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취재> BBCN 합병 1년, 왜 시너지 효과가 없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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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N은행이 탄생한지 1년. 동네 은행에서 탈피해 한인사회 최초로 53억달러의 중형은행의 탄생은 출발서부터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결과는 기대치 이하라는 평가다. 다시 말하면 덩치만 커졌지 내용물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합병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나라와 중앙은행 이사들간의 치졸한 반목과 갈등은 결과적으로 유재환 행장이 사퇴로 수습되는가 했지만 예상대로 나라은행 출신 간부들의 전횡에 상대적으로 중앙은행 출신들은 서러움을 겪어야 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두 은행 출신들은 사사건건 대립관계를 형성하며 은행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덩치에 걸맞는 새 프랜으로 사업방향을 설정하고 비지니스 비젼과 스트럭쳐 프로젝트를 만들었어야하나 행장을 위시한 경영진들의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조직운영과 휠드 경험 부족에서 오는 부작용이 여기저기 불거져 나온다. 두 은행이 통합은 했어도 이에따른 관리력 부재로 제대로 된 인선이 이루워지지 않은 것이 부메랑이 되었다. 결국 근시안적이고 안이한 은행 경영에  한계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은다. BBCN합병 1년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무엇이고 커뮤니티 은행이 지향해야할 과제는 무엇이지 지난 주에 이어 집중 취재해 보았다.
김 현(취재부기자)
 
요즘 한인은행들이 대출로 인해 고객들을 빼앗겨 마음 고생이 많다.  자신의 은행과 거래하던 고객들이 더 낮은 대출 이자를 제시하는 BBCN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계좌마저 옯겨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들이 잦아지면서 한인사회의 가장 큰 은행이 된 BBCN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이 통합으로 53억달러의 중형은행이 된 BBCN이 다른 소규모 은행보다 싼 이자를 제시해 대출을 쓸어가는 등 여전히 동네 은행의 구태를 되풀이해 ‘제살깍아 먹기식’으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BBCN은행의 이 같은 대출로 규모가 작은 은행들이 ‘덩치의 서러움’을 맛보면서 우리도 인수합병으로 큰 은행이 돼 이 서러움을 더 이상 맛보지 않겠다는 욕구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한미은행와 윌셔은행의 통합설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살길은 통합밖에 없다는 말이 이 두 은행을 통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두  은행은 한 때 한인사회에 대표적인 은행의 위치를 누리기도 해 ‘덩치의 서러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은행이 합병해 규모가 커졌지만 그 규모에 맞는 경영을 제대로 못하고 대출 이자로 고객을 끌어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


지난 수년동안 들쑥날쑥한 부동산 경기로 인해 은행들은 울고 웃어야했다. 최근 다시 불거지는 재정절벽이 현실로 다가 온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한마디로 부동산 경기가 또다시 추락할 것은 자명한 노릇이다. 한인은행들은 별다른 상품이 없기때문에 거의 부동산 대출(CRE)로 연명하는 수준이다.
근간 한인은행들은 부동산 경기 회복 국면으로 CRE대출이 75~80%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가 동결되고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예금대비 부동산 대출(Loan To Deposit)은 금새 100%에 육박하거나 훌쩍 넘아갈 우려도 있다. 그렇다고 예금고가 쉽게 늘어날리 만무하기 때문에 어물쩍하다가는 또한번의 치명적 위기가 도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 엘빈 강  BBCN  행장
현재 한인은행들에 근무하는 행장을 포함한 고위직 직원들은 거의 과거 가주외환은행이나 한미은행, 또는 한국에서 은행 경험을 해 본 것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미국 생활의 세상물정에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된 비지니스의 메카니즘을 알 수가 없고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할 만한 능력이 부족하다. 다시 말하면 커뮤니티를 모르고 시장을 모르는데 어떻게 새로운 스트럭쳐가 나오겠느냐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이 PUB은행을 인수하고 겪은 쓰라린 경험과 교훈을 벌써 망각한 한인은행들은 또 다시 그길을 걷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BBCN이 말해주고 있다.

