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취재> 도너 사건으로 본 LAPD의 편견과 오만, 그리고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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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경찰국 소속이었던 전 경찰관이 경찰들을 살해하고 자신에게 부당한 처우를 한 경찰들을 살해하겠다고 공개 협박했다. 크리스토퍼 조단 도너는 경찰 한 명 등 3명을 총격 살해하고 도피하다 12일 오후 8시경 은신중이던 빅베어 산장 부근에서 경찰과 교전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아직 그의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교전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도너의 검거를 위해 현상금으로는 최고액인 1백만 달러를 걸었었다.  
도너가 인터넷을 통해 위협한 경찰관들은 40명 정도다. LAPD(LA 경찰국)는 FBI와 함께 입너 사건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는 한편 도너가 주장한 부당 해고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사건을 통해 LAPD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로드니 킹 사건과 램파트 경찰서 스캔들 등 이미지가 실추됐던 LA경찰국이 지나 20년 간 개혁을 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경찰 내부가 아직도 개혁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이 사건을 계기로 LAPD가 어떻게 변했는지, 아직도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지  등을 보도했다. 도너 사건의 원인과 문제점들을 짚어 보았다. 
김 현(취재부기자)
 


동료 경찰관 2명을 포함 총 7명을 살해한 전직 LAPD경찰관 출신인 도너는결국 사건 발생 6일만인 12일 오후 은신중이던 빅베어 산장 부근에서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 총격전 끝에 한 케빈(통나무 주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막을 내렸지만 LA는 여전히 불안과 공포 속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이 도시에는 각종 살인사건이 발생하지만 이번의 케이스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피의자는 불만이 많은 전 경찰관으로 다른 경찰을 살인 타켓으로 삼고 있다. 그는 LAPD(로스앤젤레스시 경찰국)에 간신히 치유된 상처를 다시 긁었다.
지난 1991년 조지 홀리데이는 여러명의 경찰이 로드니 킹을 발로 차고 경찰봉으로 구타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했고 이 사건은 결국 LA폭동을 유발시켰다.
LAPD는 오랫동안 논란을 야기시켜 왔다. LAPD는 미 전국에서 뉴욕과 시카고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경찰력을 갖고 있지만 인구당 경찰수나 스퀘어 마일당 경찰력은 두 개 도시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LAPD는 백인이 절대 다수였다. 20년 간에 걸친 개혁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많은 유색인종들이 경찰관으로 유입됐고 커뮤니티와의 관계도 개선됐다. 약 1년 전 LAPD는 여성 수사관을 체포했다. 그는 26년 전 애인의 다른 경쟁자를 살해했다.  당시에는 새로워진 LAPD가 과거 LAPD애서 발생했던 일들을 수사할 수 있다는 말들이 있었지만 큰 목소리를 내던 비판자들도 최근에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
크리스토퍼 조단 도너는 33세로 몸무게가 270파운드인 거구의 젊은 남자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지명수배자다. 그는 3명을 살해했고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LAPD의 스캔들을 계속해서 들추어냈다.


도너,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악화됐다


그는 “LAPD는 램파트 경찰서와 로드니 킹 사건 이후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썼다. 도너는 LAPD에서 해고된 데 대해 몹씨 화가 나 있다. 그는 순찰 경찰관이 “경찰과 다른 인간들”이라는 말로 세상을 둘로 나눠 경찰 외에는 모두 다른 사람들로 나누는 말을 했다고 LAPD를 비난했다. 
지난해 숨진 로드니 킹이 통제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명의 순찰 경찰관에게 맞은 사건은 지난 1991년 3월이다. 경찰관들은 심각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후에 무죄가 됐다. LA시에 폭동이 일어났을 때 LAPD는 이를 지켜봤고 53명이 사망했으며 10억 달러의 재산 피해를 냈다.
폭동 이후 조사에서 LAPD는 인종차별과 잔인성 그리고 적대적 태도 등이 뿌리 깊게 심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조사 기록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혐의자들을 구타했다고 공개적으로 얘기들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들은 이것을 “태도 조절”이라고 부르며 흑인들은 “안개 속의 고릴라”로 칭했다. 이는 당시 유행했던 영화 제목이다.

