 없이 공항으로 나가 청와대 직원들의 수행을 받으며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 VIP담당관들조차 아무런 지시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느닷없이 이상은 회장이 나타나자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공항 출입 기자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초특급 도피 작전이었다. 그리고 출국 후 12시간이 지나 이 회장이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뉴스가 전파를 타고 흘러 나왔다. 당황한 특검팀은 뒤늦게 이상은 회장과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 등 10여명을 출국금지 시켰지만 이미 이상은 회장은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출국한 상태라 특검은 허탈한 심정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이 회장의 도피 출국 의혹은 검찰의 권고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다가 특검이 시작되면 우선적 소환 대상자가 이상은 씨라는 것을 안 청와대가 고의적으로 이 씨를 출국 시킨 것임을 배제할 수가 없다.


MB차명재산의 핵심인물 이상은 회장


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3형제의 맏형이다.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득 전 의원보다 2살, 이 대통령보다 8살 위다. 이 회장은 BBK사건에서도 핵심인물이다. 구속 수감된 김경준을 고소한 장본인도 주식회사 다스이고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이 설립한 BBK에 190억원 투자했던 장본인으로 BBK사건에 가장 깊숙이 관여되었던 인물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실질적인 재산관리인이다. (주) 다스는 이미 고인이 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와 이상은 회장이 주축이 된 회사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각 자동차 회사에 시트를 납품하는 회사로 외형이 수천억에 이르고 실제 수익만 1년에 1천억 이상이 나는 알짜배기 회사로 각 자동차 회사에 수의계약을 통해 시트납품을 독점 운영해 온 전형적인 특혜 기업이다.












 ▲ MB 첫째 형 이상은 다스회장과 MB 아들 이시형.
이상은 회장이 내곡동 사저 사건에 등장한 까닭은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와의 돈거래 때문이다. 시형씨는 앞서 검찰 수사 당시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내곡동 땅 매입대금 12억원 중 6억원은 어머니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았고, 6억원은 큰아버지에게서 현금으로 빌렸다’고 밝혔다. ‘큰아버지에게서 빌린 6억원에 대한 이자는 땅이 아버지 명의로 변경이 된 뒤에 사후 정산하기로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회장이 이자를 유예하고 6억원이라는 거액을 현금으로 조카에게 건넨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해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청와대는 이상은 회장이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회장의 귀국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제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상은 회장은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 후1985년부터 대원산업 대표로 일하다가 1987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의 대표이사가 된 뒤 30년 넘게 다스를 운영하고 있다. 화려하게 정치인으로 변신한 동생들과 달리 평범한 기업인의 삶을 살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이 대통령의 차명재산 논란이 일 때마다 여러 차례 입길에 올랐다. 그가 이 대통령의 재산을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이씨는 사돈인 김재정(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동생·사망)씨와 다스 및 서울 도곡동 땅을 공동으로 소유해왔다. 둘 다 실제 소유주가 이 대통령이라는 의혹을 받던 재산들이다. 검찰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지분을 ‘제3자’ 소유인 것으로 결론내렸고, 수사 과정에서는 이 회장과 김재정씨가 공동 소유했던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납입된 사실에도 아직 의혹들이 남아 있어 이번 특검 수사에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로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내곡동 수사 대국민 사기극


지난 6월 검찰이 결과를 발표한 두 개의 사건에 정국이 다시 들끓고 만들었다. 두 개의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건축 관련한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다. 모두 국민적 의혹이 크게 제기된 사건이었는데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한 의혹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의혹만 남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내곡동 사저 의혹의 경우 불법을 저지른 관련자들 중 한 사람도 기소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했으며, 민간인 불법 사찰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및 이영호 전 고용노사관리비관이 불법을 저지른 의혹을 확인했을 뿐 정작 몸통은 발견해내지 못했다. 당장 이러한 엉터리 수사에 대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마저도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고, 두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나 특검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수사 결과는 이미 특검이 예견된 바다.