또 BBCN은 1년 전 통합하면서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자리가 중복되는 양 은행의 직원들을 그대로 접수해 인적 시너지 효과의 기회를 상실했다. 직원해고로 새로 탄생하는 거대은행의 부정적 평판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겠지만 통합의 시너지는 고사하고 이상한 형태의 은행이 되어가고 있다. 은행의 각 파트에 보스가 두 명인 경우가 많다. 형식적으로는 위 아래가 있겠지만 나라은행 출신과 중앙은행 출신 직원들이 한 파트에서 일하면서 각각 출신 은행들의 보스가 따로 있는 셈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파트에서 이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한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조직의 모양새가 이상해 지면서 질서가 안 잡혀 능률도 안 오르고 직원들 간의 협조 분위기도 없고 여전히 ‘줄서기’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고질적 줄서기 직장문화 성장 발목


한인은행 내부의 고질적 병패가 ‘줄서기’다. 간부들은 이사, 하위층은 전무나 부행장급을 중심으로 인맥들이 형성돼 있다. “줄 한번 잘못서면 줄줄이 초상이 난다”는 말이 한인은행계에 흔히 도는 말이다.  모든 것이 능력과 실력보다는 줄서기로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한인은행계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의 직급이나 직위가 기능이나 전문적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사가 이뤄진다.
한 은행의 행장이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간부급과 직원들이 줄줄이 따라가는 것은 이미 많이 보아온 익숙한 행태다. 은행 직원들이 업무에서 전문 지식을 발휘하고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은행은 발전하고 성공적인 은행이 되지만 업무의 전문성과 고객 서비스는 뒤로한 채 직원 상호 간에 눈치를 살피고 줄대기에 급급하다면 그 조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BBCN은 한인사회 최대 은행으로 그역할이 있다. 은행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싼 이자률로 고객을 유치하기 보다는 고객이 감동하는 상품과 서비스로 모범이 돼야 하는 책임도 있다.  BBCN은 이 책임을 상실하고 말았지만 적어도 한인사회의 가장 큰 은행이라는 명분에 맞는경영이 되야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말은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말 뿐이다. 이것은 결국 최고경영자의 능력 내지는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된다.


신용관리 책임자도 없는 BBCN


일부 은행 전문가들은 BBCN이 일반 은행들보다는 많은 책임자급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책임자(Chief Risk Officer)는 없다고 지적한다. 대출 시 낮은 이자를 제공하다 보면 은행의 자본을 잠식하는 등의 영향을 주게 된다.
대출 이자 0.5%는 적은 차이로 보이지만 총 대출로 보면 적은 차이가 아니다. 이자율 변화가 전체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다. 이 크레딧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로 다뤄진다. 은행감독 당국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은행을 감사하는 것이 이 부분이다. “한인은행들이 감독 당국의 지적을 피하기 위해  크레딧 리스크 매니지먼트 플랜을 만들어 놓기는 했어도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가 되어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한다. 은행 감독국의 지적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준비하고 상황에 따른 적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BBCN은행의 경우 책임자급인 전무(chief office)r가 9명에 이른다. 은행들이 보통 5명정도의 책임자급을 두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많은 숫자지만 정작 중요한 chief risk officer자리는 없다. Chief information officer, chief operating officer 등등 많지만 가장 중요한 업무에 책임자 자리가 없다. 다른 부서에는 보스급이 중복되다시피하면서도 은행의 사활이 걸린 주요업무를 파악하고 대비하는 자리조차 없는 게 현 BBCN의 경영체제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한인은행에서 부동산 평가가 크게 떨어지다든가 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4년 전과 같은 은행 존립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직원교육은 뒷전, 돈장사가 먼저 


