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최초 여성 대통령’ 기대 속 2016년 대선 전초전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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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워싱턴 정가에서 퍼스트 네임만으로도 통하는 거의 유일한 정치인이다. ‘버락 대통령’이나 ‘미트 대통령 후보’는 낯설고 어색해도, 힐러리 장관, 힐러리 상원의원은 오히려 친근하고 편안한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그만큼 힐러리라는 이름의 정치적 존재감이 뚜렷하고, 대중 정치인으로 그가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힐러리의 2016년 대선 출마 이슈로 워싱턴 정가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선거는 아직도 3년 반이나 남았지만 선거 캠페인은 힐러리의 독주 속에 벌써 시작된 느낌이다. 힐러리가 결심만 하면 다음 대통령 자리는 ‘떼놓은 당상’이며,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이 눈앞에 다가 왔다고 열성 지지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문제는 3년 후 70 고령에 접어들게 되는 그가 실제로 출마 결단을 내릴까의 여부다.

잇단 출마 시사 발언


지난 6월 20일 힐러리는 차기 대선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처음 꺼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 비공개 여성 콘퍼런스에서 그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In my lifetime) 여성 대통령의 출현을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차기 대선 출마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에는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영리 재단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시카고에서 주최한 행사에서도 여성의 정치참여를 강조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힐러리의 출마를 지지하는 수퍼팩(정치행동위원회)의 명칭은 ‘레디 포 힐러리’다. 이들은 힐러리 지지자들을 모으고, 캠페인 기금을 조성하고, 힐러리의 가족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힐러리를 대통령으로”라는 구호를 외친다. 여성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유명 여성단체 ‘에밀리스 리스트’는 지난달 ‘마담 프레지던트’ 프로젝트를 공식 출범시켰다. 워싱턴에 있는 이 단체 본부의 사무실에는 힐러리가 출마했을 경우 승리 가능성을 지역별로 보여주는 ‘힐러리 배틀 그라운드’ 지도가 나붙어 있다.
안티 힐러리 그룹도 생겨났다. 공화당 수퍼팩인 ‘아메리카 라이싱’은 힐러리의 대선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사이트(stop hillary 2016.org)를 개설하는 등 힐러리 열풍을 차단하기 위한  바람 재우기에  나섰다.


당내엔 경쟁자 없어


최근 타임지는 미국에서 일고 있는 힐러리 바람을 ‘힐러리 피버(fever)’라 표현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힐러리 지지율을 주 단위로 발표한다. 주요 언론사들은 힐러리만 쫓아다니는 전담기자를 두고 있다. 책방에 꽂혀있는 힐러리 전기만도 20종이 넘고, 힐러리 얘기만 쓰는 전문잡지도 등장했다. 역사상 이런 정치인은 없었다. 지난 2월 1일자로 국무장관에서 물러난 힐러리는 요즘 한 달에 1,2회씩 강연 등을 통해 공식석상에 나서고 있다. 참석하는 행사마다 대선 출마여부가 화제에 오르지만 그는 아직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힐러리의 대선출마를 점치는 쪽에서는 그의 정치적 야망과 민주당 내에서의 절대적인 지지기반, 막강한 캠페인 조직력을 이유로 꼽는다. 한편 반대쪽에서는 대선이 실시되는 2016년에는 70대의 노인이 되는 힐러리가 고령의 대선도전에 두려움을 가질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힐러리는 68%의 높은 지지율 속에 국무장관 직에서 물러났다. 민주당 내의 잠재적 대선 라이벌인 조 바이든 부통령은 지지율이 13%로 힐러리와는 비교도 안된다. 바이든 카드로는 공화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당내 공감대가 확산될 경우 힐러리는 ‘떠밀려서’ 대선 판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 달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한 만찬회에서 자리를 함께한 힐러리에게 다음과 같은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혹시 장관을 그만둔 후 심심하면 이 사실을 기억해 달라. 역대 국무장관 중 대통령이 된 사람이 4명이나 된다. 당신이 혹시 다섯 번째가 될 생각은 없는가.”
출마를 종용 하는듯 한 키신저의 농담에 힐러리도 의미심장한 답변으로 응수했다.
“전임 국무장관을 대통령 직과 연관시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여하튼 알려줘서 고맙다.”


좌우명 ‘담대한 도전’ 이뤄질까


힐러리는 국무장관 4년 동안 역대 장관 가운데 가장 많은 세계 112개국을 방문해 국가원수들을 만났다. 60대 중-후반의 할머니로서는 쉽지 않은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그는 해외방문 때 마다 매운 고추를 한 가득 싸 가 식사 때마다 핸드백에서 꺼내 먹는다. 그의 초인적인 스태미나의 비결은 바로 이 고추에 있다고 한 국무부 수행원은 말했다. 고령 때문에 대통령 자리를 포기할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로도 들린다.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얘기가 나왔을 때 힐러리는 한마디로 일축한 적이 있다.
“100만년이 지나도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민주당 캠페인 과정에서 오바마 한테 쌓인 감정의 앙금이 그만큼 깊었다는 얘기다. 허지만 그는 결국 장관직을 수락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해 달라고 누가 요청하면 그녀는 수락한다. 하물며 대통령의 요청인데 어떻게 거절하겠는가.” 힐러리의 측근인 커프리사 마셜 백악관 의전 비서관의 말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힐러리 전담기자 매기 하버먼은 힐러리가 출마할지의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팁을 공개해 흥미를 끌었다.
“힐러리가 나가는 강연 대상에 민주당 골수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을 받을만한 단체가 포함됐다면 대선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신호다. 내년에 출간 예정인 자서전을 주요 경선지역인 아이오아와 뉴 햄프셔 등에서 집중홍보 하면 출마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머리 모양도 잘 보시라. 지금은 길게 기른 머리를 2008년 대선 경선 때와 비슷하게 전문직 여성처럼 짧게 바꾸면 대통령이 하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이다….”
최근ALGR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82%는 “여성 대통령을 맞을 때가 됐다”라고 답했다. 2명 중 1명은 “여성후보가 나온다면 대통령 선거에 더 관심을 갖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담대하게 맞서다(Dare to Compete)’을 정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을 향한 담대한 도전이 과연 예상대로 이루어질지, 미국은 물론 온 지구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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