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불법-편법 성형 시술로 의료 사고 도사리는 LA한인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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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지방흡입수술을 받은50대 여성이 수술 후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지에는 불법 편법 성형시술로 인한 부작용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수십여 건에 이르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 내과 산부인과 심지어는 가정주치의까지도 성형외과 전문의로부터 일정기간 전수를 받고 버젓이 성형외과 전문의 행세를 하며 위험천만한 수술까지 감행, 급기야는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등 LA한인타운 인근에서 성업 중인 성형외과와 유사 업소들의 줄다리기 식의 불법 변태 영업행위로 피해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것도 부족해 의사 면허도 없는 일반 간호사와 의사 보조원, 한의사들까지 가세해 버젓이 레이저와 스킨케어 간판을 걸고 상주하지도 않는 성형외과 의사 면허를 걸고 변태 영업을 하는 업소들이 범람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한 이들의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의사사회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로 치부되고 있으며 최근의 성형이 유행하면서 일반인들도 경각심과 함께 어디 가서 성형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주 한인들도 성형은 거의 한다는 게 최근의 인식이고 보면 성형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인사회의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천태만상의 불법 편법 성형의 위험이 어떤 것이 있는지 취재했다. 김현(취재부기자)

LA한인타운의 한 레이저 전문병원에  50대 초반의 여인이 잘못된 성형수술로 망친 눈 주위를 고쳐달라고 찾아왔다. 이 환자는 눈 밑에 늘어진 지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이 잘못돼 눈 아래 커플이 까진 듯이 빨간 속살이 드러나 보였다. 눈 밑 지방을 제거한 후 늘어진 피부를 너무 많이 잘라내 생긴 치료 블가능한 상태였다. 이 여인은 수술 후 흉측해진 외모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밖에 나가기를 꺼려하다 결국 직장까지 그만두고 말았다. 외출할 때는 선글래스를 끼거나 일반 안경도 색이 있는 렌즈를 착용해 눈을 커버해야만 한다.  의료관계자는 이 같이 눈 주위 성형이 잘못된 케이스로 찾아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여인이 수술을 받은 한인타운의  E 레이저센터에는 상주하는  의사가 없다. 필요에 따라 의사를 불러 수술하는 편법으로 운영된다. 한인타운의 성형업소들 중에는 의사들의 이름을 빌려 개업을 하는 곳이 적지 않고 실제로는  간호사나 의사보조원들이 의사 행세를 한다. 이 여인은 E 레이저센터가 불러온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지만 의사가 누군지 전문과목이 무엇인지 어디서 개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후에 이 의사를 이름을 알아내 수소문해봤지만 의사명단에 나타나지도 않는  이상한 외국인이었다.

한인타운 불법 편법 성형업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간단한 레이저나 주사도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따르는 게 기본이다. 또 다른 환자는 히프를 크게 하고 싶어 필러주사를 맞았다. 이곳 역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없었지만 더 커지게 하려는 욕심에 계속 필러주사를 맞아 비용도 무려 5만불을 들였다. 결과는 실망과 고통뿐이었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없이 필러주사를 맞은 이 환자는 히프를 크게 하려다 돈만 쓰고 발진과 알레르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의사 없이 간호사가 수술행위까지


