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철없는 神父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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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인

뉴저지에 사는 고교친구 P가 댓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주 내 칼럼 <세상은 요지경>이 실린 동창회 홈 페이지에 올라 온 P의 댓글은 이랬습니다.
“목사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천당 가요.
목사가 ‘하는’ 대로만 따라 하면 지옥가요.“
 여의도순복음교회 창설자 조용기 목사 일가의 비리와, “요즘 목사들은 설교 따로 행동 따로”라고 개탄한 플러신학대학 마크 래버트 신임총장의 말을 인용해 쓴 내 글에 붙은 댓글입니다.
지난 주말 LA 한인사회에서는 10만 달러짜리 자동차를 산 어느 대형교회 목사 얘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대형교회 목사면 연봉도 많을 테니 고급차 좀 탄다고 뭐가 문제냐”는 여론도 있기는 했지만, 대다수 교인들은 “이건 아닌데” 하며 고개를 저었지요. 교인들 중엔 “나는 고급차 살 돈으로 십일조와 감사헌금 내고 현대차 탄다. 재물을 하늘나라에 쌓으라고 설교하는 목사가 10만 달러짜리 호화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하나님이 과연 기뻐하시겠느냐”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일부 교인들이 “교회건축 때문에 진 빚도 많은데…”라고 항의하고 나섰지만, 이 ‘배짱 충만, 욕심 충만’ 목사의 따로국밥 식 목회 스타일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내가 아는 목사 중에 설교가 좋다고 소문 난 목사가 있습니다. 헌데 ‘명 설교가’라는 그를  많은 사람들은 ‘명 사기꾼’이라 손가락 질 합니다. “설교만 좋으면 됐지 사기꾼 그런 거 나는 관심 없다”는 교인들이 의외로 많아, 그의 교회는 그런대로 부흥하고 있습니다. 그 교회 교인들도 천국에 가고 싶으면 내 친구의 말 대로 목사의 ‘말씀’만 쫓고 ‘행동’은 절대 쫓지 말기를 바랄 뿐입니다.


북한에 殺人면허 준 박창신 신부


한국에서는 지난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일부 신부들이 또 사고를 쳤습니다. 전주에서 시국미사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했지요. 야당이 이런 요구를 하고 나섰다면 아마도 엄청난 여론의 역풍을 맞아 다음 선거 참패는 물론 정당의 존립자체가 흔들렸을 겁니다. 국민은 자신들이 투표로 선택한 대통령을 정쟁(政爭)의 번제물(燔祭物)로 삼아 함부로 쫓아내려는 데는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이날 박근혜 사퇴 강론을 한 전주교구 원로신부 박창신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한미 양국의 NLL 선제 도발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당연한’ 공격이며, 천안함 폭침 역시 한국의 자작극이라는 종래의 주장도 되풀이 했습니다. 박의 강론대로 라면 예수의 이름으로, 천주의 이름으로, 북한은 앞으로 한국 측이 군사훈련을 할 때 마다 연평도건 백령도건 마음대로 불바다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으로 생떼 같은 자식과 남편을 잃고 아직까지 그날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들은 “미친 신부가 미친 김정은한테 ‘살인면허’를 주겠다는 망발”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박창신은 강론 후 한 중앙 언론 기자에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아파트) 위층에서 떠들어도 살인을 하는 세상이다. NLL 같은 민감한 곳에서 군사훈련을 하면 보복 받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마치 아파트에서 떠드는 사람은 맞아 죽어도 싸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나이 70이 넘은 원로신부라는 자의 멘털리티가 이 정도입니다. 이게 정의구현사제단이라는 천주교 사제모임의 수준이기도 합니다. 내 친구가 또 댓글을 달게 생겼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지옥 가요.
“정의구현사제단이 하는 대로 따라 해도 지옥 가요.”


정의구현사제단은 영적 불한당?