한인은행에서 수 년 간 근무해온 직원이 미국계 은행으로 취업을 할 경우 제대로 업무를 할 수 없다고 한다. 반대로 주류은행에서 한인은행으로 자리를 옮겨도 다를바 없다. 우선 시스템도 다르지만 지금까지 해온 업무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기간 동안은 교육을 받고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인은행에서는 고객을 많이 알고 특히 사업을 하거나 자본력이 있는 고객들을 알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인은행에서 배운 것은 쉽게 말하면 마케팅인 것이다. 한인 은행에서 수 년 간 근무했던 한 인사는 “은행 간부들이 단 시간에 돈을 많이 벌고 주식값을 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는 돈장사를 하는 곳이지, 직원 교육이나 신상품 개발 등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 나라와 중앙은행의 역사적인 통합으로 한인은행계의 커다란 획을 그엇지만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류은행들은 직원들에게 고객 사생활(PRIVACY)과 기밀 보호(CONFIDENTIALITY) 그리고 고객에 대한 신탁의무(FIDUCIARY DUTY)를 숙지시키고 은행의 정책(POLICY)과 업무절차 등을 교육한다. 직원들의 근무 태도가 은행의 정책과 서비스 규칙를 잘 준수하는지가 우선이다. 줄서기라는 개념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은 사기업이지만 공기업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준 공기업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그것은 고객들이 믿고 예금한 돈으로 은행의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맡긴 예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마음놓고 편히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이 조건들을 잘 지키고 고객에게 신뢰가 갈 때 고객들은 은행을 완전히 믿고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의뢰하기도 하면서 고객과 은행은 서로 발전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 간 한인은행들에서는 체크 카이팅 사건과 대여금고(safety deposit box)에서 현금이 없어졌다는 사건이 발생했다. 체크 카이팅은 직원이 조금만 살펴보면 바로 파악할 수 있다. 고객이 잔고가 부족한 상태에서 잔고가 없는 다른 은행의 수표로 입금한 후 은행 간의 수표가 도는 사이 돈을 이용하는 부정행위이다. 카이팅의 의심이 나면 즉시 보고하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은행원의 의무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은 은행원들의 직업정신이 몸에 배어 있지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지난 30년동안 한인은행들은 부정행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음성적으로 진행하다가 큰 사고로 발전하는 케이스가 많았다는 것은 바로 은행원의 의무와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커뮤니티 은행협회도 미가입 폐쇄적인 한인은행


은행 업무와 관련된 세미나나 컨퍼런스는 은행 업무에 관한 주요 자료를 알게 되고 최근 경향이나 업계의 동향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특히 간부들에게는 비한인계 은행의 인사들과 친분 관계를 맺고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된다. 이런 좋은 기회들을 한인은행계는 전혀 활용을 못하고 있다. 세미나나 컨퍼런스의 초대장이 오면 간부들은 으례 밑에 사람들을 보내고 만다.   
얼마전 커뮤티티 은행가협회의 회장이 한인은행들은 “폐쇄돼 있다”고 표현했다. 한인은행들은 비한인은행들과 전혀 교류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협회에 한인은행 회원은 없다”고 했다. 중국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계 은행 관계자들은 협회 모임에 자주 나와 의견을 교환하고 은행 정보를 나누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인은행들만 폐쇄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계 은행들의 간부들은 비중국계 은행 간부들과 접촉을 시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자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인은행들의 고객들은 거의 한인만이 고객인 이유도 따지고 보면 지극히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호에 소개한 중국계의 이스트웨스트뱅크 고객은 60%가 비중국계다. 이스트웨스트뱅크의 도니믹 엥 행장은 “소수계라는 틀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은행의 지점들을 가보면 그 지역의 특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글렌데일지점에는 직원들이 거의 다 아르메니안들로 채워져 있다. 현재 한인은행에 근무하는 비한인 직원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고위 간부급 몇명을 제외하고 일선근무 비한인 직원들은 찾아 볼 수 조차 없는 것이 오늘 한인은행들의 현주소다. 비한인 직원들도 점차 늘여 비한인 고객들의 자금을 유치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한인은행들 주변에서 합병설이 나돌고 있지만 단순히 자산만 커진 합병은행은 의미가 없다. 커진 자산만큼 은행을 충실히 경영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인물들이 양성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고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한인은행들의 간부급 직원들은 거의 정신적으로 해이해져 있어 현실감각에 뒤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무사안일주의적 사고방식과 나태해진 조직은 향후 한인은행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동네수준의 구멍가게 전당포 스타일의 은행에서 기업으로 바뀔려면 자신부터 변해야 산다는 평범한 진리부터 알아야 살수 있다는 해법을 바로 합병 1년을 맞는 BBCN은행의 이사 행장 간부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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