폭동 발생 6년 후 더 부패하고 고의적으로 은폐한 스캔들이 발생했다. LA에서 가장 사악한 갱이라고 할 수 있는 램파트경찰서의 엘리트 갱 전담반의 멤버들이다.
갱 전담반의 라파엘 페레즈는 1998년 증거물 보관함에서 8파운드의 코케인을 훔쳤다. 그는 비무장한 10대에게 총격을 가해 마비시킨 후 자신의 정당방위를 주장하기 위해 그 소년의 몸에 총을 놔두었다. 감옥에 들어간 소년은 후에 혐의를 벗게 되었고, 페레즈는 유죄를 인정하고 형을 줄여주는 양형거래를 통해 자백을 했다. 그의 자백에 따라 무려 1백개 가까운 판결이 번복됐다. 세 명의 경찰관이 체포돼 재판을 받았고 상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로드니 킹과 램파트 경찰서 스캔들 등 경찰관들의 변호를 전문으로한 할랜드 브라운 변호사는 은폐에 관한 도너의 주장에 진실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브라운 변호사는 도너를 폭발하게 한 것이 사건 은폐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날 스캔들 때마다 목소리를 높히던 민권 운동가들이 이번에는 비난을 망서리고 있다. 대신 도너가 평화롭게 투항할 것을 촉구했다. 


인종차별과 부패, 은폐 문화 아직도 존재     


도너는 성명서를 통해 LAPD에서 인종차별과 잔인성, 부패, 은폐 문화가 계속되고 있어 자신이 폭력으로 돌아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 경찰이 정신병을 가진 피의자를 발로 차는 것을 불평한 후 그는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변호사는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된 경찰이 LAPD에서 해고됐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력 사용 전문가로 로드니 킹 재판에서 증언한 한 경관의 얘기를 전했다. 이 경관은 한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브라운 변호사는 “이 말을 한 경관의 사진은 경찰학교에 붙여졌고 이 사진 앞으로 지나가는 경찰관들은 사진에 침을 뱉는 것이 전통으로 됐다”고 전했다.  
“LAPD가 많이 변했지만 이 같은 부분이 아직도 있다”는 그는 “아직도 과거에 살고 있는 경찰들이 있으며 은폐의 문화를 볼 수 있고 같이 싸운 사람들은 잘 뭉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도너는 정의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가 경찰들을 만나면 경찰들의 피가 넘쳐 흐를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도너는 자신을 괴롭혔다고 주장하는 40여 명의 이름을 그의 성명서에 적어 놓았다. 그가 이들의 이름을 적어 놓은 것은 복수의 광란극에서 자신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한 커플이 어바인에서 총격을 받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관들은 이 살인사건이 도너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도너는 성명서에 이 추정을 확인해주었다. 숨진 여성의 아버지는 지난 2008년 LAPD 징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도너에게 불리하게 증언했다고 도너는 성명서에서 밝혔다.
현재까지 그의 유혈극은 LA시 외곽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건은 남쪽의 샌디에이고로부터 동쪽의 빅 베어 휴양지까지 보고됐다. 세 명의 리버사이드 경찰이 도너의 총격을 받았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그가  불만을 품은 곳은 LAPD지만 그가 잡히기까지는 법 집행자들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거에도 주로 갱 단원들이 LAPD를 대상으로 위협한 적이 있다. 그러나 도너는 갱 단원이 아니다. 그는 군대에서 죽이는 훈련을 받은 제대 군인이고 경찰로 근무한 적이 있다.
그는 폭력으로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LAPD는 진실을 숨기고 있으며 이제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고 도너는 성명서에서 주장했다.


살인자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


찰리 벡 LA 경찰국장은 도너의 성명서에 나온 주장을 일축하고 “우리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살인 피의자를 얘기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그의 횡설수설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가 요구하는 사과에 대해 “그렇다고 해도 도너가 숨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와 법률 분석가 그리고 LAPD를 취재해온 기자 등 오랜 동안 LAPD를 지켜본 사람들은 LAPD가 1990년대 초 이후 정말 변했다고 말한다. LAPD를 취재했던 LA타임스의 짐 뉴턴은 로드니 킹 구타사건으로 인한 LAPD의 추락과 그에 따른 개혁을 지켜봤다. O.J. 심슨 재판 때 피고측은 LAPD를 증언대에 앉혔고 심슨은 무죄로 풀려났다.
뉴턴은 “도너의 성명서는 LAPD에 대한 문화적 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모든 조직에는 불량자가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살인자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로욜라 법대의 로리 레벤슨 교수는 로드니 킹, 심슨 그리고 램파트 경찰서와 같은 사건들을 포함한 LAPD가 논쟁의 중심에 있을 때 이를 관찰한 사람이다.
“LAPD는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아직 비판자들이 있다”고 이 메일을 통해 밝혔다. “아이러니하게도 LAPD를 망가뜨리려는 사람들은 모두 그 내부에 있었다. 로드니 킹, 램파트 경찰서 스캔들은 경찰국 내에 존재했던 인종차별을 폭로했다. 경찰국에 복수하려는 사람들이 이러한 과거의 이야기로 LAPD를 목표로 삼기는 쉬울 것”이라고 레벤슨 교수는 강조했다.      
레벤슨 교수는 “그러나 이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아마도 그가 혐오하는 사람들로부터 동정과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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