한인사회에서 성형시술을 하는 곳은 성형외과, 레이저센터 등 의사의 면허를 갖고 정식으로 하는 경우와 스킨케어샵, 미장원 등 불법 성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성형외과나 레이저센터도 의사가 상주하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문의의 이름과 면허를 빌려서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킨케어샵이나 미장원 등에서 성형 시술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본다”는 한 의료관계자는 “의사가 없는 스킨케어샵이나 미장원 등에서 시술을 받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자칫 죽음에 까지도 이르게 할 수 있는 중차대한 범죄행위라고 규정한다. 최근 복부지방흡입수술을 받고 환자가 숨져 문제가 된 병원의 경우도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담당의사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다’ 고 말하면서 ‘일단은 결과를 지켜 본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준 교훈은 환자를 너무 소홀하게 다뤘다는 것이며 수술 후에도 주의 깊게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살폈더라면 죽음에 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복부지방흡입수술은 수술의사가 지방을 제대로 빼지 못했을 경우 수술 후 식욕억제제나 갑상선 호르몬을 투약하는 경우가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어 이 사건은 수술 후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의료관계자들은 말한다. 간호사나 의사보조원이 환자를 볼 수는 있으나 의사의 관찰 하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의사가 없는 성형시술소에서 의사의 관찰이라는 게 있을 수는 없다.  언제 무슨 사고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성형 부작용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이 불법이나 편법 업소에서 시술을 받은 경우다. 스킨케어샵이나 미장원에 갔다가 보톡스나 필러주사를 맞고 오든가 아니면 비교적 간단한 성형 시술을 받은 경우들이 많다. 간호사 출신들이 여성들이 많이 다니는 업소와 연락망을 해놓고 환자를 소개받아 시술하는 경우다. 불법시술은 여성들 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져 알려지게 된다. 이런 장소가 대부분이 미장원과 스킨케어샵이고 간호사나 환자들의 집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이런경우 운 좋게 잘 돼서 예쁘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의 개인 상태나 체질 특성 등을 무시한 채 일괄적으로 시술을 해 역효과 내지는 부작용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비교적 간단한 보톡스의 경우 큰 부작용은 없지만 잘못 맞을 경우 일시적으로 눈이 쳐지거나 근육을 움직이기 힘들고 중풍 맞은 사람처럼 보이게 된다. 보톡스는 약효가 몇 달만 지속되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주지만 주사비용이 아깝고 몇 달 간 고통을 치뤄야 한다. 필러의 경우는 가짜 약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물론 보톡스나 필러도 처방약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지만 불법 의료행위의 경우 의사 처방이 있을 수는 없다.  한 의료관계자는 “성형이란 예쁘게 보이기 위한 것인데 조금 싸다고 아무에게나 자신의 얼굴이나 몸을 맡기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라며 “잘못 판단해 평생 후회하지 말고 의사 면허나 평판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비 줄이려 저질 가짜 약품사용


몇 달 전 올림픽가의 한 레이저센터에 수사관들이 닥쳐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 레이저센터는 정품이 아닌 필러를 사용해 문제가 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Artefill 이라는 필러는 일반 필러와는 달리 피부의 콜라겐을 생성시켜 효과가 뛰어나다. 이 Artefill은 가격이 비싸 가짜나 불법 유통으로 구입한 가격이 싼 제품을 사용하는 업소들이 많다. 업소에서는 구입 원가가 싸기 때문에 환자에게 정품보다 싼 가격으로 유혹해 이익을 남기고 환자 입장에서는 정품을 싸게 주는 줄 알고 주사맞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유통과정을 거친 필러는 제품 번호가 있어 문제 발생 시 대처가 되지만 이러한 비정상 제품들은 문제가 발생해도 하소연하기도 힘들다. 필러를 잘못맞을 경우 필러가 혈관을 막아 피부가 잘못될 수도 있고 눈 주위에 주사를 잘못 맞으면 실명하기도 한다.



불법 유통으로 들어온 필러는 미국에서 한국 등 타국으로 수출됐다가 다시 미국으로 역수입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보따리 장사들을 통해 반입되는 불법 유통 필러는 유효기간이 넘었는지 관리 소홀로 파손이나 오염이 됐는지 알 수가 없다. 가짜 필러가 나돌자 제약회사들이 단속에 나서고 있다. 올림픽가의 레이저센터의 경우도 제약회사가 정보를 입수해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한 의료관계자는 밝혔다. 제약회사들은 가짜나 불법 유통 제품이 자사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한인타운 담당 세일즈 인력들이 정보를 캐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약회사 세일즈맨들이 성형외과에 들러 “XX 업소에서  가짜 제품을 주사하고 있다는 데 들은 바가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는 것.   
가짜나 비정상 유통 필러제품은 가격이 저렴하다. 정품 정가의 4분의1 가격으로 업소에 공급되기도 한다. 싼 맛에 필러를 주입했다가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다. 보톡스 등의 제품은 환자가 회원에 가입하면 약값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보톡스 1병을 구입하면 25불을 할인해주며 이후 어느 병원을 가던 계속 할인이 된다. 시가보다 엉뚱하게 싸거나 하면 가짜나 불법 유통으로 의심해야 한다.  

성형 피해당하고도 신고 꺼리는 게 문제


한인타운에 불법 편법 성형시술이 성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여성인데다 신고함으로써 자신이 신분이 노출되는 점을 꺼리고 신고 후 발생되는 여기저기 조사받는 일이 귀찮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들 중에는 야간업소에 다니는 여성들과 또 체류신분이 확실치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여성들이 신고 후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신고를 꺼린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또한 가정주부들도 성형시술 했다는 자체가 남에게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해 가능하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성형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누구나 예쁘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칫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인생에 지울 수 없는 그늘을 만들게 되는 것이 성형수술이다. 의사들도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안전한 게 의사의 책임 아래 이뤄진 의료행위다.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를 믿고  얼굴이나 몸을 맡겼다가 평생 후회할 수 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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