천주교는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이 가장 호감을 갖는 종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교와 부흥의 잠재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입니다. 헌데 한국의 천주교는 좀체 교세확장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의구현사제단이라는 괴이한 사제집단이 해마다 발작적으로 벌이는 반 정부-반 대한민국 ‘난리 굿’이, 천주교 침체의 한 요인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하는 신도들이 많습니다.
 한미 FTA 반대투쟁을 하면서 이들은 FTA로 한국의 대미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결국은 미국의 ‘경제 식민지’가 될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났지요. 미국의 무역적자가 오히려 계속 늘어 의회가 나서 한미 FTA의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판입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같은 ‘진영’인 노무현 좌파정부의 신상조사 결과 김현희는 진짜로 밝혀졌습니다. 제주해군기지, 밀양송전탑, 4대강, 광우병, 미군기지 이전 등 이들이 촛불 들고 나선 모든 한국사회의 현안이 다 그랬습니다. 이들의 주장대로 따랐더라면 대한민국은 벌써 기구상에서 사라졌든지 사라졌어야 했습니다. 지적수준이 낮고 전문지식도 없는 사제들이, 오직 좌파적 진영논리에 함몰돼 반 정권-반 국가 투쟁을 하다 보니 이런 헛발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엊그제 전주 시국미사는 이들이 저지른 또 하나의 대형사고였습니다. 명동성당엔 폭발물 협박이 날아들고 전주교구 홈페이지는 폭파위협, 박창신 신부 살해위협, 온갖 비난 욕설로 하루 종일 마비됐습니다. 천주교인 중에는 “교회에 나가기 싫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지요. 추기경 다음 서열인 서울대교구의 염수정 교구장이 사태수습에 직접 나섰습니다. 24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신앙의 해’ 폐막 시사강론에서 염수정 대주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442항은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일반신자들의 정치참여는 의무사항이지만 사제는 안 된다.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교회 사목자가 개입해선 안 된다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사제의 직무와 생활지침’에서 말씀하셨다.”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작심한 듯 강론의 절반을 교회의 정치참여 문제에 할애했습니다. 일부 좌파 정치신부들의 일탈을 꾸짖듯 “사제가 마치 자신이 하느님인 것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려는 독선과 교만이 더 문제”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박창신과 문정현 문규현 등 전주파 ‘깡통신부 3인방’과, 정의구현사제단의 천둥벌거숭이 같은 젊은 사제들이 염 대주교의 강론에 귀 기우려 회개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이들은 한국천주교의 웃어른인 정진석 추기경에게도 ‘골수 꼴통 반공주의자’ ‘ 한국천주교의 불행’이라고 욕설을 퍼붓는 ‘영적(靈的) 불한당’들입니다. 추기경을 꼴통이라 능멸하고 북한에 가서는 수령님을 한껏 찬미 찬양합니다. 김일성 시체가 누워있는 금수산 궁전 방명록엔 문규현 신부 아류가 썼다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남아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님의 영생을 빕니다.”
“주석님 조금만 더 사시지요, 애통합니다.


평화의 종교 천주교가 안되는 이유


한국의 케이블 방송인 tvN이 방송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시청율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LA 한인방송에서는 방영되지 않아 인터넷 포털에 실린 시놉시스를 훑어 봤습니다. “94년을 배경으로, 서울에 대학진학을 하기위해 올라 온 지방학생들의 눈물겨운 상경기….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의 사회적 이슈를 담은 드라마.” 라고 소개돼 있더군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TV앞에서 배꼽 잡으며 극에 빠져든다는데, 서울말 쓰는 사람이 오히려 ‘촌놈’인 이 드라마는, ‘천지 삐끼리’니 ‘허벌나게’니 하는 영남 호남 충청 사투리의 대결이 볼만한 모양입니다.
‘응답하라 신드롬’이 일고 있습니다. 신문 칼럼 제목에 응답하라가 등장하고, 각종 소매업소  중에 응답하라를 패러디 한 간판을 내거는 업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응답하라에 열광하는 것은 “20년 전 그 시절을 추억하고 싶은 현실의 결핍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어떤 문화평론가는 진단했습니다.
나도 답답한 마음에 ‘응답하라’를 한번 외쳐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의 제목을 <응답하라! 철없는 신부들아>라고 붙여 봤습니다. 물론 사제조직의 5%에 지나지 않는다는, 정의구현인지 불의구현인지 하는 극소수 푸닥거리 사제집단에 보내는 외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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