내곡동 사저 문제는 이 대통령 일가가 얽혀 있어 국민적 관심을 받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청와대의 해명만을 수용하며 관련자 전원을 ‘혐의없음’으로 무혐의 처리했다가 오히려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내곡동 사저 부지(사저용 부지 462.84㎡, 경호시설용 부지 2142.29㎡)는 지난해 5월 대통령실 경호처가 시형 씨와 함께 54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시형 씨는 지분상으로는 20억원 가까이를 부담했어야 하는데 11억여원만 냈고 나머지는 국가가 지원해줬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은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하는 대신, 감사원에 “시형 씨가 실제 이득을 본 금액이 얼마인지 조사해 달라”고 감사를 청구했다. 검찰은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 씨가 땅값을 적게 부담해 이득을 봤다는 사실은 밝혀냈다. 또 이 대통령이 아들 시형 씨 명의를 빌려 땅을 산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청와대 측 해명을 받아들여 고발된 7명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대통령실 경호처가 지난해 5월 구입한 내곡동 사저 부지는 경호시설용 2142.29㎡와 사저용 462.84㎡로 나뉜다. 사저용과 경호시설용으로 나눠 각각 등기가 됐다. 전체 매입비용은 54억원이다. 시형 씨는 전체 9필지 가운데 3필지 중 일부 지분에 11억2000만원의 땅값을 부담했다. 시형 씨는 전체 면적의 5분의 1이 좀 안 되는 지분에 대해 매입대금의 5분의 1을 조금 넘게 부담했기 때문에 외견상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등기가 돼 있는 땅의 내용을 보면 사정은 전혀 딴판이다.
시형 씨 몫은 대지 2필지와 그린벨트 1필지로 돼 있다. 청와대 소유의 6필지는 모두 그린벨트에 밭이다. 가격으로 따지면 시형 씨가 갖고 있는 땅이 훨씬 비싸다. 이 사건을 고발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를 따졌을 때 시형 씨가 부담할 금액은 2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이는 인정했다. 세무신고 당시 시형 씨가 6억 900만원 가량의 이득을 본 것으로 판단했다. 기준에 따라 시형 씨의 이득 금액은 최대 8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검찰은 “경호동 부지의 지목이 향후 대지로 바뀌어 가치가 올라갈 것을 감안해 분담비율을 결정했다”는 청와대의 주장을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였다. 또 김인종 경호처장이 시형씨에게 이익을 주는 대신 국가에 손해를 끼치려 한 범죄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분담비율을 정한 근거가 서류상으로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데다 관련자들이 ‘말맞추기’를 했을 가능성이 많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대통령이 시형 씨 명의를 빌린 것은 맞지만 이 대통령 부부나 시형 씨를 형사 처벌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시형 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돈을 빌린 뒤 세금과 이자를 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시형 씨가 땅을 산 게 맞다’라는 얘기다. 대통령 사저라고 할 때는 이 대통령 땅이라고 봤다가, 명의를 따질 때는 시형 씨 땅이라고 다른 잣대를 적용한 것이다. 검찰은 사저 부지를 시형 씨 명의로 산 이유가 “사저 용도라는 사실이 미리 알려지면 땅값이 오르거나 땅 주인이 ‘알박기’를 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청와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자충수를 만들어 내었다.


한상대 총장 무혐의 종결지시 의혹


그러나 의혹의 불씨는 검찰의 무혐의 처리 이후 의혹을 더 불러 일으켰다. 시형 씨는 땅값 12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서울 논현동에 있는 김윤옥 여사의 토지를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6억원을 대출받았다. 검찰은 이를 ‘친구 간에도 이뤄지는 연대보증과 다를 게 없다’고 해석했다. 나머지 6억원은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 연 5%의 이자를 주기로 하고 빌렸다고 했지만 실제로 지금까지 단 한푼도 이자를 준 사실이 없다. 시형 씨는 차용증도 제출하면서 큰아버지에게 빌린 돈으로 땅을 샀기 때문에 부동산실명제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특별한 수입도 없는 시형 씨가 12억원이나 되는 돈을 빌린 뒤 이자를 꼬박꼬박 냈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  저축은행 비리연루로 구속수감된 이상득 전 의원.

지난 검찰수사에서는 내곡동 수사에서 용도변경과 매입과정 등의 의혹도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내곡동 사저 터 매입사건 수사결과 업무상 배임과 명의신탁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매입한 토지의 용도변경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지난해 내곡동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시형 씨가 매입한 내곡동 20~30 토지가 농지전용허가 등 개발행위를 하지 않고 지목이 밭에서 대지로 변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시형 씨에게 땅을 판 유 모 씨가 2010년 1월 15일 이 땅을 박 모 씨로부터 무상증여를 받은 점이 밝혀져 ‘차명소유의 토지’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내곡동 20-30의 용도변경과 무상증여 과정에 대해서는 수사대상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청의 용도변경 처분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원소유주 유 씨를 한 차례 조사했을 뿐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그 뒤 유씨는 해외로 출국해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더해주고 있다.
검찰수사 때는 서면조사에 그쳤지만, 특검팀은 이씨를 직접 불러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검찰의 내곡동 사건 무혐의 처분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 최교일 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내곡동 사건 무혐의 종결에 대한 사전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으나 검찰은 정면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